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실현은 우리의 선거에 달렸다.

김 낙 중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은 분명히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공동선언은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와 남북관계의 진전을 원치 않는 일부 사람들이 이러 저런 이유를 들어 발목을 잡으려는 몸부림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0년의 정전체제는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었고, 역사는 평화체제를 향하여 제 갈 길을 따라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천 년 인류의 역사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약육강식”의 역사였다. 그리고 강약의 차이는 그 사람들이 소유한 무기의 양과 종류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류 문명이 발전시킨 살상무기의 눈부신 발전은, 모든 사람들에게 대량살상 무기들의 소유 가능성을 제공했으며, 드디어는 모든 사람들이 “약육강식”이 아니라, 평화롭게 함께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상생의 시대”를 강요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 민족은 남과 북으로 갈리어 힘겨운 적대적 군비경쟁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 결과가 남과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서로 대치하는 위기의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이런 위기 상황 앞에서 우리는 오직 “함께 살 것이냐? 아니면 함께 죽을 것이냐?”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엄숙한 처지까지 몰린 것이다. 물론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 번영에 관한 공동선언”을 찬성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상대방을 돈의 힘, 또는 무력의 힘으로 정복 타도할 수 있는 대상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남북간의 상호 인정 존중이나, 화해 협력이란 타도해야 할 상대에 대한 ‘이적행위’로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은 힘센 강대국의 비우를 거스르지 말고, 눈치 잘 보며, 살아가는 것만이 현명한 처세의 길이고, 약소국가 경영의 유일한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지난날 약육강식의 시대에는 어느 정도 지혜로운 처세의 길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21세기 인류의 문명사는 “약육강식”을 끝내고, “화해 상생”의 새 시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초강대국일지라도 일방적인 패권 추구와 지배 복종만을 강요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색맹들의 짧은 생각일 뿐이다. 물론 초강대국 안에는 아직도 자신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서 계속적인 적대적 군비경쟁이나, 전쟁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고, 지난 시대의 타성 때문에 새 시대의 도래를 보지 못하고, 낡은 주장을 되풀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상황 하에서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은 이 땅 Corea 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를 적극 지지 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땅에서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의 정착”을 달가워하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는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정치가 아직도 돈과 재벌 언론들의 영향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제 노 무현 대통령의 임기는 몇 달 남지 않았으며, 또 현재의 국회의원들도 그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으니, 2007 남북정상들의 공동선언이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이행 실천 여부는 앞으로 다가오는 남한의 각종 선거 결과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낡은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선언의 내용들은 이행 실천의 길을 찾지 못하고,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며, 또 그것이 우리의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어 남북관계가 발전하고 평화가 정착하는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에는 너무도 많은 구체적 내용들이 들어 있으며, 또 그것은 외세에 의해서 강요된 분단과 동족상잔의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조건들을 담고 있다. 특히 공동선언의 1- 4항은 모두 지금까지의 적대적 남북관계를 해소하고, 상호 인정 존중하면서 평화공존의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날의 냉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타도해서 없애버려야 할 “반국가단체” 또는 “괴뢰집단”의 존재를 인정 존중한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난 60년 동안 세계 최대강국의 힘에 의지해서 상대방을 타도하기 위해 평화체제의 수립을 반대하여 왔던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타도 없는 평화체제 수립을 반대하는 그들은 평화체제의 수립 자체는 반대할 수 없으니까, 이번 남북공동선언이 핵문제의 해결 없이 평화체제를 수립하자고 했다며 트집을 잡으려한다. 그러나 북의 미사일 및 핵문제라는 것이 왜 생긴 것인지? 그리고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타도가 아니라, 상호 인정 존중하는 관계를 수립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는다.

지난 60년 동안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하자는 요구를 “마이동풍”으로 외면했던 것은 세계 최대강국 미국이었으며, 그리고 지금 평화체제가 논의 될 수 있게 된 것도 국제정세 속에서 미국의 변화가 불가피한 현실로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패권 전략을 계속 끝없이 성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었고, 북이 핵무기라는 극한 무기를 개발하지 못했다면, 부시대통령이 과연 평화협정 문제를 거론하게 되었을까? 평화는 미국 군수산업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딱한 것은 국제적 긴장과 전쟁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수구 보수적 한국인들, 독재정권과 결탁하여 부를 얻고, 부의 힘으로 언론과 권력을 주무르는 사람들이, 역사의 요청을 외면한 채, 지난날의 사대주의적 타도정책, 적대시정책을 계속하려 하는 가소로움이다.

더구나 크게 염려스러운 것은 대통령 선거의 경우나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나, 주민의 과반수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당선되는 게 아니라, 단순 다수득표자가 당선되는 비민주적 선거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에서, 아직도 돈과 재벌언론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사실 때문에, 다가오는 선거들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그리고 누가 국회의원이 되느냐?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발전과 남
북 경제공동체의 형성, 나아가 민족통일이냐? 영구분단 또는 민족의 파멸이냐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될 것이다.

21세를 살아야 하는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와 “민족주의”를 외면할 수 없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민족주의가 가지는 가장 본질적인 특성은 “민”들이 저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는 국가를 건설한다는 사실이다. 민주정치의 주체는 주민이며, 민족국가의 주체는 민족 구성원들 자신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역사의 요구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결코 누구를 원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강대국, 그 어떤 정치인들을 원망하기에 앞서 국민들 저마다가 국가의 주인, 민족의 주체로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총궐기해야만 할 중대한 역사적 소명 앞에 세워진 것이다. 앞으로의 3개월, 그리고 앞으로 1년의 정치일정에서 국민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게 우리들 자신의 운명은 물론, 21세기를 살아야 하는 우리 자손들의 운명까지도 결정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