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 현역단원에서 은퇴합니다.

예향의 창단부터 지금까지 만 22년을 함께 해 왔네요. 그 전 향린문화패 활동부터 친다면 민족문화와 예배를 위해 고민해 온 지 만 30년이 지났습니다. 스물세살 패기어린 청년이 이제는 쉰세살의 중년이 되었네요.

예향을 만든다는 건 가시밭에 씨앗 하나를 던져 넣는 일과 같았습니다. 싹을 틔우기도 전에 죽어 버릴 수 밖에 없고, 운좋게 싹을 틔운다 해도 가시덤불에 제대로 자라지도 못 할 그런 일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 있어서 예향을 한다는 건 전쟁을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생존하여 덤불을 뚫고 올라와야만 하는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일 이었습니다. 매주 긴장하고, 눈치보고, 되짚어보고, 더 나은 예향을 고민하고...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예향은 자랑스럽게 덤불을 헤치고 쑤욱~ 올라 왔습니다. 함께한 많은 단원들 덕분이지요.

이제는 예향을 한다는 것이 더이상 전쟁이 아닙니다. 예향을 한다는 것은 더 아름답고 의미 있고 향기로운 것을 교인들과 더불어 고민하고, 만들고 누리는 것이 되었습니다.

교인들과 더불어 그 안에 녹아 들어가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일은 저보단 지금의 예향 단원분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뒤로 물러나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라고 했지요….

현역단원에선 은퇴 하지만 가끔 제가 필요한 연주에는 함께 할 것입니다.

22년 동안 힘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격려해 주시고 도움 주신 여러 교인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단원석에 앉아 계신 예향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