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덥던 올 여름이 맹렬했던 기세만큼이나 갑작스럽게 달아나 버렸습니다.
여름의 끄트머리, 8월 마지막 주의 ‘영화 보기’ 시간을 아래와 같이
갖고자 합니다.

마이클 무어, 참 익숙한 이름이죠?
얼마 전 칸 영화제에서 <화씨 9/11>로 그랑프리를 받을 때,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귀여운(?) 표정을 띈 채 육중한 몸을 일으키던 그 사람 말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났죠?

이번에 보실 <로저와 나>는 1989년에 선보인 그의 데뷔작입니다.
무어의 작품이 대개 그렇듯이, 이 영화 역시 이야기 흐름의 균일성이라는
면에서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작가’로서 취해야 할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면에서 보면, 그의 진정성과 솔직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익살과 능청과 재치는 지금이나 그때나 여일하구요.

자, 그럼...
간단한 SYNOPSIS와 REVIEW를 올립니다.


SYNOPSIS

미국 미시건주 플린트시는 마이클 무어의 고향이자,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GM(제네럴 모터스)의 본산지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후반, GM은 플린트시의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노동자들에게 1시간에 77센트만 줘도 되는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기
위해서지요.
그 때문에 대부분 GM에서 일하던 플린트시 주민들은 대량 해고(거의 3만
명에 이르는!)되어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집니다. 물론 무어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집세를 못낸 사람들은 고향을 등지고,
남은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별별 일을 다 합니다. 급기야 플린트시는
미국에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지요.
마이클 무어는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GM의 회장 로저 스미스를
직접 찾아가 항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번번히 쫓겨나면서도 무어는 3년 동안 로저 스미스를 만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데....


REVIEW

1989년에 발표된 무어의 데뷔작 <로저와 나>는 그 해의 10대 영화에
뽑혔는가 하면, 미국 내 각종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무어가 GM의 회장을 만나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씨줄로,
플린트시 주민들이 해고된 후 먹고 살기 위해 애를 쓰는 이야기나
날줄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무거운 주제와 달리, 시종일관 무어 특유의 유머와 능청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그 잔인한 유머의 지층 아래에서 자본가와 기득권층의 교양 뒤에
감추인 저열한 속성이 비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지요.
마이클 무어의 역설과 아이러니의 묘미는, 영화의 후반부 성탄절 축사를
하는 로저 스미스와 집에서 쫓겨나는 플린트시 주민의 모습이 교차되는
장면에서 그 압권을 이루고 있습니다.(물론 너무 직접적이어서
작위적이기는 하지만요. <-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당.^^)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내내 그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로저와 나>. 여러분께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