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좋은 영화 보기` 진행을 맡고 있는 정선영입니다.

그동안 교회 행사들이 많았던 관계로 다 함께 좋은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제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하나 보려고 합니다.

요즘 `새만금` 문제가 `삼보일배`를 통해 새삼 사회의 핫 이슈가 되었죠.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새만금 개발 사업은 1987년에 발표되어 온 이래 각종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습니다.

총연장 33㎞의 방조제를 구축해 서울여의도면적의 1백40배인 4만㏊(1억2천만평)를 매립하는 국내 최대의 농업간척사업인 새만금 사업. 관계당국에서 사업성을 검토하다 재원조달의 어려움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추진 불가`로 결론난 이 사업은 알고 보면, 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전북도민의 인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쌀이 남아도는 우리나라에서 새만금 간척 사업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죠.

각설하고...
<어부로 살고 싶다>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2001년 발표작으로 러닝 타임 70분이며 이강길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감독은 2년 동안 계화도라는 작은 어촌 마을에 머물면서, 새만금 갯벌의 실태와 주민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전개하는 새만금 반대 운동 등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이 `새만금`을 다룬 여타의 다큐멘터리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인간`에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새만금 문제를 거론할 때 `환경`을 먼저 얘기합니다. 새만금 갯벌에 서식하는 무수한 생물들과 주변 자연환경의 파괴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환경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어부들의 `생존` 문제입니다.
바다 물길이 막히면서 당장 갯벌이 썩기 시작했고, 고기가 잡히지 않아 어민의 생존은 위협당하고 있으며 지역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보상금이 나왔다고 하지만 갯벌에서의 1년 벌이 밖에 되지 않는 돈입니다. 그 돈으로 하루 아침에 삶의 방식과 터전을 바꿔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러니, 평생 바다에 목숨을 맡기고 어부로 살아온 주민들에게 새만금은 `생존`의 문제인 것입니다.

이 작품은, 2000년 새만금 갯벌 살리기가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를 대부터 공사 강행발표 후 무효화 선언까지 계속되어 온 반대 운동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미진 해안 마을인 계화도의 주민들. 어부로 살고 싶어하는 이들의 생존권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싸움. 그리고 이들의 존엄을 함께 부르짖는 종교 사회단체 사람들의 지난한 투쟁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환경이 파괴되었을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함께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강길 감독은 주민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자신이 힘들어 할 때 오히려 힘을 주었던 주민들에게 무엇인가로 보답을 하고 싶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을 함께 보면서 인권과 생명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