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목사(전 강남향린교회 담임목사)


1. 교회의 설립과 현황

강남향린교회는 향린교회의 창립40주년 기념교회로 1993년 5월에 송파구 송파동에 창립되었다. 향린교회의 창립정신과 목회정신을 계승하는 교회를 한강이남지역에 설립하기로하고 향린교회에서 8년 이상 경험을 쌓은 김경호목사를 담임목회자로 파송하여 5년간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하였다(매년 20%씩 자립하여 5년 이내에 완전 자립토록 함) 또 예배처소의 임대, 승합차량, 부대 시설등으로 그 당시 1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원하였다. 또 원칙은 개척교회로 하기로 하였지만 향린교회가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분가 선교의 정신을 살려 초기에 씨앗이 되는 교인들을 파견하여 개척교회의 모체 교인이 되도록 하였다.

2. 교회의 신앙고백

교회 시작하기전 12명의 교우들이 모여 첫 교회의 시작을 다짐하는 수련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회의 신앙고백 9가지 원칙을 합의 하였다. ①선교하는 교회 ②민중, 민족과 함께하는 교회 ③자신의 직업과 삶의 전 영역에서 예수를 증언하는 교회 ④민주적인 교회 ⑤에큐메니컬한 교회 ⑥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교회 ⑦성차별이 없는 교회 ⑧항상 젊은 교회-항상 갱신하는 교회 ⑨가족적인 공동체-교인 정원제를 실시하고 그 이상이 될 경우, 분가의 방식으로 선교하는 교회
강남향린교회는 이 신앙고백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젊고 활기찬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바른교회와 신앙의 상을 세워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3. 예배와 설교

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예배와 설교이다.

예배는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하고 동시에 그 시대에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다. 교회는 그 때 그 때 세상과 대조되는 하나님의 질서를 선포하고 항상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들추어낸다. 우리 사회의 주장들은 저마다 그럴듯한 논리와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다. 여기서 거짓과 참을 구별해 내는 일, 우리 사회의 바른 지표를 세우기 위하여 잘못된 이데올로기들과 싸워 나가야 하는 일 등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이것은 곧바로 오늘 우리의 구원을 방해하는 요소들과 싸우며 거기에 길들여져 있는 자신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바른 신앙으로 무장하고 자신을 새롭게하는 일, 오늘 우리 시대의 구원을 선포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다.
또한 우리전통문화와 결합된 형태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창립 당시부터 예배에 고정적으로 사용되는 예배음악은 우리 가락의 찬송으로 드리고 있으며 징, 장구, 피리 등등의 우리 국악기를 사용하여 예배 드리고 있다. 감사절 예배와 절기 예배에는 마당극 형식의 자리를 배치하고 풍물패의 길놀이, 기도를 대신한 전통의 비나리, 모두가 참여하는 민요가락의 즉흥 찬양, 우리식 성찬인 떡 잔치,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춤판인 '맘판'등으로 매우 흥겨운 예배를 드리고 있다.

4. 민주마당

직접민주제의 방식을 도입한 교우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제도이다. 교회의 뒷면 벽 전체를 '민주마당'이라는 게시판으로하여 교우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제안된 의견은 반드시 공식적인 제직회나 당회 또는 해당신도회등에서 의제로 다루어 논의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응답을 해주도록 하고 있다. 교회의 정치제도는 교인의 대표인 장로를 통한 간접민주제도 인데 그 대표가 전체 교인들의 의견에 밀접하게 다가서지 못했을 때 민주적인 취지에서 시작한 본래 의도가 퇴색하거나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직접 교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하도록 하는 직접민주제의 방식을 도입한 것인데 이를 통해 교우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목회에 반영되고 큰 활력을 가져오는 요소가 되고 있다.

5. 선교하는 교회

설립초기부터 아직, 미 자립 상태이지만 교회 예산의 십일조 이상을 교회가 돌보아야할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위하여 지출하도록 하였으며 가급적 교우들이 직접 참여하여 몸으로 봉사하는 선교사업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

① 꿈나무교실

교회 근처에 "통일촌"이라고 부르는 빈민촌이 있다. 송파지역 개발에 밀려 전기도 수도도 나오지 않는 판자촌이다. 경제위기를 맞아 더욱 어려워진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하여 이지역 어린이들과 실직자 가정의 자녀들을 모아 교회에서 장학금으로 후원하는 어린이 보육시설인 "꿈나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온 교우들이 힘을 모아 한달에 일만원 한구좌 이상을 후원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이 교실을 통하여 새희망을 얻어가고 있다.

② 디딤돌학교

설립초기에 수서 지역 생활보호대상자들이 모여 사는 영구임대주택단지의 청소년 선교를 모색하다가 96년부터 지역사회선교부 산하로 "디딤돌학교"를 개설하여 매주 토요일 개설하여 이지역 청소년들에게 도자기학교, 연극교실, 성교육 상담, 전통문화 교실등을 운영하고 있다

③ 농촌교회와의 자매결연

94년 9월 설립 1년 만에 농촌교회인 외사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두손공동체"를 만들어 농산물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는 농촌선교부가 조직되어 외사교회와의 교류를 추진한다. 매년 1년에 두 번씩 여름, 겨울로 연합 어린이수련회를 갖는다. 겨울에는 외사리 어린이들이 서울로 초청되고 여름에는 서울 어린이들이 외사리로 내려가 자연학교, 농촌체험, 환경교실등을 갖는다. 한편 외사교회의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④ 지역사회와의 연대

강동 송파지역의 건전한 시민단체, 노동조합, 기층민중단체등 약 40여개 지역 단체들이 연합하여 "강동송파 민주시민회의"를 만들고 지역의 민주화와 지방자치,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 강남향린교회가 이 협의체의 결성에서부터 활동에 이르기까지 중심적 역할의 하나를 감당하고 있고 담임목사가 공동대표로 참여하며 강남향린교회 지역사회선교부가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 지역에 경륜장반대투쟁의 시민운동으로부터 기층민중을 대변하고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역할등을 감당한다.

⑤ 문화선교

90년대와 같이 정치적인 이슈가 줄어들고 잠잠할 때 민중은 문화적인 표현을 통해 자기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 문화적인 표현들 안에서 세시대를 잉태할 비판의식과 대안들을 쌓아간다. 95년부터 교회 내의 문화선교부를 만들고 우리문화를 익히는 "시람(시작하는 사람들)"이라는 풍물패를 만들었다. 이 모임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교인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풍물강습을 실시하고 매년 현지 연수등으로 실력을 쌓아간다.

서양문화 일색의 기독교에 우리문화의 전통을 뿌리내린다는 뜻으로 기독교 안에서 우리문화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것이다. 예배의식과 우리문화의 접목, 일년에 한번씩 실험적 예배, 매년 전교인 수련회 때  우리농민들이 한마음으로 결속하는 계기를 삼았던 마을 대동제인 "판굿"을 재연해 온 교우들이 가족단위로 덩실덩실 달밤을 춤추며 어우러지는 달밤축제는 우리교회 수련회의 백미이다.

6. 작은모임 중심의 조직

교회 조직은 교우들의 희망대로 작은모임을 조직해 활동한다. 자체의 조직유지를 위한 재정부, 봉사부...등등의 조직은 최소화하고 모든 모임의 중심을 교우들의 선교, 문화, 봉사등의 관심사에 따라 소모임을 형성하고 자체적으로 활동해 나간다. 교회의 민주마당을 통해 취지를 설명하면 동의하는 사람들이 제안서에 자신의 이름을 싸인을 하고 바로 작은모임이 조직된다. 작음모임은 자치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선교적, 공익적 사업일 때는 교회의 선교부에서 예산을 배정 진행하기도한다. 지금까지 많은 소모임이 만들어지고 또 업어지기도 했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교우들의 친교도 두터워지고 또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 끼리 함께 뜻을 세워나가기도 한다. 지금 활동하는 작은 모임은 산행동우회인 뫼사랑민들레, 우리문화를 익히는 시람, 역사문화기행모임, 전통종교를 공부하는 도토리, 도자기를 제작하는 흙사랑, 음악감상모임, 일어학습모임, 독어 학습모임, 컴퓨터동우회 등등이 활동하고 있다.

7. 강남향린성서학당

교회설립 초기부터 성서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 까지 일독하며 민중의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성서학당은 매우 정평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강남향린교회의 특징적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9월에 개강하여 이듬해 7월에 종강하는 1년 과정의 모임은 아무리 보수적인 사람도 이 과정을 하는 동안 새로운 신앙관과 역사관을 갖게된다.
성서의 해방전승과 교회사 신학사 일체를 분명한 시각을 갖고 살펴나가며 서로의 토론을 통해 심화하는 이 과정은 모두 40강좌로 구약20강좌 신약 20강좌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