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시편 52:1-5; 에제 37:16-23; 골로1:15-20; 루가 6:27-36)

정현경 교수

 

 

우리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과제는 70여년 갈라져 있는 한반도에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사드 배치도 분단의 현실이 만들어내는 군사주의 현상입니다. 저는 지난해 30 여명의 세계 여성 운동가들을 규합해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북한에서 남한으로 DMZ 를 건너오는 Women Cross DMZ 라는 역사적 행사를 하였습니다. 우리 30 명은 "정전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자. 이산가족들을 만나게 하자. UN 안보위 1325 조례를 따라 모든 평화만들기 과정에 여성을 참여시키자." 3 가지 목표를 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무장된 DMZ 를 넘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평양과 서울에서 있었 여성 평화회의는 뜻 깊었고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분단상황과 한반도에 영구한 평화를 가져오려는 세계 여성들의 염원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2 명의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과 여성운동의 아이콘인 82 세의 글로리아 스타이넴이 우리들과 함께 해주신 것이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꿈을 꿔야 님을 본다]

 

Women Cross DMZ 는 두 여성의 꿈이 만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재미 평화 운동가 크리스틴 안은 이명박 정부 시절 남북한 대화가 끊기면서 북한의 무단 방류에 의해 남한에서 캠핑하던 가족들이 물에 잠겨 사망한 사건에 분노하며 어느 날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 그녀의 꿈에 촛불 같은 불빛이 강물에 떠내려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불빛을 따라가 보니 이산가족들이 만나 부둥켜안고 울고 있었고 그들과 함께 울다 불빛을 따라 더 올라가보니 거기서 여성들이 큰 가마솥을 걸고 장작불을 때며 국을 끓이면서 큰 국자로 국을 젓는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녀들이 국을 퍼서 강물에 부으니 그것이 빛이 되어 흘러갔습니다. 크리스틴은 그 꿈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는 여성들의 힘에 의해 올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저는 지난 4 년 동안 독일에서 Holotropic Breath Work-Transpersonal Psychology 는 심리 치료, 영적 치료 방법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깊은 무의식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초월적 메시지를 통해 치유 받고 영적인 진화를 경험하는 사이코 세라피입니다. 그 수련 과정에서 내 무의식으로 내려갔을 때 "블랙 다알리아" 라고 불려지는 미국 LA 에서 죽임을 당한 젊은 여성의 시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허리는 완전히 짤려져 윗몸과 아랫몸이 20 센티미터쯤 떨어진 채 공터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녀는 알몸이었고 다리는 벌려져 있었으며 그녀의 양팔은 모델이 포즈를 취하듯 머리 위로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입은 스마일 스티커처럼 귀까지 칼로 베어 있는 끔찍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녀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울고 있었는데 티벳 전통 불교에서 숭상되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신 녹색의 타라 여신이 나타나셔서 그녀의 허리를 다시 붙여 주시고 저와 그녀를 함께 품에 안아 주셨습니다. 저는 그 당시는 이 무의식 표현의 의미를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 다알리아가 바로 허리가 잘린 우리의 한반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치유와 통일은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여성들의 꿈이 만나면서 Women Cross DMZ 여성 평화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통일은 가능하다.]

 

제가 세계 여성 평화 운동가들과 북한에 가서 배운 가장 큰 것은 대단한 통일 평화 이론들이 아니었고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과 남한 출신 우리들은 서로 좋아할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팀을 안내해주는 남녀노소 속에 딸 아들 삼고 싶은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있었고 친구하고 싶은 속 깊은 여성들이 있었고 데이트를 신청하고 싶은 매력 있는 남성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무척 통제된 상황이었지만 그들과 가슴과 가슴으로 만날 수 있는 여러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우리가 70년의 분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마음으로 ""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 큰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북한이 지극히 통제된 "극장 국가" 라는 것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평양 최고의 유아원을 방문했을 때 3~5세의 아이들이 우리들을 위해 학예회 같은 공연을 하는데 단 한명도 단 한 번도 각도조차 틀리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 가슴 아팠습니다. 저렇게 어려서부터 철저히 통제되고 자신의 자연스러운 내면의 기운과 리듬에 따라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구에 의해 보여지기 위한 자기표현을 완벽하게 해야 하는 인간들이 집단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통일 과정에서 이렇게 키워진 사람들과 함께 분단의 문제를 풀어가야 하니 통일은 가능하지만 어렵고 긴 과정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통일이 바람직할까?]

 

우선 세계의 북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통일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1. 북한 붕괴에 의한 통일: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남한에서 생각하듯이 북한 붕괴가 빨리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자기 나름대로 단단한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어 성급한 붕괴론은 통일 계획을 세우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갑작스런 붕괴는 외세의 개입등 좋지 않은 혼란을 야기시킬수 있습니다.

 

2.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도 지금으로선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중국의 정치학자들은 남한의 흡수 통일이 북한 시스템에서 이익을 보는 10프로의 강한 반발을 살 것이고 이들이 게릴라 전, 시민전등 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3. 민족은 하나다라는 민족주의적 노선의 통일론은 15프로 국제 결혼을 하는 다문화 시대 현재 한국의 정체성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미래를 향해 다문화를 끌어안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이제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통일뿐으로 보는 강남 우파에 의해 통일이 주도될 수도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특권층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경제 위주 통일을 하면 이 통일은 상위 10프로의 기득권을 유지해주는 통일이 되고 금수저 흙수저 경제 부정의 문제는 그대로 남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바람직한 통일은 위의 4가지 방향을 지양하고 시민들의 마음이 통해 일어나는 점진적이고 오가닉한 과정이 가장 지속가능한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성급한 통일보다는 많은 왕래, 협조와 화해를 가능케 하는 여러 방편을 다 동원해서 민, 민중, 시민들이 자꾸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물들이기를 하면서 서서히 통일을 향해 나아갈 때 모두를 위한 평화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테러의 해부학 그리고 평화의 연금술]

 

제가 세계의 평화 운동가들과 함께하며 이해하게 된 테러리즘의 생성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나와 다른 사람, 나라, 종교등의 " 다름" 에 불편해하며 알러지 현상을 일으킨다.

 

2. 그 불편함이 심화되면서 다른 사람들을 악마화 시킨다.

3. 악마와 악을 제거함으로써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확득하려한다.

 

평화를 만든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테러리즘의 형성과정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평화의 연금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1. 나와 다른 사람이 내가 직면하기 싫은 나의 그림자일 수 있으니 그를 멀리 하기보다는 더욱 가까이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2. 다름을 악마화하기보다는 다름과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한다.

 

3. 다름과 공존, 공생, 상생, 다름을 축하하는 심성, 제도, 문화를 만들어간다.

 

예수는 우리들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고 비둘기처럼 순수하고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하셨습니다. 붓다는 우리에게 원수는 없고 다.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북한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한반도의 통일 과정에 이 지혜로운 가르침을 깊이 묵상하고 가슴에 새겨야하겠습니다.

느리지만 바르게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향해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는 평범하나 단단한 시민들 위에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다함께 침묵으로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