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기도 170219 주현절7

 

하느님

주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심을 기리는 주현절 7번째 주일, 향린의 식구들이 찬 바람을 뚫고 이 곳에 모였습니다. 이 시간 예배 드리는 우리에게 나타나셔서 힘들고 상처난 마음에 위로를, 뉘우치고 성찰하는 마음에 평화를, 절망과 고통의 마음에 희망을 내려 주옵소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기다리던 봄이 왔으되 아직 봄 같지 않습니다.

절대권력인 왕도 법 앞에 평등함을 선언함으로써 근대 민주국가의 기반이 되었던 법치주의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72년이 되도록 권력자들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주권자 국민을 협박하여 다스리는 도구였고, 돈 많은 자들은 법을 악용하고 처벌은 피하는 유권무죄, 유전무죄의 기반이었습니다.

 

그나마 지난 두 달 동안 특검의 수사에 의해, 법 위에 군림했던 김기춘, 조윤선 등 권력자들과, 밀수, 무노조 경영, 반도체 노동자들의 대규모 직업병 사망 등 생명과 법을 무시해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던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되고, 노동자에게 테러를 가하고 노동조합을 말살하는 헌법 위반의 중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았던 유성기업 사장이 법정 구속이 되어 이 땅에도 이제 봄이 오나 싶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의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박근혜와 그 일당, 극우언론, 극우세력이 아직 권력을 잡고 준동하는 상황을 보면서 아직 봄이 아님을, 아직 한 치도 긴장을 풀어서는 안되는 시기임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며 탄핵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대선으로 눈을 돌리는 정치세력과 언론들의 얄팍함에 우리 국민들이 속지 않게 도우소서. 그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를 탄핵하는 데 머뭇거릴 때 국민은 1천만 촛불로 탄핵했습니다.

 

국민의 목표는 정권교체와 민주정부 수립을 넘어서서 가난하고 차별받고 희망잃고 살아온 이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의 민주정부가 가졌던, 사회의 양극화,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국가보안법 온존 등 한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노동자, 농민, 자영업, 중소기업을 착취해 재벌 대기업들을 배불리는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 시스템을 바꾸고, 입시지옥과 무한경쟁, 취업스펙, 흙수저, 헬조선, 소수자 차별, 노후 불안, 노인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이 역시 국민의 강력한 힘이 있지 않고서는 지금의 어설픈 야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이뤄질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이 깨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향린교회를 세우신 하느님,

올해 2017년 창립 64주년을 바라봅니다.

향린교회를 창립하고 초창기에 이끌어 왔던 선배들은 이제 8-90대가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청년이던 1980-90년대를 비교해 보면 교인 중 청년의 비율이 크게 줄었습니다. 당신의 뜻을 이 땅에 이뤄 나가는 데 청년의 역할이 큰데 걱정이 됩니다. 당회에서는 청년들이 다니기 좋은 교회를 만들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만들어 교회의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청년세대를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공동체를 이끄시는 하느님,

농촌에서 정부의 정책,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22년 유기농의 한 길로 뚫고 오시느라 힘드실 우리의 자매교회 이세우 목사님과 들녘교회 식구들을 늘 보듬어 주옵소서. 이제 유전자조작식품의 파고에 다시 맞설 때 힘과 용기를 주시고, 우리 교회가 당신의 뜻을 따라 생명환경선교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자매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공동체에 속한 교회들을 보살펴 주옵소서. 민중사건의 현장에서 당신을 따르기 위해 애쓰는 믿음의 식구들이 지치지 않고 주님의 길을 걸을 때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느님,

환절기에 연로하신 선배들께 마음과 몸의 강건함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유아, 어린이, 청소년들이 몸이 자라는 것처럼 마음과 신앙이 함께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그들을 양육하는 부모들과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양육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옵소서.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교우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처한 상황과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을 위로하여 주시고, 같은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이 시간 우리의 정성을 다해 예배를 드립니다. 찬양과 기도, 하늘뜻 펴기를 통해 주의 은총을 깨닫고 결단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이제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엽니다. 우리에게 말씀하옵소서.

 

언제나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