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느님
출퇴근 길 지나치는 서대문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혹한의 날씨에 천막도 없이 노숙농성하는 나이 지긋한 노동자들을 만납니다.
갑작스런 한국공장 청산으로 거리로 내 몰린 프랑스 발레오공조 코리아의 노동자들입니다.

며칠 전에는 쉰 한 살의 한 여성노동자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막겠다며 35미터의 타워크레인에 올랐습니다.
우리 교회에 오셔서 감동적인 강연을 하셨던 김진숙 선생입니다.
그 역시 25년째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로 살고 있습니다.

인천 GM대우 정문 멋지게 세워진 대형 아치 위에서,
시청 맞은 편 재능교육 높다란 사옥 앞에서
지성의 전당 홍익대학교 총장실 앞에서
삼한사온을 무시한 이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주일과 오늘 우리는 당신의 십자가 옆에 우리의 십자가를 달았습니다.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겠다는 결단의 뜻인 줄 알면서도,
그렇게 할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은 하겠다는 심정으로
우리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지금 거리에서 겨울을 나는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랑하며 분노하실 당신처럼 하지는 못하더라도
더 낮은 곳으로, 더 추운 곳으로
더 약하고 아픈 이들을 찾아 조그만 실천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하며
십자가를 달았습니다.

이 시간 십자가에 적은 우리의 이름과 다짐을 담아
당신께 감사의 예물을 드립니다.
시시때때로 우리가 당신 곁에 서 있는지
스스로 돌아 볼 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