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나누며
오늘 이 땅에 부활하신 주님을 봅니다.

철탑 위에 거하시는 주님을 봅니다.
송전탑 아래에 거하시는 주님을 봅니다.
아스팔트 바닥에서 어깨동무 하고 계신 주님을 봅니다.
공장의 지붕에서 구호를 외치고 계신 주님을 봅니다.
구럼비에서, 남일당에서 눈물을 흘리고 계신 주님을 봅니다.
안산에서, 팽목항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계신 주님을 봅니다.

주님의 살과 피를 나누며
지금 이 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그리스도를 봅니다.

주님! 다시 봄이 왔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곁으로 오셨듯이
다시 봄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지난 3년 간 멈춘 시간 속에서,
어둡고 차가운 절망의 심연 속에서 지내던
아빠와 엄마, 삼촌과 이모,
형과 누나, 오빠와 언니의 마음속에도
봄이 왔습니다.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수많은 광장의 촛불들이 국정농단의 엄동설한을 녹이더니
진실이 싹을 틔우고 희망의 향기가 진동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의 살을 먹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떠올립니다.
주님의 피를 마시며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곳들을 떠올립니다.
주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주셨듯이
우리도 서로의 손을 마주 잡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