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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우리네 살이(生)가 늘 그렇듯이, 제대로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들은 거의 없고, 늘 '주연 배우'가 되고 싶지만 돌아오는 배역은 '조연 배우' 아니면 '단역 배우'역할 뿐이니 말입니다.


어렸을 적, 세상의 주인공은 나이며,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생각은 점점 없어지고 그저 조연 배우 역할만이라도, 2인자 역할 만이라도 돌아온다면 감지덕지해야 한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게 되는것 같습니다.


커가면서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깨닫게 되고, 어렸을 적 가졌던 포부와 야망과 희망과 꿈은 점점 옅어지면서 현실과 타협하며 스스로 만족해하는 현실....


현실은 참으로 냉정하고 가혹한 것입니다.


그래서 1인자가 되지 못한, 주인공이 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변화시켜 보고자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공부를 통한 진학, 직장(일)을 통한 승진, 재테크를 통한 부자 되기, 성형이나 다이어트 등을 통한 외모의 변화 등등....


온갖 잡다한 방법 등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소위 '성공' 이라는 것은 늘 주인공의 몫인지 평범한 사람들은 그 그림자조차 밟아보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는 언제나 지지부진 합니다.


때로는 노력이 부족했기에, 때로는 타고난 재능이 노력을 뒷받침 해주지 못했기에,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과 환경의 변화 때문에....

 

 

 

운명은 어느 누구라도 알 수 없고, 미래또한 예측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희망을 갖고 끊임없이 빌어먹을 인생과 한판 맞장을 뜨며 살고 있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절망의 나날 속에서 체념을 밥먹듯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연극의 주인공 <봉세>도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평범한 보통사람과 다름없는 - 어떻게 보면 평범한 보통사람 이하의 인생을 살고 있는 - 만년 3류복서로 근근이 링 안팎을 떠도는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에게 꿈이 있다면 - 그의 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는 않지만, 제 추측으로는 - 여자친구 <민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전방에서 현역병으로 근무하는 <봉호>가 무사히 제대해 두 형제가 서로 의지하며 잘 살아가는 것, 복싱은 비록 은퇴경기가 없다 하나 제대로 된 KO승 한번 거두고 트레이너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보는것... 아마 이런 정도의 꿈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다지 거창하지도 않고, 조금만 노력하면 이런 정도의 꿈은 누구라도 이룰것 같은 그런 꿈입니다.


여자친구 <민자>또한 그다지 큰 꿈은 없어 보입니다.


라운드걸, 노래방 도우미를 전전하는 그녀는 고향에서 오리농장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싶어 하지만,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그녀의 어깨는 너무나도 무거워서 쉽사리 고향으로 발걸음을 향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봉세>에게 아내를 감시해 달라고 부탁한, 의처증이 있어 보이는 변호사는, 결국 임신한 아내가 집을 나가 버리자 아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됩니다.


어느날 <민자>는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을 만나보기로 결심하고 <봉세>에게 같이 가자고 전화를 합니다.


암울했던 인생에 한줄기 빛이 되어 찾아온 소중한 기회.


<봉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월요일 오후 5시에 만나기로 <민자>와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집을 나간 아내를 찾기 위해 흥신소 직원이었던 <봉세>를 찾아온 변호사에게 <봉세>는 변호사의 아내를 월요일 오후 5시쯤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드디어 월요일 오후 5시.


변호사는 아내를 만나 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 가슴을 안게 되고, <민자>는 <봉세>를 기다리며 고향에 내려갈 행복한 상상을 하며 미소 짓습니다.


<봉세>는 부대로 복귀할 동생 <봉호>와 함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모처럼 찾아온 희망에 - <민자>와의 결혼, 복싱 도장에서 제의받은 트레이너 자리에 대한 희망... - 모처럼 미소 지으며 동생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불행은 정말로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같은 시간,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행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삶이라는 것은 이처럼 불연속성과 불확실성의 반복이 아닐까요?


시작과 끝이 분명히 있으면서도, 언제 어떻게 시작되고 끝날지 도무지 알수가 없는 우리들의 인생....


어쨌든 주인공이 되지못한 평범한 우리들은 오늘도 인생이라는 사각의 링 위에서 끊임없이 주인공이 되고자 발버둥 쳐봅니다.


잽도 날려보고, 스트레이트도 날려보고, 어퍼컷도 날려보고, 훅도 날려 보면서....


언젠가는 럭키펀치에라도 인생의 큰 고비가 넘어져 주지는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말입니다.

 

 

 


사족(蛇足)....


많은 일반관객들이 가볍거나 밝은 내용의 연극인줄 알고 극장에 찾아왔다가 결말에 당황해하며 극장 문을 나서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해제>연출의 공통점인 잦은 장면전환에 적응하지 못한 관객들은 다소 공연이 산만하다고 느끼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다소 보완이 되어야 일반관객하고의 소통이 원활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소통의 부재는 MB정권만으로도 족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