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9일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2월 25일부터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기 시작하며 유독 법치주의(法治主義)를 강조하였습니다.

 

법과 원칙을 따지는 대통령의 성품으로 보아 절대 이러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 되지만, 위키 백과로 살짝 검색을 해보니, 정치 입문 시절부터 불성실한 재산 공개로 비난을 받아왔고, 1996년에는 15대 국회의원 선거때 저질렀던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후 의원직을 상실했던 적이 있었으며, 뉴타운 의혹과 위장전입, 자녀 위장 취업 등을 통한 탈세의혹과 심지어는 BBK의혹까지 검색이 되는데, 다 이명박 대통령을 음해하려는 어떤 불충한 세력이 상상의 나래를 펼쳐 쓴 소설이라고 생각되기에 이분의 법치주의는 아름답고 숭고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어쨌든 지금도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어 빈곤하기 그지없는 삶을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재임시절에 끊임없이 ‘정의사회 구현’을 부르짖었듯, 이명박 대통령 또한 법치주의와 공정사회를, 게다가 요즘에는 공생발전에 대해 강조하시며 대한민국을 몇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것 같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퇴임 후의 행보가 상당히 기대되고 있으며, 이분들의 노고를 생각할 때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합니다.

 

 

................... 참으로 지랄 맞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정권을 강도질한 인간이, 게다가 정권 유지를 위해 수많은 국민을 학살한 인간이 정의사회 구현을 하겠다고 지랄을 하고,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부정축재를 하고 각종 위법을 저지르던 인간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 운 좋게도 정권을 획득하자 법치를 강조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거동에 있는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 교육학교인 광주인화학교에서는 참으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7살부터 22살까지 최소 8명 이상의 이 학교 학생들이 교장및 행정실장등에 의해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던 것입니다.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게 되고, 결국 MBC PD수첩에 의해 보도가 되고 나자 가해자들은 전격적으로 구속이 되었지만, 가해자들의 돈과 인맥과 권력은 너무나도 견고하고 강한 성(城)과도 같아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길고 긴 법정 공판 끝에 2007년 10월 10일 성폭력 전임 교장에게 징역 5년 구형이 되면서(비록 솜방망이 처벌이지만) 어느 정도 마무리 되나 싶었으나, 법치주의와 공정사회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교장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구형으로 실제 징역기간이 없는, 법이 살아있고 공정한 사회라면 도저히 상상도 못할 결과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자인 공지영작가는 미디어몽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너무 가벼운 것들을 많이 써서 저도 좀 진지한 얘기들을 해보자 해서 임했는데, 시국과 맞게 떨어지는 묘한 부분이 있었어요. MB 정부가 생각보다 너무 짧은 시간에 우리가 누렸던 것 들을 많이 축소시켜 놓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정부를 보면서 데뷔 때의 느낌들을 되살리고 싶었죠.

[도가니]란 작품의 실화가 노무현 정부 말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확정은 MB 정부때 뒤집어지면서 끝이 났거든요. 이것도 하나의 상징인거 같아요. 실제 사건은 법정구속에 5년형 무겁게 때렸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묘한 사건.

계급이 공고히 되면서, 상류층끼리의 침묵의 카르텔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잘산다는게 뭘까를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나라를 두고 볼 때 힘없는 약자를 정부와 시민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질이 결정 된다고 봅니다. 청각장애인 뿐 아니라 여성 장애인이 가지는 성적 학대와 착취는 요즘에 와서 드러나서 그렇지, 공개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다반사였고, 그것에 대해 [도가니]라는 작품이 약자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으면 했어요. 무진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야만적이고, 노골적이고, 천박적인걸 다루려고 했는데 쓰는 도중에 점점 온 나라가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거 같아 민망했어요..”

 

원문 http://mongu.net/461

 

 

영화 [도가니]는 이런 참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공지영 작가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문학속 세상에 연재, 2009년 6월 발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사건의 내용과 그다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자욱한 안개에 덮여있는 도시 무진시에 어느날 아침, 인호(공유)가 방문합니다.

 

바로 이 도시에 있는 청각장애인 학교 자애학원에 미술교사로 근무하기위해 멀고 먼 무진시까지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안개길 운전을 하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인근의 카센터에 들렀다가 인권운동센터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는 유진(정유미)과 작은 인연을 맺게 됩니다.

 

인호의 교사생활은 처음에는 그리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를 인자한 웃음으로 맞아준 교장은, 적어도 겉모습만으로는 한없이 자상하고 훌륭한 성품을 지닌듯 보였으며, 게다가 인호의 대학교 은사가 그 교장과의 인연으로 추천해준 학교 였기에 그다지 큰 문제는 없어보였기 때문입니다.

 

옥에 티라면,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오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들어갔다는 점인데, 그래도 대부분 학교가 그렇듯 한번 들어가면 어지간해서 고용에 대한 불안 없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직장인데 뭐 어떠냐 하는 심정으로 다소 불합리해 보여도 꾹 참을 수가 있었겠지요.

 

인호는 정성껏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름 진정성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려 노력하였고,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며 조금씩 다가가기 위해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늦게 퇴근하던 인호의 귀에 이상한 비명소리 같은게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를 따라가던 인호는 여자화장실에서 그 의문의 소리가 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려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수위아저씨 때문에 별 의심 없이 물러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이후로 인호의 머릿속에 의심과 의혹이 가득 차게 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납니다.

 

학생을 ‘지도’라는 명목으로 처참하게 구타하는 교사.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보이며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모습.

 

급기야 세탁기 안에 아이를 넣고 고문을 하는 기숙사 지도교사의 만행을 보게 된 인호는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되고, 실신한 그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서 고민 끝에 인권운동센터 간사인 유진에게 연락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던 유진은 고문당하던 아이 연두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연두뿐 아니라 유리, 민수등 여러 아이들이 교장과 행정실장등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진은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교장과 그 일당들을 처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경찰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가 없다고 하고, 검찰은 기소할 생각 자체가 없으며, 교육청은 시청 소관이라 하고 시청은 교육청 소관이라 하며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참으로 이상한 공공기관의 행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하지만 유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게 되었고, 사건이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자, 바로 다음날 공권력이 움직이게 되면서 교장과 행정실장등은 구속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길고도 험난한 법정 싸움이 시작 됩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일인 것이, 누가 봐도 명명백백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공판은 너무나도 힘겹게 이어집니다.

 

게다가 그들의 권력과 힘은 너무나도 커서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기도 하며, 수시로 금력과 권력을 이용해 그들이 저지른 죄악을 어떻게든 무마시키려 하고, 때로는 달콤한 유혹으로 피해자들을 회유하려 합니다.

 

또한 교회 장로의 신분으로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기에 누구보다도 이들의 죄를 용서하지 말아야할 교회는, 오히려 피해자인 어린 여학생들과 그들을 보호해주고 있는 인호와 유진에게 침을 뱉고, 사탄이라 부르며 공격합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도무지 대한민국에 정의라는 것이 살아있는지, 상식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라도 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힘든 일인지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영화를 보다보면 너무나도 불편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자각하게 되고, 그 불편한 현실을 생각할수록 가슴이 짓눌려옴을 느끼게 될 정도입니다.

 

영화속에 나오는 유진의 대사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는데, 원작에서는 유진을 타이르는 장경사에게 유진이 이런 말을 합니다.

 

“세상 같은 거 바꾸고 싶은 마음,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다 접었어요. 난 그들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거예요.”

 

그들의 모습과 똑같이, 아니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만들어 보려고 온갖 핍박을 가하는 그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지영 작가는 유진의 대사를 통해 우리들에게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때로 너무나도 직설적인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올수도 있는데, 이런 점은 이 영화의 커다란 약점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의 내용 자체가 끔찍하기 그지없는데, 글을 읽으며 상상을 하게 되는 소설과는 달리, 영화는 관객이 장면을 직접 볼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화면처리가 간혹 눈에 뜨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관객이 받는 분노 또한 커지겠지요.

 

부디 아무쪼록 정말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사건이 정말 법대로, 공정하게 처리되기를 바라며, 다소 불편한 작품이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 볼때, 가급적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현실을 깨닫게 되고 세상이 자신을 바꾸지 못하게 하려는 마음을 당차게 가질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족(蛇足)....

 

영화를 보고 나서 저는 이렇게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흉악범들을 연쇄살인하는 정의(?)로운 연쇄살인마 [덱스터]가 이럴때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정말이지 힘없고 가난한 자에게 법은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요.

 

 

 

골드문트(트위터 : Goldmund73)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