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들에 대하여


어느새
차가운 바람 마주하는 시간속으로 흘러왔습니다.
나 혼자 쓸쓸하지 않고

여러사람들 함께 쓸쓸하다는 사실에
위안 받습니다.
흙으로, 먼지로 사라져가는 대열에 누군들 예외가 없음은

신께로부터 비롯된 공평함입니다.

어느새

길 위를 흐르는 바람이 낙엽을 휘몰아
드센 기운을 자랑합니다.
오고가는 계절속에 숨어 있는 시간이 우릴 재촉한다 하여도

사랑하는 마음이면 두려울 것 없습니다.

나뭇잎이 나뭇가지와 이별하듯이

꽃들이 질 때 담담한 모습으로 땅에 누울 줄을 알듯이
바람이 휘몰아 우릴 재촉하는 시간이 오면
바람에 몸을 맡겨 쫓겨가면 되겠지요.


사랑하기로 합시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서로를 향하여 손 짓 한 잎 건네 줍시다.
허접하거나 고단해 질 때, 때로 상처 때문에 상처가 아플 때
하늘 쳐다보고 한번 웃어 봅시다.

아침에 피어난 '수선화 언니'처럼 ......



2010 / 11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