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평통사 회지, '평화누리_통일누리에 실린 글입니다.

영화 ’의형제‘ ? 가족이 주는 희망!

 

글을 청탁 받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듯, 한 달 전쯤에 본 영화 ‘아바타’와 바로 얼마 전에 관람한 ‘의형제’를 손에 들고 고심했다.

그런데 아바타는 얘기 하려면 영화 얘기보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4D는 3D, 즉 입체 영상에 하나의 차원(Dimension), 예를 들어 좌석에 진동을 주던가, 연기나 냄새를 뿜어 다른 감각에의 자극을 추가해서 상영하는 영화를 말하고 아이맥스는 말 그대로 시각이 볼 수 있는 최대의 화각으로 보여주는 영화를 말한다. ‘4D’다 ‘아이맥스’다 하여 기술적인 얘기나 게임 얘기 같이 될 것 같은 반면, ‘의형제’는 ‘끈 떨어진 간첩과 쫓겨 난 국정원 요원의 얘기’라 하여 분단의 아픔을 어떻게 그렸나 하여 관심 갖고 본 영화라 영화 보기 전의 기대와 본 후의 감상을 비교해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아 ‘의형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벌써부터 피비린내가 나는구먼‘

주 배경은 2006년 월드컵 때지만 극은 초반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정원 요원 이한규(송강호 분)는 ‘그림자’란 닉네임의, 북으로부터 온 암살자를 쫓는 과정에서 송지원(강동원 분)이란 고정 간첩을 주시하게 되고 그와 그림자가 접선 하여 공작하는 현장을 덮치기로 한다.

그러나 실패하게 되고 보고체계를 문제 삼은 무능한 상관이 구조조정을 핑계로 자르려 하자, 싸우고 그만둔 후, 흥신소를 차린다.

한편, 송지원은 그림자로부터 ‘나약한 감성주의자’란 낙인이 찍힌 후에도 계속 숨어서 동태를 살피며 남파 간첩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그리고 6년 후,……

한규가 차린 흥신소는 도망간 동남아 출신 부인들을 찾아주는 곳인데, 하루는 베트남 조직 보스를 찾아달란 부탁을 받고 잠입한 현장에서 ‘우연히’ ..., 정말 ‘우연히’(???), 숨어있던 지원을 만나고, 서로 모를 것이라 생각하여 같이 일할 것은 물론 동거까지 제안한다. 한규가……

이런 걸 동상이몽이라 할까? 한규와 지원은 동시에 큰 거 한 건(?)을 생각하며 서로 미끼를 문다.

같은 생각, 다른 꿈이란 이렇다.

한규는 지원을 옆에다 두고 잘 살피면 그림자는 물론이고 간첩단 정도 적발하여 거액의 포상금을 노리는 것이었고 지원은 한규가 아직 국정원 요원이고 그가 운영하는 흥신소는 국정원의 위장 조직이니 한규를 잘만 파면 국정원의 웬만한 정보는 다 접수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사실상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끈 떨어진 간첩과 한 건 크게 노리는 전직 국정원 직원의 어색한 동거!

긴장이 ‘상황’으로 기대 됐다면 유머는 ‘송강호의 연기’로부터 기대 됐을 것이다.

그만큼 송강호의 디테일한 연기는 돋보였다. 아마 대본에 없이 즉흥으로 송강호가 짜낸 애드립성 연기도 곳곳에서 보인다.

그에 못지 않게 극을 끌어가는 강동원의 카리스마도 돋보였다.

과연 뭇 남자들의 질투심이 극에 달해 이제는 두손 두발 다 들어야 하는 지경까지 갈 정도다.

극 초반, ‘그림자’ 앞에서 선보이는 강동원의 막 춤 또한 그의 강한 카리스마와 대비되어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보이는데 한 목 하고 있다.

그런 둘이 한집에 산다.

각자 서로를 숨기며, 또 각자 서로를 지켜보며,……

한집에 산다.

어쨌든 동상이몽이지만 목적은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사실 지원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 것은 순수 공작 업무 만은 아니었다.

북에 두고 온 가족 때문이었는데 처음에 암시를 주지만 그가 그렇게 배신에의 처단을 두려워하고 북과의 끈이 떨어졌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고해 온 것도 알고 보면 가족을 탈북 시키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었고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규의 이해관계와 적절히 맞아 떨어지며 적잖은 투자(?)를 이끌어 내게 된 것이다..

반면, 시대가 아무리 지나가도 빨갱이는 다 잡아 처 넣어야 한다는 꼴통 ‘한규’는 실직 후 이혼까지 당하게 되고, 그나마 처는 딸자식을 데리고 머나먼 외국으로 떠나가 재혼까지 한다.

한규는 그래서 가끔 딸과 통화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불쌍한 가장이다. 그래서 돈으로라도 허전함을 채우려는지 가는데 마다 ‘돈, 돈’하며 챙긴다.

그러다가 모처럼 굴러 들어온 미끼(지원)를 로또라 생각하고 목돈을 주고서라도 잡아 두어 크게 한몫 잡고 일어서 실직과 결혼 실패로 구겨진 자존심을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결국 하나는 가족을 탈출 시키기 위한 동거였고 다른 하나는 탈출한 가족을 찾아가기 위한 동거였던 것이다.

 

‘오늘 저녁에 나 닭백숙 좀 만들어주라!’

각자 다른 형태지만 가족과의 이별과 해체를 겪은 그들로선 어느 정도 동질감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살벌한 긴장의 동거 기간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것은 해체된 가족의 회복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자 남과 북으로 상징되는 서로를 가족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나른한 휴일, 집을 나선 한규를 수상쩍어 하며 미행하던 지원의 핸드폰에 찍힌 한규의 문자!, ‘오늘 저녁에 나 닭백숙 좀 만들어주라!’

 

가족이 주는 미래, 가족이 주는 희망!

이데올로기가 해체된 이 시대에, 인류의 처음부터 있어왔으면서도 앞으로도 영원히 대체할 수 없는 단어이자 다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개념이 뭘까?

영화는 막바지에 이르며 암살자 ‘그림자’를 다시 불러낸다. ‘그림자’는 또 다시 ‘벌써부터 피비린내가 나는구먼’하고 되 뇌이며 영화의 앞부분을 상기 시키지만 이미 지원은 이념이나 충성이 가족을 구원 할 수 없음을 안다.

한규 또한 가족을 탈북 시키기 위한 지원의 노력을 알고부터는 그가 제일 싫어하고 비난하던 ‘빨갱이’의 가족으로서 이데올로기의 칼날 앞에 선다.

영화 ‘의형제’는 이로서 이제 남과 북 서로가 이데올로기를 다 벗어 버리고 ‘가족’의 눈으로, 만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