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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린의 문서

향린교회 희년 통일선언서

by 관리자 posted Jul 15, 2018 Views 27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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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작성일 2003-05-11

우리 향린교회는 50년 전 외세의 강요로 남북으로 갈라진 겨레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우던 1953년 5월 17일에 창립되었다. 우리 교회는 분단과 전쟁을 민족 전체의 수난으로 인식하고, ‘그리스도의 화해와 평화’만이 겨레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고 믿고 이를 간절히 염원하는 기도를 머릿돌로 삼아 출발하였다.

 

향린교회는 창립 이래로 민족과 영욕을 함께 하면서 평신도 교회, 개혁하는 교회, 통일을 지향하는 교회로 50년 역사를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런 줄기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분단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우리 향린교회 교인들은 민족사 앞에 여전히 죄인임을 고백하면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사명이 예수그리스도께서 행하신 화해 평화 통일의 복음(에페2: 14-19)을 선포하고 실천하는 데 있음을 재확인한다.

 

이에 우리 향린교인 일동은 분단체제가 낳은 분쟁ㆍ반목ㆍ증오와 이로부터 형성된 모든 제도와 질서를 거부하고, 하나님의 공의에 입각하여 자주적ㆍ민주적ㆍ평화적인 방법으로 탄생하는 통일조국을 내다보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2000년 남북 정상 회담에서 천명된 「6.15남북공동선언」이 자주ㆍ평화ㆍ통일을 이루기 위한 정당한 민족자주 선언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훼손하려는 외세의 간섭과 반통일 세력에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을 다짐하며, 「선언」의 내용을 성실하게 실천할 것을 남북 당국자들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2. 우리는 1992년 남북의 국무총리가 조인하고 쌍방 국가 원수가 비준하여 그 비준서를 교환한 바 있는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약칭: 「남북기본합의서」)를 지금이라도 마땅히 국회가 비준에 동의해서 법적 구속력을 확보해 줄 것과, 남북 관계 당국이 「남북 기본 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3.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휴전협정체제를 하루 속히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할 것과 남북간에 적극적인 군축 노력이 있기를 촉구한다. 군축을 통하여 남북은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하며, 막대한 군사비를 민족 구성원들의 복지 증진과 경제 발전에 전용하는 방도를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외국 군수산업의 강요로 이루어지는 부당한 무기 구입은 즉각 중단하여야 하며, 모든 군사 분계선은 적절한 절차를 밟아 개방하고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공용의 방도도 강구하여야 한다.

 

4.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핵무기 등 대량 살상 무기의 사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는 강대국들이 패권을 추구하기 위해서, 또는 약소국들이 자국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 핵ㆍ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보유하려는 작금의 국제 정치적 현실을 직시할 때, 이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강대국의 군사적 패권 추구를 강력히 반대하며, 군사ㆍ경제적 약소국가의 생존권을 지켜주는 국제적이고 평화적인 안전보장 조치가 하루 속히 강구되기를 촉구한다.

 

5.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현재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은 주권 상호존중의 원칙에 따라 즉시 개정되어야 한다. 현재 주한 미군 사령관의 손에 있는 전시 작전지휘권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이 돌려 받아 완전한 군사 주권을 회복하여야 한다. 나아가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됨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군사적으로 예속된 상태에서 탈피하여야 하며, 주한 미군의 철수 문제를 주체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6. 우리는 냉전의 산물인 비민주 반민족적인 헌법 조항이나 법률, 규정 등이 통일을 지향하고 준비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개폐되기를 촉구한다. 특히 냉전 악법의 전형적 잔재인 보안관찰법, 국가보안법은 즉각 철폐되어야 하며,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관계 법규를 즉각 개폐할 것을 동일하게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민주화나 통일 운동으로 복역중인 남과 북의 모든 양심수가 하루 속히 석방되기를 촉구하며, 관련 수배자들의 수배 해제를 강력히 요구한다

 

7. 남과 북은 지난 반세기 동안 각각 다른 사회체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현상 질서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점차로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통일국가를 건설하도록 해야 한다. 토지를 비롯한 재산제도나 가족관계 등 분단시대에 형성된 질서에 대해서는 서로 너그럽게 용납하고, 반세기 전에 있었던 자기 기득권을 고집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8. 남북간의 경제ㆍ문화ㆍ체육ㆍ관광 등 각종 교류협력사업은 더욱 증진되어야 한다. 북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경제적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하며, 민족 경제의 미래를 내다보는 공동 경제 개발과 협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 상호 방문과 개방의 폭을 점차적으로 확대하여 철도ㆍ항공ㆍ해로ㆍ육로 등을 이용해서 관광객과 친척들이 지정된 지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아가 문화ㆍ체육ㆍ학술 등의 국제적인 행사에 남북 단일 대표가 함께 나가는 기회를 늘려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9. 우리 시대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맡겨진 최대의 사명은 남북 동포들 사이에 가로놓인 이질감을 해소하여 화해를 촉진하고 평화 통일을 이룩하는 초석을 놓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남의 갈래갈래 분열된 교파 교회가 그대로 북에 이식되는 것을 반대하며 남의 일부 교단이 추구하고 있는 북의 옛 교회당 되찾기 계획이나 교세 확장만을 목표로 하는 선교정책에 대해 이는 ‘하나님의 선교’에 배치되므로 시정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우리는 먼저 남과 북의 교회와 그리스도인 사이에 교류와 협력이 일층 강화되기를 촉구하며 남북 교회간의 강단교류와 연합예배를 제의한다. 우리는 북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응하기 위한 우리 교회의 제반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10.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각 민족에게 자기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셨음을 믿는다. 그러므로 약소 민족 위에 군림하려는 패권주의와 강대국에 굴종하는 사대주의는 똑같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죄악이다. 이제 우리는 정치, 외교, 군사, 경제, 문화 등의 모든 분야에서 민족 자주의 정신을 되살려 모든 민족이 공생 공영하는 인류 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이바지하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북의 겨레가 겪어온 대부분의 고통이 분단 체제에서 기인되었음을 거듭 확인하고, 우리 민족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길은 ‘평화적 통일’뿐임을 재천명하며, 칠천만 겨레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길도 ‘남북 분단’의 극복에 있음을 확신한다. 이에 우리 향린교인 일동은 교회 창립 50주년에 즈음하여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원수 된 담을 헐어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의 평화로운 공동체로 살게 하려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리스도’를 따라 ‘제자의 길’을 충실히 걸어갈 것을 내외에 다시 한번 천명한다.

 

 

창립 50 주년을 맞이하며

2003년 5월 향린교회 교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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