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신 하나님, 무정한 세상에서 저희를 부르시어 향린 공동체의 벽돌 하나로 삼아주시고, 오늘 주님의 날에 함께 모일 수 있게 하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사막의 모래알같이 흩날리는 무미건조한 삶에 은총을 덧입혀주시고 성령으로 감동 감화하시어 사랑을 알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부르신 소명에 순종하는 신앙으로 공동체를 섬기기에 부족함 없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아교가 저희 안에서 배어나오게 하시어, 보혈의 뜨거운 사랑으로 그리스도의 얼굴을 닮는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생명이신 하나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가 한 몸임을 깨닫게 하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머리 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 한 지체, 한 생명이기에, 우리 이웃의 아픔에 내 몸도 공명하여 아픔을 느낄 수밖에 없음을, 이 진리를 몸소 십자가로 가르쳐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리스도 십자가의 능력에 힘입어 내 생명의 범위를 점점 넓혀가며 그리스도에까지 온전히 다다를 수 있도록, 우둔한 저희에게 지혜를 내려 주옵소서. 내 가족이 내 생명이듯, 우리 공동체가 내 생명이 되고, 고난당하는 민중의 삶이 내 생명이 되고, 기후재앙으로 신음하는 지구별이 곧 내 생명이 될 수 있도록, 주님, 저희를 채근하여 주시고 더욱 깊은 깨달음을 내려 주옵소서.

 

9월24일 기후정의행동에 몸과 마음으로 참여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인류의 편리를 위한 무한한 욕망을 돌이키며 나의 삶을 돌아보고, 기후위기로 고통당하는 이웃을 돌보며 나의 욕심을 점검할 수 있게 하옵소서. 기후정의행진을 하며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고작 나의 편리를 위해 후세대의 생명을 소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멸종의 시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우리의 파렴치함이, 이 시대의 몽매함이 행진의 발걸음을 흔들었습니다.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라”는 십자가의 진리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추가 되어 양심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주님, 이 시대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저희에게 힘을 주옵소서. 우리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인내하면서, 탄소중립을 위하여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실천할 수 있도록, 주님, 저희의 오늘의 삶을 주장하여 주옵소서.

 

정의를 심어 평화의 열매를 거두시는 하나님, 저희가 정의의 밭을 일구고 평화의 열매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여주옵소서.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기도, 더불어 공존 공생하기를 갈망하는 기도, 실종자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기를 애통하며 드리는 기도, 양심과 인권이 공평히 존중받고 소박한 삶을 더이상 빼앗기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간구하는, 도처에서 주님의 정의를 바라는 기도들이 하늘을 울리고 있습니다. 주님, 그 기도가 우리의 마음에서도 진동하고 주님의 정의를 이 땅에 실현하는 그 길을 함께 걷는 저희 되게 하옵소서. 기도의 현장에서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믿음을 더하고, 무덤 속에서 새어나오는 부활의 빛을 전하는 손으로 주님의 평화를 나눌 수 있게 하옵소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주님의 거룩하신 영으로 저희를 둘러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저희의 말과 행실이, 저희의 계획과 소망, 그리고 저희가 함께 나누는 공동의 지혜 가운데 성령께서 늘 함께하여 주시고, 저희의 쉼표와 마침표들이 주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광화문 새 교회당 건축 과정을 지켜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고비고비마다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주심을 감사합니다. 완공되기까지 지켜주시고 건축을 위하여 일선에서 노심초사 애쓰시는 주님의 일꾼들을 늘 붙들어주시고, 건축의 모든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주님께 감사하며 마침내 영광돌릴 수 있도록, 주님의 영이 우리 가운데 머물러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교회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선교사업을 계획하는 모든 일정에도 성령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또한 빕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는 저희의 부족한 손을 축복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모든 간구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