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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4년 9월 첫주(창조절 첫째 주일)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Sep 02, 2024 Views 3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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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9-01

20240901 목회기도

 

하나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가을이 왔습니다. 한 달이 넘는 열대야의 폭염을 뚫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하고 낮에는 햇살이 따가운 한반도의 전형적인 가을날로 접어들었습니다. 오곡백과가 지난 여름 넘치도록 받아들인 열기와 수분을 이제 안으로 안으로 응축해 단물을 만들어내는 계절입니다. 창조질서의 신비가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되었습니다. 이런 계절의 전환을 저희가 온몸으로 느끼며 오늘 창조절 첫째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그 질서에 겸손히 스며들어 저희도 그 세상의 일부가 되게 하시고, 그 속에서 당신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창조절을 앞두고 지구를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이 나라 어린이들의 아픈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9일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최소한의 기준에 이르지 못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호소하는 기후소송에서 그 주장이 상당부분 맞다고, 부분적이나마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제에 우리를 포함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탄소 발생을 줄이는 일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한가한 얘기가 결코 아니고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자 창조질서로 돌아가는 이 시대의 절박한 과제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저희는 기후정의를 위해 탄소를 줄이는 일이 하나님께서 주신 이 시대의 두 가지 과제, 즉 평화와 생명 가운데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 길에서 우리의 몫, 우리의 역할을 찾고자 새 예배당을 지은 뒤 탄소중립 실사팀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향린공동체도 함께 힘을 모아 생태정의 공동선언을 준비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활동들이 합력하여 당신의 선하심과 정의에 다가가고, 어린이들의 기도와 같이 지구를 더 아프지 않게 하는 작은 발걸음들이 되도록 그 길에 함께 하옵소서.

 

저희 향린에 새 목사님을 허락하신 일도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새 목사님을 맞아 향린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일에도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미래선교위원회가 준비해 온 여러 프로그램들이 새 목사님의 리더십 아래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우리 안의 다종다양한 주장과 색깔들도 서로서로 잘 섞이고 곰삭아서, 이 역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모범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가 그저 새 목회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맞을 준비를, 그리하여 새 공동체를 이룰 준비를, 그리고 다시금 새 선교사업을 추진해갈 준비를 하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당신의 지혜에 의지해 진행하고자 하오니 함께 하옵소서.

 

그리고 이 목사님을 아쉽지만 저희에게로 떠나보내는 생명사랑교회에도 함께 하셔서 그 안타까움과 부족함을 하나님께서 채워주고 위로해 주옵소서. 사람이 하는 위로가 아니라 하늘의 어루만짐으로 그 공동체에 함께 하옵소서. 그리하여 우리는 다 알 수 없사오나 하나님 보시기에 더 좋은, 더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공동체가 되도록 도와주옵소서.

 

하나님, 세상이 많이 어지럽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교육 불평등 구조에 10년 동안 도전하면서 그 시정에 애써온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실정법의 덫에 걸려 안타깝게 하차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현실의 법정에서 수용되지 않더라도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가치 있는 일의 다른 이름들 중의 하나는 시대정신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정의라고 믿습니다. 이번 조 교육감의 일을 통해 그나 우리나 힘 잃지 않게 하시고 당신의 정의를 향해 다시금 신발끈 단단히 조여매고 힘찬 걸음 걷게 하옵소서.

 

또 지난 주간에 저희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낱 사기꾼에 속아 벌거벗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임금님의 모습입니다. 주술사 천공에게 속고, 석유시추 사기꾼에게 속고, 일본 극우에 속고, 그리고 뉴라이트에게 속아서 나라의 역사와 주권과 위신을 모조리 내놓고 나라를 나락에 빠뜨리고 있는 최악의 지도자입니다. 자기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우리 조상과 우리가 피땀 흘려 되찾고 가꾼 이 나라를 일본에게 고스란히 다시 내어놓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임기가 겨우 절반 지났습니다. 그를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간 무슨 일을 더 할지 모르겠습니다.

 

50년 전, 유신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일 자체가 감옥에 가거나 사형당할 각오를 해야 했던 시절에도 한국의 교회는, 이 나라의 개신교와 가톨릭은 신앙의 양심에 따라 유신헌법 철폐하라’ ‘박정희 독재자 물러나라고 당당히 외쳤습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어놓는 한국교회의 결단이 이 나라 민주화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교회는 이 나라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우리 갈 길을 일러 주옵소서. 저희가 당신의 말씀을 기다립니다.

 

오늘 오후에는 저희가 정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엽니다. 당신의 선교를 위해 우선 내부 정비를 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백가쟁명의 의견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의견을 말하고 듣는 우리 입과 귀를 하나님께서 지키셔서, 주님 가르치신 대로 듣기는 빨리 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며, 노하기도 더디하는 시간 되게 하시고 우리가 합력하는 길을 찾아 나가게 하옵소서.

 

이제 저희의 마음을 비웁니다. 우리 빈 마음에 당신의 거룩한 영으로 함께 하셔서 이 한 시간의 예배가 신령되게 하시고, 새로운 결단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옵소서.

 

(침묵)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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