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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4년 12월 첫째 주일(대림절1) 목회기도

by 가을하늘 posted Dec 11, 2024 Views 5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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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12-01

아기로 오신 하느님, 

 

당신을 기다리는 대림절 첫 번째 주일, 반가운 얼굴을 서로 확인하며 향린의 식구들이 예배당에 모였습니다.

공간을 뛰어넘어 온라인에서도 함께 예배드립니다.

영과 진리로 드리는 이 예배를 기쁘게 받아 주옵소서.

 

역사의 하느님,

2016년 10월부터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나며 촛불 항쟁으로 불법과 무능의 국정농단 박근혜를 탄핵한 지 겨우 7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 일상의 삶에서 만나기도 힘들 정도의 무지와 무능, 무책임하고, 무속에 의존하며 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자와 그를 추종하는 한 줌도 안 되는 무리가 국민과 언론을 겁박하며 2년 반 만에 교육과 문화, 경제, 정치, 외교, 안보, 의료, 복지 등 정말 모든 분야를 망가뜨리는 걸 보고 있습니다.

피를 흘리며 쟁취했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지는 걸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뒤돌아보면,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 사태가 우리나라를 휩쓴 뒤 우리 사회는 각자도생의 사회가 됐고, 사람에 대한 평가 기준 역시 오로지 돈으로 일원화됐습니다.

사다리 위쪽으로 더 올라가고자 경쟁, 경쟁, 또 경쟁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나라의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양극화는 더 심해졌고, 노동은 부품이 되고, 청년들은 취업이 힘들고 미래가 불안해져서, 청년·중·장년·노년 어느 하나 행복한 세대가 없습니다.

변곡점을 지난 기후 위기는 이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더위와 추위, 자연재해로 생명의 위험을 느낄 정도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 보며, 이런 문제의 책임이 이 사회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저희 기성세대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의 토대를 쌓기 위한 투쟁을 소홀히 한 저희를 회개합니다.

우리 내면과 우리 자신의 일상,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며 실천하지 못한 저희를 회개합니다.

저희를 용서하옵소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살리고, 청년과 푸른이, 어린이 등 우리보다 훨씬 오래 우리나라와 이 지구를 살아갈 다음 세대에 아름다운 사회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는 것은 이 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종착점이 아니라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시하겠습니다.

2000년 전 예수님이 나사렛 회당에서 선포하신 ‘기쁜 소식’과 ‘은혜의 해’가 이 땅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71년 전 향린교회를 세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광화문 시대를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10년에 이르는 긴 내리막길을 멈추고, 향린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사랑 향린교회가, 그리고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게 하옵소서.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데 저희를 하느님의 도구로 삼아 주옵소서.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대림절,

우리 자신을 성찰하며, 우리 교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우리가 품을 넓히고, 새 교우와 함께하며, 지역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토대를 튼튼히 하여 약하고 어려운 이웃의 따뜻하고 너른 품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사회와 한반도, 지구의 미래를 깊이 살펴보며 멀리 보고 해야 할 일을 해 나가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교회에서 조금씩 나눠질 짐을 고민하는 기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평화의 하느님, 

몸과 마음이 아프거나, 입대, 학업, 직장으로 함께 예배드리지 못하는 교우들을 돌봐 주소서.

특히, 수십 년 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해 오신 신앙의 선배님들의 몸과 마음, 신앙의 건강을 지켜주옵소서.

예향과 성가대, 교회학교, 식당, 주차, 예배당 곳곳에서 봉사하는 교우들,

평일에 각기 삶의 자리에서, 고난받는 현장에서 주의 뜻을 실천하는 교우들께 하늘의 평화를 내려 주옵소서.

 

이 시간 목사님의 하늘뜻펴기를 통해 저희 가난한 마음을 채워주시고, 찬송과 기도, 각 순서를 통해 한없는 위로와 결단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제 우리의 간구를 멈추고, 당신의 음성을 기다립니다. 말씀하옵소서.

 

평화의 아기로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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