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다시 만난 세계
광장에 여전히 계신 주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서로 기대어 연대하는
타자인 우리들을 기꺼이 도우시는 주님 고맙습니다.
다음 역은 징~징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없습니다.
한 목소리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체를 외치지만
거대 야당과 여성과 성소수자와 장애인 쫒겨난 사람들 쪽방촌 사람들 재난 참사 피해자와 이주노동자들
윤석열 이후에도 노동 시간은 줄지 않고 가족과 반려동물을 돌볼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며 반도체특별법을 반대하는 노동자와
윤석열아웃 버튼을 달았다는 이유로 극우 폭력의 표적이 된 마트노동자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들 비교적 나이가 어린 동료 시민들
그리고 어딘가 일터와 삶터에서 염원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그 마음들이 외치는 이유와 간절함의 색깔과 크기가
모진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과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응원봉 만큼이나 다 다르다는 걸 깨닫게 하시니
참 고맙습니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모든 걸 싹 다 갈아치우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세상은 작은 사람들의 꾸준한 투쟁으로 한 조각씩 바뀌었다는 걸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나님 지혜를 주십시오.
주님께 집중하여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십시오.
낡은 시대는 물러가고
새로운 시대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면 이 야만과 혼돈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셔서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주십시오.
우리 세대는 승리를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앞으로 올 사람들을 위해서 이 망가진 지구에 작은 힘이나마 그들이 살아갈 터전을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과 기쁨을 주시기를 빕니다.
큰 사랑과 필요한 물질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것을 드리지 못해도
인색함으로 드리지 않게 해주십시오.
마음과 정성을 드리니
받아 주시고 주 뜻대로 써주십시오.
나부끼는 깃발
소리 없는 아우성
푯대가 되시는
청년 예수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