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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목회기도 | 김창희 |2019-02-03

by 조은화 posted Feb 10, 2019 Views 56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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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9-02-03

2019.2.3 목회기도 / 김창희 장로

 

고마우신 하나님,

저희 향린 교우들이 설 연휴의 첫머리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설은 명절이기도 하지만 오고 또 오는 세월 속에서 잠시 시간의 흐름을 끊고 지나간 일들을 되씹어 보며 다가올 세상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 때에 우리의 영혼도 한 박자 쉬며 스스로를 조용히 돌아보게 하옵소서. 나의 허물과 자랑을 모두 벗어놓고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기를 원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죄짐을 벗고 새 힘을 얻게 하옵소서.

 

고마우신 하나님,

저희는 이렇게 새해 벽두에 새 힘을 얻어서 어떻게든 세상의 완악함을 바로 잡겠다고 새삼 다짐하지만 세상은 온통 인간의 신음과 소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 아우성에 파묻혀 하나님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지요? 왜 저희의 상처를 치유하러 오시지 않는지요?

일본으로부터 정식 사과를 받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끝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지난 주 한 마리 평화의 나비가 되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할머니가 마지막 남긴 말이 일본에 대한 분노였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 분노는 언제 끝날 수 있겠습니까? 우리 하나님, 이렇게 광복 70년이 훨씬 지나도 역사의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저희가 어디에 가면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에 기대어 역사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겠습니까? 김복동 할머니의 영혼을 받으시고, 이제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남은 자들을 위로하옵소서.

또 지난 주간에는 이 정부의 한 유력한 정치인이 구속되면서 진실을 위한 긴 싸움을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왜 이 나라의 법정은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는커녕 진실에 대한 논란만 키우는 것인지요? 지난 시절 사법적 적폐의 상징이던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자 오히려 이 나라의 일부 법관들이 집단 스트라이크를 벌이고 있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 당신은 진실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 진실을 위해 인간들이 굳이 긴 싸움을 벌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 않으신지요? 이런 상황에 하나님께서는 어떤 정의의 날선 검으로 개입하시겠습니까?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깨우쳐 주옵소서.

비정규직 일터에서 일하던 외아들이 세상을 떠나자 그 어머니는 비정규직은 수만 명이 일하다 죽어나가고 있지만 해당 기업은 무재해 상을 받는 현실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이 나라에 대두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고, 그 사이에 비정규직이 일반적인 고용 형태로 자리 잡고 말았습니다. 우리 하나님, 왜 한국사회를 비정상이 정상 행세를 하도록 내버려두시는지요? 새해에는 어떤 말씀으로 이 비정규직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부축해 주시겠습니까?

 

고마우신 하나님,

이렇게 저희는 사람에게 상처 받고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하면서도 아주 가끔은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한 젊은 여성 스케이트 선수가 코치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폭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놓고서도 꿋꿋이 나아가자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같이 걷자는 말로 위로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버리려고 한 섬을 찾았던 아들을 일주일 만에 발견한 아버지는 다른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역시 같이 걷자고 하며 그 아들과 함께 걸었다고 합니다.

하나님, 저희는 당신의 동행을 희구합니다. 오늘 저희에게도 같이 걷자고 한 마디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하나님, 저희 향린은 새해를 맞아 그렇게 당신과 동행하는 가운데 저희의 헌신의 태세를 다잡고자 모든 제직들이 각 부서에 소속되어 창립정신대로 입체적 선교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새롭게 결단하는 향린에 함께 하옵소서. 세상은 신음으로 가득 찼고, 인간의 정의는 흔들리며, 촛불로 태어난 정부는 사실상 레임덕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걱정을 사고 있고, 기대를 모으던 한반도의 평화마저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럴수록 향린은 청년 예수의 깃발을 더욱 굳건히 들겠습니다. 그렇게 아파하는 곳에 다가가 선한 이웃이 되겠습니다. 우리 교우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에 올 한 해 하나님께서 동행하옵소서.

 

고마우신 하나님,

이제는 저희가 마음을 비우며 입을 닫습니다. 저희의 빈 마음을 당신의 말씀으로 채우소서.

 

(침묵)

 

하나님의 동행의 징표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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