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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종교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by 올리버 posted Dec 01, 2024 Views 1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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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11-08

"종교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누구나 한번 쯤은 물어본다. 그러나 그 물음 자체가 이미 문제를 안고 있다. 말하자면 그렇게 묻는 사람은 종교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아직 종교의 필요성이 나타나지 않으며, 자신은 종교가 절실히 요구되지 않는다는 심정을 그 물음을 통해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바로 그런 사람이야말로 종교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종교에는 있다. 그러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또한 종교의 필연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요컨대 '그 사람은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은 종교를 필요로 한다'는 모순된 관계가 바로 종교와 인간의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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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우리에게 무엇 때문에 있느냐"는 물음은 종교의 본질로 보아 잘못된 물음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종교적 요구없이 종교를 이해하려는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묻는 사람 자신의 내면에서 다른 의문이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종교란 무엇인가, 또한 무엇 때문에 있는가를 이해할 길이 없다. 즉 "우리 자신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라고 묻지 않으면 안된다. 

니시타니 게이이치 지음/정병조 옮김,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와 절대무> (대원정사, 1993. 3. 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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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성이 발달하고, 과학 문명이 고도화 되면 종교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 때가 있었다. 즉 종교는 일종의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일리가 있다. 신화적 세계관은 점점 자연과학적 방법에 의해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초자연적 실체를 상정하고 자연의 모든 이치가 그 실체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생각, 즉 종교를 사실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소박한 실재론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은 자연과학의 발달에 의해 점점 신뢰하기 어렵게 되고 만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종교를 생각하면 그러한 종교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종교의 본령은 '사실'에 있지 않다. 종교는 '의미'와 '신념'의 차원에서 작동한다. 뜻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있는가?  "신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은 종교의 본질적 물음이 아니다. 니시타니 게이이치가 말하듯 종교의 물음은 내 삶의 뜻을 진지하게 묻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자신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내 존재가, 내 삶 그 자체가 큰 의문의 대상으로 떠오를 때, 즉 자기 자신이 문제가 될 때, 바로 거기에서부터 종교의 필연성이 시작되는 것이다. 

- 향린 목회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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