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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오늘날 종교가 처한 위기

by 올리버 posted Dec 02, 2024 Views 1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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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12-02

 

오늘날 종교가 처한 위기는 단순히 우리가 신에 대한 믿음을 모조리 상실한 탓이나 특정한 교리들을 의심하게 된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더 깊은 수준에서 이 위기는 우리가 관조하는 능력을 점점 더 상실하고 있음을 환기한다. 심화하는 생산 및 소통 강제는 관조하며 오래 머무르기를 어렵게 만든다. 종교는 특별한 주의(注意, Aufmerksamkeit)를 전제한다. 말브랑슈는 그 주의를 영혼의 자연적 기도라고 칭한다. 오늘날 영혼은 기도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영혼은 자기를 생산한다. 영혼의 과도활동이야말로 종교적 경험의 상실을 초래하는 원인인다. 종교의 위기는 주의의 위기다. 

행위하기의 열정으로 가득 찬 행위하는 삶은 종교에 이르는 통로를 폐쇄한다. ~~~

귀 기울이기에 몰두하는 사람은 “온 자연” 안에서, “너른 푸름” 안에서, “에테르” 안에서, “신성한 바다” 안에서 자기를 잃는다. 반면에 자기를 생산하는 사람, 자기를 전시하는 사람은 귀 기울이는 능력과 아이 같은 수동성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없다. 영속적인 나르시시스적 자기 생산 및 자기 연출의 시대에 종교는 기반을 잃는다. 왜냐하면 몰아는 종교적 경험을 위해 근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종교에 더 해로운 것은 무신론보다 자기 생산이다. 

한병철/전대호 옮김, <관조하는 삶: 무위에 대하여>(김영사, 2024. 10. 18.) 139-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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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실천의 일치, 

말과 행동의 일치를 도모하는 종교인의 삶 안에서도

오래 머물러 성찰하기는 참으로 중요하다. 

더불어 귀 기울이는 능력, 

아이 같은 수동성, 

존재에의 특별한 주의(注意) 속에서 문득 얻게 되는 경이로움!

종교는 역시 자기 안에서든 자기 밖에서든

자기를 넘어서는 타자를 만나는 길이다. 

한병철 교수가 말하는 대로 자기 생산에만 몰두하는 자는

결국 자기 안에 빠져 죽는다. 

신성한 존재의 바다에서 자기를 잃는 것과는 다르다. 

함이 없이도 못하는 것이 없는(無爲而無不爲)

영혼의 자연적 기도 안에서 오늘 하루도 그러하게! 

- 향린 목회 29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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