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3.
마음은 어떤가?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른 채로 감정이 쌓여서 체할 때가 있다. 흔히 ‘강한 감정’을 다루려고 할 때, ‘화’의 감정이 느껴지면 행동이나 말하지 말고 일단 멈추라고 한다. 이것은 신호등 빨간불 앞에서 멈추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것은 ‘얼어붙음’과는 다른 것이다. 감정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멈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 자리를 잠깐 피하는 것, 물을 마시거나 산책하는 것 등이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침을 꼴깍 삼켜라!’였다. 침을 꼴깍 삼키는 것은 1초도 걸리지 않지만, 의식적인 그 행동이 멈출 수 있게 한다. 이 짧은 동작으로 전환이 일어난다. 전환의 시작은 멈춤이다.
평화저널 <<플랜P>> 엮음, <삶에 뿌리 내린 평화>(2024. 1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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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갈수록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한다.
문명의 진화는 인간 삶에 다양한 편리를 주지만
동시에 온갖 스트레스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여기에 기후 재앙까지, 현대는 그야말로 다중 위기의 시대다.
이런 시대일수록 자기 마음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잠언 4:23)
자기 마음을 차분히 가질 때에만
뿌리와 가지를 구분하고, 일의 끝과 시작을 분별하고,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 해야 할 것을 올바르게 선택하게 된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后, 則近道矣. 『大學』)
인간은 자기 생존을 위해
외부 자극에 자동으로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이것이 감정이다.
놀람, 분노, 짜증과 같은 감정은 스트레스 자극을 받은 지 0.2초 안에 발생한다.
그러나 이 감정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등골이 오싹하거나 머리털이 서거나 동공이 확대되고 안면의 근육이 실룩거리는 데는 1초의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상대에게 욕을 하거나 주먹을 휘두르고 행패를 부리는 데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욱하는 감정으로부터 어떠한 행동이 나오기까지의 짧은 그 순간에
나는 어떤 책임적 행동을 할 것인가?
평화활동가 여혜숙 선생님은 빨간 신호등 앞에서 멈추듯 우선 멈추라고 제안하신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켜 보라고 하신다.
하버드대 연구진들은 6초의 심호흡을 해보라고 권한다.
다중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종종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고요히 멈추어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마음을 지켜야 한다.
- 향린 목회 5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