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뜻나눔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들, 그리고 하나님

by phobbi posted Jan 02, 2025 Views 6 Replies 0
Extra Form
날짜 2025-01-02

2025. 1. 2.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들

 

1. 인간들은 곤궁 가운데서 하나님을 향하고,

도움을 청하고 행복과 먹을 것을 간구하고

질병과 죄책,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구원을 바란다.

그리스도인들이든 이방인들이든, 그들은 모두 그렇게 한다.

 

2. 인간들은 고난 가운데 계신 하나님에게로 가서,

가난하고, 천대받고, 집도 먹을 것도 없는 그를 발견하고,

, 약함, 죽음에 삼켜버린 그를 본다.

그리스도인들은 수난 가운데 있는 하나님 편에 선다.

 

3. 하나님은 곤궁 가운데 있는 모든 인간을 찾아온다.

그의 빵으로 영혼과 육신을 배불리고,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었고,

그들 모두를 용서한다.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손규태·정지련 옮김, <저항과 복종>(대한기독교서회, 2010. 10. 15.) 655-656.

 

======================================

 

본회퍼 목사는 같은 책에서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자신이 곤궁 속에 있을 때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인간이 있으며,

하나님이 곤궁 속에 계실 때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인간이 있다.”(645)

 

본회퍼의 시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들에서 1연의 인간들을 종교적 인간이라 부른다.

이들은 자신의 유한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의 해결을 위해 하나님을 찾는다.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이방인들에게도 모두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2연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그리스도인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이 곤궁 속에 계실 때도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1연에 등장하는 인간들이든, 2연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모두

3연에 등장하시는 하나님을 닮아야 한다.

본회퍼 목사가 3연을 쓴 이유이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에는 그리스도인들보다는 종교적 인간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목사들은 종교적 인간의 종교적 욕망을 적절하게 채워주며 자기 밥벌이를 한다.

이것도 필요하고 또 절실하다.

그러나 목회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거기에서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 신앙을 발견할 수 없게 된다.

한국교회가 무력해진 것은 바로 교회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본회퍼 목사는 성숙한 세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이 어때야 하는지,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자신을 세상에서 십자가로 추방하지. 하나님은 세상에서 무력하고 약하며, 오직 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돕는다네. 그리스도가 그의 전능하심이 아니라, 그의 약함, 그의 수난으로 도우신다는 것은 마태복음 8:17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네. 바로 여기에 다른 종교들과의 결정적 차이가 있지. 인간의 종교성은 인간에게 곤궁에 빠졌을 때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하는 법을 가르치지. 그것은 deus ex machina이지. 반면에 성서는 인간에게 하나님의 무력함과 수난을 지시하고 있지. 오직 고난당하는 하나님만이 도울 수 있지. 이러한 전제하에서만 앞서 말한 성인이 된 세계를 향해 나가는 발전 과정이 그릇된 신 관념을 제거하고, 이 세상에서 그의 무력함을 통해 능력과 공간을 획득하시는 성서의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준다고 할 수 있지. 여기서 세상적 해석’(die weltliche Interpretation)이 시작되어야 하지.”(같은 책, 681-682)

 

- 향린 목회 60일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