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6.
신자유주의 체제는 불안의 체제다.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떼어 내, 각자 자기 자신의 기업가가 되도록 했다. 총체적 경쟁과 늘어가는 성과 강박은 공동체를 침식시킨다. 자기애적 고립은 외로움과 불안을 낳는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도 점점 불안으로 채워진다. 실패에 대한 불안, 자신의 필요를 스스로 충족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 뒤따르지 못하거나 도태될 거라는 불안, 그러나 고루 퍼진 이러한 불안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준다.
자유롭다는 것은 곧 어떠한 강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체제에서는 반대로 자유가 강박을 일으킨다. 이 강박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온다. 성과 강박, 최적화 강박은 자유가 만들어 낸 강박이다. 자유와 강박은 한몸이다. 우리는 자유의지로 창의적이어야 하고, 높은 성과를 내야 하고, 고유해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예속시킨다.
한병철 지음/최지수 옮김, <불안사회>(다산북스, 2024. 11. 28.) 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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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교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사람들을 어떻게 불안으로 내몰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한국 사회가 불안으로 가득하게 된 것은
바로 신자유주의식 경쟁에 우리 자신을 내몰았기 때문이다.
고루 퍼진 불안이야말로 신자유주의 속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말이
참으로 가슴 아프게 들려온다.
스스로 채찍을 쥐었기에 자유를 얻은 듯한 착각 속에서
자기를 몰아붙이며 자아실현이라는 헛된 환상을 좇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 아닌가?
그래서 자꾸 피로와 우울 사이를 오가고, 불안과 외로움을 달고 사는 것이다.
그 옛날 예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자.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새번역 성경, 마태복음서 6:24, 누가복음서 16:13 참조)
예수님은 또 이렇게도 말씀하셨다.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새번역 성경, 요한복음서 8:32)
불안을 넘어서는 진정한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 향린 목회 64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