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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경청의 능력

by phobbi posted Jan 31, 2025 Views 1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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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1-31

2025. 01. 31.

 

경청에는 정치적 차원이 있다. 경청은 타인들의 현존재에 대한, 그들의 고통에 대한 행동이자 적극적인 참여다. 경청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매개하여 비로소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것을 듣지만, 타인들을 경청하고 그들의 언어와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은 갈수록 잃어버리고 있다. 오늘날에는 각자가 자기 자신, 자신의 고통, 자신의 두려움과 함께 어떤 식으로든 혼자 남아 있다. 고통은 사유화되고 개인화된다. 그래서 고통은 자격도 없이 자아와 자아의 심리를 고치겠다고 나서는 치료의 대상이 된다. 누구나 자신의 약점과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 나의 고통과 너의 고통 사이에 어떠한 연결도 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통의 사회성이 간과되고 만다.

 

한병철/이재영 옮김, <타자의 추방>(문학과 지성사, 2017. 2. 27.) 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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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회에서 정말로 필요한 능력은 경청의 능력이다.

경청은 그냥 저절로 생겨나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훈련을 통해서,

특별한 의지를 지니고, 능동적으로 자신을 비우고 열어서,

내겐 없고 나와는 다르기에 어떨 때는 심히 역겨울 수도 있을 그 무언가를

껴안아 보겠다고 하는 대단한 다짐과 결심이 필요하다.

나를 내어주고, 자기 안에서만 누리는 폐쇄적 안락함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같음에 환호하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계속 시도해 보아야 한다.

경청은 모험과 도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경청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의 공간이 생성된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그리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공명(共鳴)의 공간이 열려야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 된다.

 

교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공동체성을 지니려면

그 어느 곳보다도 들어줄 귀가 많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 신뢰(믿음)는 들음에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 향린 목회 89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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