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2. 21.
나는 어릴 적부터 좋고 싫음이 확실해서 ‘싫은 것은 싫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무리 윽박지르거나 달래더라도 굽히는 일이 없었지요. 일단 ‘싫다’고 하면 매를 맞거나 심한 욕을 듣더라도(우리 집은 체벌이 거의 없었지만) 손톱만큼도 꿈적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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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거의 얌전하고 부모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싫은 것에는 가차 없이 ‘싫다’고 대답합니다. 내가 ‘싫다’고 하면 웬만큼 싫은 것이 아니니까 한번 ‘싫다’는 말을 꺼내면 절대로 물러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 나이를 먹도록 변함없이 그렇습니다. 한 번 ‘싫다’고 한 것을 나중에 철회한 일이 내 평생에는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내 완고한 성격을 일찍부터 알고는 ‘다쓰루가 싫다고 하면 포기하는 편이 좋아’하고 어릴 때부터 아예 단념하셨습니다.
우치다 다쓰루 지음/김경원 옮김, <어떻게든 되겠지>(AK, 2023. 3. 15.),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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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도(中道)를 행하는 이와 더불어 할 수 없다면, 나는 열정적인 인간(狂者)이나 고집 센 사람(狷者)과 함께 하겠다. 열정이 넘치는 인간은 진취적이고, 고집 센 사람은 하지 않는 것만큼은 확실히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進取, 狷者有所不爲也. 『論語』 「子路」 21.)
균형을 잡으면서,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사람이 최고이겠으나,
그런 사람 만나기란 참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함께 일할 때,
열정 넘치는 사람이나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확실하게 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 향린 목회 11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