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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김남주 - 노래

by phobbi posted Feb 27, 2025 Views 1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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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2-27

2025. 02. 27.

 

노래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신경림 외 지음,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창비, 2024. 3. 29), 128-129.

[김남주, 노래, 사랑의 무기(창비시선 72, 198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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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초년 시절에 특강을 하러 오신 김남주 시인을 뵌 적이 있다.

그때 무슨 내용을 강의하셨는지 생각이 나지 않으나,

젊은 시절부터 함께 세상을 바꾸고자 현장에서 투쟁하셨던 시인의 친구 교수님이

그 특강에 마중 나와 뜨겁게 포옹하던 기억은 뚜렷하다.

 

외세든지, 기득권층이든지, 그 누구이든지

지배하려는 자에 맞서 민()이 제대로 들고일어난 사건이 동학혁명이다.

 

작은 꽃 하나 되자는 것이 모이면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된다.

오늘날은 죽창이 아니라 응원봉이 되었는데,

내란 세력과 극우 반동의 완전한 척결을 위하여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절개와 결단은 여전하고,

민중통치(Democracy)의 거센 물결은 이렇게 계속 나아간다.

 

 

 

 

- 향린 목회 11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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