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21.
북쪽에서 온 돈 많은 사업가가 배 옆에 앉아 한가로이 담뱃대나 빨고 있는 남쪽의 어부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사업가는 기겁을 했다.
“고기는 안 잡으러 가고 뭐라고 있는 거요?”
사업가가 물었다.
“오늘은 잡을 만큼 다 잡았으니까요.”
어부가 대답했다.
“잡을 만큼 잡다니, 더 잡으면 되지 않소?”
“더 잡아서 어쩌게요?”
“돈을 더 벌 수 있지 않소.”
사업가가 이렇게 대답하면서 말을 이었다.
“돈을 더 벌면 모터도 좋은 것으로 새로 갈 수 있고, 모터를 갈면 바다 멀리 좀더 나가서 고기를 더 잡을 수 있지 않겠소. 그렇게 해서 돈을 더 벌면 이번에는 나일론 그물을 사는 거요. 나일론 그물을 쓰면 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으니 돈도 더 벌 거요. 머지않아 배를 하나 더 살 수도 있고…. 원양어선까지 살 수 있을지도 모르오. 그러면 나처럼 부자가 되는 거요.”
“그러고 나서는 어쩌지요?”
“인생을 비로소 진짜 즐기는 거지요.”
“댁 눈엔 내가 지금 뭐를 하는 걸로 보이오?”
앤서니 드 멜로 지음/문은실 옮김, <바다로 간 소금인형>(보누스, 2004. 11. 22.), 19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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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많은 사람이 돈을 더 버느라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돈을 버는 대신 인생을 비로소 진짜로 즐길 수 있음에도,
돈을 번다는 이유로 진짜 인생을 놓친다.
- 향린 목회 138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