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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

by phobbi posted Mar 25, 2025 Views 1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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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3-25

2025. 03. 25.

 

우리는 정치가 자체-재생산을 못하는 무능함을 그 중심에 두고 있는 특정한 국면을 살고 있다. 게다가 대중문화의 극심한 개별화, 인구의 원자화, 소셜미디어상에서의 인종차별적 정서의 주류화가 더해진다. 이러한 전개가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의 가능성을 구성한다. 그것은 다중위기이다. 경제, 정치, 사회, 사회심리, 세계적 팬데믹 그리고 환경의 위기들이다. 우리가 직면한 그 위기들이 파시즘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 파시즘 그 자체를 해결책으로 제시하게 해준다. 비록 그것은 혼란과 파괴를 더 강화할 뿐일 해결책이지만 말이다. 생산과 문명의 한 양식인 자본주의는 물론 긴장과 갈등의 성격을 지니며, 긴장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자본주의는 전례 없는 재생력을 가지고 있지만, 체계를 추동하는 긴장이 이제는 그 기반을 위협한다. 깊은 모순들이 사회를 찢고 있으며, 명백히 현재의 상황에 맞춘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없다. 그 상황에서 파시즘은 자신이 하나의 선택지라고 스스로 나선다.

 

미켈 볼트 라스무센 지음/김시원 옮김,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한울엠플러스, 2024. 11. 15.)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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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에 불어닥친 세계화 흐름에 반동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세계화가 기업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심한 양극화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한다면서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극우 세력들이 준동하는 발판을 깔아주고 있다.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파시즘에 대해, 위의 책은 자본주의의 위기가 파시즘 재발흥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인용한 글처럼 지금 파시즘은 마치 자본주의가 지닌 모순을 해결할 것처럼 스스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지닌 복잡한 문제와 긴장과 모순, 갈등을 파시즘이 풀어낼 수는 절대로 없다.

 

저자의 말대로 지금 인류는 다중 위기 한 가운데 있다. 복잡성의 증가와 급속한 변화에서 발생하는 다중 위기를 단순한 정치적 해법이나 간단한 대응으로는 풀 길이 없다. 무한성장이라는 헛된 망상에서 비롯된 기존 자본주의의 비전과 모래 위에 또 모래성을 짓는 새로운 금융자본의 거짓과 속임수는 위기를 가속화 할 뿐이다.

 

이럴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성급함이고, 파시즘은 언제나 그런 양상을 보여왔다. 이럴 때일수록 천천히 하나씩 가장 근본적인 것부터 짚고 가야 한다.

 

지금의 파시즘이 자본주의의 모순과 위기 때문이라면, 인류의 자본주의 실험을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실험으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리라. 수축 사회, 기후재앙 속에서 우리는 후퇴학을 더 깊이 고민해 볼 때가 된 것이다. 뭘 하기보다 뭘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 향린 목회 14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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