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31.
끝으로 AI는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비물질적이면서도 물질적인 존재이며, 수천 명, 심지어 수백만 명에 달하는 개인과 기업의 행위가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주석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들부터 ChatGPT와 같은 공공 거대언어모델(LLM) 시스템을 청소하는 케냐의 수천 명의 기술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의 모든 계층에 참여하는 이들을 아우르는 생산, 운송, 노동의 글로벌 시스템의 산물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AI를 단순히 특정 기술로서만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세계적이고 정치적이며 기업적인 맥락에서 조명할 것입니다.
교황청 AI 연구 그룹 지음/매튜 J. 고데 외 3인 엮음/이성효 외 9인 옮김/곽진상·한민택 감수, <인공지능과 만남>(하상출판사, 2025. 1. 1.) 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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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연 자연과학적 방법론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러나 기후 붕괴 시대를 맞아 근대 문명은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
자연과학과 기술의 결합은 인류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으나,
자기 증식이 목표인 자본과 결탁하고, 우리 자신의 무한한 욕망과 연결되면서
우리의 삶의 터전을 망치고 말았고,
모든 피조물을 신음하게 한 것이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제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도모할 때 인류는 크게 두 가지를 깊이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자연과학과 기술의 가치중립성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치중립적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과학의 발견과 발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
모든 생명체의 상생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환원주의적 방식만이 아니라 반드시 종합적 고려를 해야 한다.
둘째는 자연과학적 발견과 발명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인류는 모든 기술발전과 실험과 시도에 있어 윤리적 고려를 가장 우선해야 한다.
윤리학이 제일철학이 되어야 한다는 레비나스의 말처럼,
모든 실험과 발명과 기술의 발전은 지구 생명체를 고려하는 윤리를 반드시 지녀야 한다.
무한한 발전이 아니라 적절한 발전, 적정 기술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과학적 발명과 기술 발전을 기업의 대표나 정치인, 과학자에게만 맡겨선 안된다.
시민 전체 사회의 폭넓은 숙고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을 놓치면 결국 우리는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멸망하게 될 것이다.
- 향린 목회 148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