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4. 23.
정직한 비평적 해석에는 적어도 다섯 가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해석자가 텍스트에 접근하면서 가지고 오는 전제와 사전 관심사들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 성서 해석의 경우 이러한 것에는 해석자의 신앙 공동체가 직면한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도전뿐 아니라 그 이웃들이 직면한 도전도 포함된다. 여기에는 해석자의 신학적 이해 역시 포함되며, 그 이해는 부분적으로 그의 신앙 전통이 여러 세기와 여러 천년에 걸쳐 지금 다루고 있는 본문과 다른 본문들을 어떻게 읽었는지로부터 나온다.
현재 문맥에서 해석과 가장 관련성이 있는 문헌 자료(주어진 본문과 그것과 비교할 만한 다른 본문들이 지닌 특징)를 규명하는 것. 과거와 현재의 다른 독자들의 해석과, 어떤 증거가 가장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판단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문이 기록된 배경이 될 수 있는 사회적, 역사적 요소를 규명하는 것. 많은 또는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문헌적 증거를 넘어서기 때문에, 추측과 역사적 재구성이 포함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해석자가 문헌적, 역사적 자료에서 어떻게 추론과 결론을 끌어내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제공하는 것. 이는 자료에서 해석으로 넘어가는 해석학(hermeneutics)의 작업이다. 1항에서 언급했듯 이 일에는 철학적이고도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신학적인 전제와 신념을 적용하는 것이 포함된다. 해석자는 이러한 전제와 신념을 이해 또는 공유하지 못하거나 중시하지 않는 대화 상대편에게 그것을 명확히 표현할 준비를 해야 하고, 자신의 이해가 이에 근거한 하나의 선택이며 더 나아가 선택일 뿐임을 인정해야 한다.
지속적 수정에 열려 있는 것. 해석자 자신의 추가 작업, 타인의 도전, 변화하는 현대적 관심사의 풍경이 새로운 문제와 통찰을 드러낼 수 있다.
이 목록이 암시하듯 텍스트의 비평적 해석은 잠정적이며,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작업이다.
엘런 F. 데이비스 지음/노종문 옮김, <히브리 성서를 열다>(복 있는 사람, 2025. 2.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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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넘어서고자 한다면,
최소한 교인 전체가 데이비스 교수가 말하는 정직한 비평적 해석의 눈으로
성경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교인들 이전에 목사들이 그래야 하는데,
아직도 한참 먼 것 같다.
데이비스 교수가 말하는 비평적 해석은,
① 해석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 ② 해석되는 문헌에 대한 깊고 넓은 연구, ③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이어 얻은 깨달음에 대한 정직하고도 논리적인 설명, ④ 마지막으로 언제나 그 이상을 보여주는 상징의 넘쳐흐르는 뜻에 대한 존중과 열린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런 자세로 성경을 읽는 교인들이 많아져야 하고,
말씀에 대한 열망을 지닌 교인들은
진지하게 성경을 대하는 목사를 찾아서 교회를 바꾸어야 한다.
교리를 하나님처럼 모시고,
문자에 얽매여 영혼을 죽이는(고후 3:6) 이들에게서 빨리 벗어나시라.
- 향린 목회 17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