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년 8월 16일(금) 제17호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35길 49-12,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17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8월 11일 희남 원례회가 열렸습니다. 김영천 집사님을 비롯하여 7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영일 집사님의 기도로 월례회가 시작되었고, 철공소 수련회 관계로 불참하신 회원님들이 많아서 8.24-25 희남 수련회 때 생일자 축하파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안건 논의 결과, 희남 수련회 일정을 8.23(금)-24(토)에서 8.24(토)-25(일)로 조정했습니다. 천지체험농장(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김종일 회장이 운영하는 농장)으로 8월 24일 오후 6시까지 오시면 되겠습니다. 참가비는 1인당 3만원으로 결정하였고, 2식과 뒷풀이 비용으로 사용합니다.
프로그램은 8.24(토) 18시 농장 집결 및 농장 체험, 19시 저녁식사, 20시 교회 현안 공유 및 토론, 21시 휴식, 22시 친목 프로그램 및 뒷풀이, 8.25(일) 7시 기상 및 산책, 8시 아침식사, 9시 운길산 산행, 12시 하산 및 점심식사로 확정하고 시간이 되는 회원들께서는 농장에 일찍 도착하여 농장 일을 돕기로 했습니다.
8.25(일) 13:30, 평화소모임, ‘중일·한일 무역전쟁’(강사 : 강정구 교우)을 공지했습니다.
9월 월례회(9/8, 예배직후, 김 목사님 방) 공지 후 주기도문으로 월례회를 마쳤습니다.
2. 성경 한 구절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 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운다. 지혜로운 사람의 혀는 좋은 지식을 베풀지만, 미련한 사람의 입은 어리석은 말만 쏟아낸다.”(잠언 15:1-2)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광화문광장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열기와 ‘박근혜 석방, 문재인 퇴진’을 외치는 소위 태극기부대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곳곳에서 두 진영 간 다툼과 갈등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거친 욕설과 고함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이 초래한 비극이자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그들의 다툼과 갈등을 가까이 가서 보았습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나이 지긋한 어른이 통일행사에 참여한 노동자와 시민들을 바라보며 “빨갱이 새끼들, 모두 다 죽여야 돼” 거친 말을 뱉었습니다. 이에 8.15 통일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뭐라고 이 새끼야, 늙으려면 곱게 늙어. 어디 와서 행패야”하고 받으면서 다툼이 커졌습니다. 이쯤 되면 이판사판 막가자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장자에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라는 말입니다. 저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8.15 통일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더 느끼고 있습니다. 분단이 지정학적으로 남북을 갈라놓았고, 남쪽에서는 지역과 계급계층, 세대 간 갈등까지 만들었습니다.
통일의 3대 원칙은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입니다.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민족의 힘으로, 평화적 방법으로, 지역과 계급계층을 뛰어 넘어 민족의 대단결을 도모하는 방향에서 통일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대에게 빨갱이라고 낙인을 찍거나, 곱게 늙으라고 맞대응을 하는 것으로는 평화통일은 불가능합니다.
3. 세상만사
북한이 '새 무기' 시험사격 사진을 8월 17일 공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런 무기 개발이 한미 당국의 합동군사연습 등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한 방어차원의 대응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많이 들어왔던 주장입니다. 한미당국도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방어적 차원의 훈련이라고 50년 동안 일관되게 주장을 해왔습니다.
8월 17일, 조선중앙통신은 ‘전쟁 시연회로 얻을 것은 값비싼 대가뿐이다’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제거를 위한 정답은 오직 위력한 물리적 수단의 부단한 개발과 실전 배비(배치)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통신은 “우리의 경고와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남조선당국과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행하고 있다”며 “앞에서는 대화에 대하여 곧잘 외워대고 뒤돌아 앉아서는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이 바로 미국과 남조선당국”이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앙통신은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때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주장하며 “일방은 공약을 줘버려도 되고 우리만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남북미 당국자에게 권고합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 6.12 싱가포르선언, 9.19 평양선언, 2019년 6.30 남북미정상 판문점회동에서 약속했던 선언을 진정성을 가지고 이행하십시오. 그 길만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여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남북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병행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미국은 북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북도 이에 상응하여 완전한 비핵화과정에 들어갈 것입니다.
“평화는 무기로 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에 대한 신뢰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4. 오늘 이야기
8월 11일 평화통일주일을 맞아 평신도 하늘 뜻 펴기를 했습니다. ‘믿음으로 열어가는 평화’란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마가 1:15)
이 말씀이 저에게 평화통일의 때(Kairos)가 가까이 왔으니, 전향적인 삶을 살기 위해 회개(Metanoia)하고, 평화통일의 복음(Euaggelion)을 믿으라고 촉구합니다.(중략)
분단의 질곡은 저의 삶의 궤적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유아기를 미군기지 주변에서 보냈습니다. 만취한 미군이 양색시라 불리는 여성을 잔인하게 폭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미군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제가 즐겨 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동무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라는 노래가 어느 날 갑자기 음악책에서 사라지는 동심의 아픔도 겪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하루 만에 국민교육헌장을 다 암기해서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에 연단에 올라가 암송하고 옥수수 빵 10개를 받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이 분단을 이용한 장기집권을 위해서 어린 동심마저 파괴했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기구에 실려 남쪽으로 내려온다는 북의 삐라를 주워 동생들의 학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 옥상에서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매 학년마다 열리는 반공웅변대회에 나가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담임선생님과의 면담을 피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교련선생님의 무자비한 폭행에 분노하여 폭력교사 퇴출 데모에 주동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교장과 폭력교사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지만, 학교로부터 요주의학생이란 낙인이 찍히기도 했습니다.(나머지는 다음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