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년 8월 30일(금) 제18호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727번길 84,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18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8.23(금)-24(토), 천지체험농장에서 희남 수련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멋진 농장을 둘러보면서 자연과 인간의 물아일체(物我一體)를 경험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계획했지만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신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휴식 후 교회이전 관련 의견을 수렴하였고, ‘배구게임’을 통해 희남 회원들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승부욕을 보면서 ‘인간이 본능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체감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수종사까지 갔으나 일출을 못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침식사 후 약식예배를 통해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의 경이로움을 맘껏 향유했습니다.
9월 희남 월례회는 9월 8일 예배직후 김희헌 목사님 방에서 열립니다.
2. 성경 한 구절
“그러므로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고·전 10:31)
향린교우님들께 고백합니다.
희남 회원들은 남양주 운길산 밑 천지체험농장에서 1박2일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닭도리탕과 콩나물국, 된장찌개로 식사를 했고, 솔순주, 은행주, 당귀주로 반주를 했습니다. 뒷풀이 때는 훈제오리와 목살로 안주 삼아 김정미 집사님이 제공한 양주로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교회 현안인 이전문제를 가지고 논의할 때는 깊은 고민과 함께 열띤 논의를 했으며 공동체 시간에는 ‘배구게임’을 통해 승부욕에 눈이 멀어 잠시 이성을 잃기도 했습니다. 패배에 결정적 기여를 한 팀 성원이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원망의 시선이나 불평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고 포용하는 너그러움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인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패배한 팀은 벌칙으로 설거지를 하면서 “왜 게임에서 졌을까?” 성찰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수종사 일출을 보기 위해 가파른 산을 오르기도 했고, 일출을 못봤지만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오묘함을 느끼며 잠시 묵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천지체험농장으로 돌아와 경건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함용호 집사님의 기도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은혜로웠고, 각자 마태복음 산상수훈을 교독하면서 말씀이 육신이 되었던 경험을 나누는 사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후 두물머리 세미원으로 이동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경의를 표하였습니다. 희남 회원들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했음을 쑥스럽게 고백합니다.
3. 세상만사
한일군사정보보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연일 미국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8월 28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한일 양측에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갈등 국면에서 일본 정부를 향한 미국 정부의 실망감 표명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25-26일 해군이 실시한 독도방어 훈련(영토수호 훈련)에 대해서도 “비생산적이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의 원인을 한국 정부로 돌리는 뉴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발언들이 한일 관계를 되레 어렵게 하고 한미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외교적 부담에도 8월 28일 해리스 미 대사를 불러 “공개적인 실망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외교부는 미 대사와의 만남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하면 물밑 조율로 입장차를 좁혀왔던 관례”에 비추어 이례적입니다. 우리 정부의 한일갈등문제의 단호한 대처의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소미아 연장 요구는 물론 주권 행위인 독도방어 훈련 까지 미국이 문제를 삼자 작심하고 우리 정부가 나선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철저히 미국 국익의 관점에서 한일갈등을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거나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강제징용(역사)과 수출규제(경제)는 한일 간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반면 지소미아(안보)는 한미일 안보협력과 동북아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하여 국익 훼손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일갈등은 과거사(강제징용)와 경제(수출규제), 안보(지소미아) 등의 문제가 인과관계로 진행돼온 것으로 분리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한미동맹이 아무리 중요해도 대한민국의 국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우선할 수 없는 것이 국가운영의 원칙입니다.
4. 오늘 이야기
8월 11일 평화통일주일에 ‘믿음으로 열어가는 평화’란 주제로 발표한 평신도 하늘 뜻 펴기 나머지 내용을 게재합니다.
“대학 입학 후 20여일 만에 학교까지 중앙정보부 요원이 찾아와 교회 청년회 회지를 내보이며 “‘기독청년이 바라본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특집기사를 누가 썼느냐, 배후가 누구냐?”라고 닦달과 협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인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아 호국단 폐지하고 학생회 부활에 앞장을 섰습니다. 직선제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선출되어 데모대를 이끌었고, 5.17 계엄령 후 6개월 도피생활을 했습니다. 수배 중 대학선배로부터 광주항쟁 테이프를 전달받아 보면서 분노와 좌절에 몸서리쳤던 기억이 저에게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중략)
향린 교우 여러분!
‘몸의 중심은 아픈 곳이고 세상의 중심은 울부짖는 곳’이라 했는데, 여러분의 몸과 마음은 어디가 아프십니까? 한반도 곳곳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우리 겨레의 고통이 어디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분단의 질곡이 저의 삶의 궤적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우리 민족의 운명에도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분단은 우리 민족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약소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는 마음을 가지시면 안 됩니다. 개인의 삶과 운명의 주인은 당사자이듯, 민족의 운명도 우리 민족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역사발전의 순리입니다.
반역과 분단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아직도 치욕스럽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복음은 ‘평화통일’이라고 믿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처럼 “벽을 문으로 알고 걷어차”면서 “통일은 됐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이야말로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중략)
‘그대 오르는 부활의 언덕위로 우리 함께 오르리’ (‘그대 오르는 언덕’, 류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