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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로 알았는데 독립운동가, 경주 이 부자 후손의 눈물

by 통일둥이 posted Sep 06, 2019 Views 1869 Replies 0

 

친일파로 알았는데 독립운동가, 경주 이 부자 후손의 눈물

 

[인터뷰]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상철 상임고문 "백부는 대한광복회 간부... 내가 오해했다"

19.08.20 13:32l최종 업데이트 19.08.20 15:23l조호진(mindle21)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상철 상임고문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상철 상임고문

조호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62524

 

 

 

"저는 부끄럽게도 친일파의 후예입니다."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상철(85) 상임고문은 8년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만석꾼이었던 백부(伯父, 큰아버지)의 친일 행위를 고백한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며 살아온 그에게 백부는 부끄러운 부자이자 반면교사 대상이었다. 그는 백부의 친일 행위를 이렇게 밝혔다.

 

"일본 경찰이 '지서'(支署, 현재의 경찰 지구대)를 짓도록 땅을 헌납하고 돈을 기부해서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일반 조선 사람들은 밀주(密酒)하다 걸리면 곤욕을 치루는 반면 일제로부터 특혜를 받은 백부는 아무렇지 않게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셨습니다. 가산과 목숨을 바쳐 독립투쟁 하는 부자도 있었는데 백부는 친일로 각종 특혜를 누렸습니다." (관련 기사: 칠순 운동가 "애매한 시민운동은 때려치워!")

 

() 운동가가 가문의 수치를 밝힌 것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백부 이복우(1888~1947)는 경주에서 교촌 최 부자 다음으로 큰 부자였다. 당시 전통은 장자 승계였기 때문에 백부가 가문의 재산을 상속받았고 셋째였던 이 상임고문의 부친은 물려받지 못했다.

 

경주 이 부잣집 자손이란 말이 무색하게도 그는 중학교 때부터 고학을 하면서 대학을 어렵게 마쳤다. 그는 "가문이 몰락하기 전에는 교촌 최 부자보다 집이 더 많았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다"면서 "가문이 몰락한 이후 고향을 떠나 살았고 쓰라린 기억 때문에 고향을 찾기 싫었다. 백부가 친일과 향락생활로 가문의 재산을 탕진했다는 생각을 하면 원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CEO 출신의 시민운동가인 이 상임고문은 재벌그룹의 전무이사와 중소기업 CEO를 하다 한 대학의 사학비리를 목격하고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다. A대학의 사무처장이었던 그는 자신을 채용한 설립자가 대학 법인 재산을 유용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자 즉각 사직하고 고발했다. 그는 지나칠 정도로 꼿꼿하다. 백부처럼 살지 말아야한다고 다짐하면서 가문의 친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참회했던 것이다.

 

만석꾼 백부의 두 얼굴

 

친일파 행세로 일제를 속이면서 독립운동에 군자금을 댄 '대한광복회' 핵심 간부 이복우.

 

친일파 행세로 일제를 속이면서 독립운동에 군자금을 댄 "대한광복회" 핵심 간부 이복우.

 

이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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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의 독립운동은 <역사저널 그날>이란 방송 프로그램과 '박상진의사추모사업회'가 보내준 독립운동 포상신청 자료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고향을 떠난 이후 고생이 심했는데 이 모든 원인이 백부 때문이란 생각에 백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잊고 지냈습니다. 친일파와 독립운동가의 두 얼굴로 살아야 했던 백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원망만 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습니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형님(이복우)이 독립운동을 하다 옥에 갇혀 고생하시는데 우리만 편하게 지낼 수가 있느냐'라고 말씀하셨는데 까마득히 잊고 지냈습니다. 백부는 1947년 옥고 후유증으로 돌아가시고 백부의 아들 6형제 중 3형제가 20세 전후에 질병 등으로 사망하면서 가세가 기울어졌습니다. 가문이 몰락하면서 백부를 친일파로 오해한 측면이 있습니다."

 

총사령관 박상진 의사 생가에 세워진 대한광복회 조직도에 이복우의 독립운동 사실이 새겨져 있다.

 

 

총사령관 박상진 의사 생가에 세워진 대한광복회 조직도에 이복우의 독립운동 사실이 새겨져 있다.

박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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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역사저널 그날>에서도 이복우의 독립운동 사실이 밝혀졌다.

 

KBS <역사저널 그날>에서도 이복우의 독립운동 사실이 밝혀졌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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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임고문은 백부의 독립운동을 방송과 '박상진의사추모사업회'가 제공한 자료를 통해 확신하게 됐다. KBS-TV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10일 대한광복회(大韓光復會)와 총사령관 고헌(固軒) 박상진(1884~1921) 의사에 대해 방송하면서 이 상임고문의 백부 이복우가 광복회의 핵심 간부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시 북구 송정동에 위치한 박상진 생가에 세워진 대한광복회 조직도에서 백부가 '사업총괄'이란 직책을 맡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 상임고문은 백부의 판결문을 비롯한 독립운동 자료를 찾기 위해 국가기록원과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다녔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는 "관계자들에게 판결문 등이 왜 없느냐고 물어보았더니 '6.25 전쟁 등으로 자료가 소실된 경우도 있고 전산처리 과정에서 누락되는 등의 이유로 사라진 자료도 적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백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진즉에 밝히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백부에게 용서를 빌었다.

 

"백부를 기생집이나 드나드는 한량으로 알았습니다. 대구 기생집에 놀러갔다가 경주까지 인력거나 택시를 타고 오기도 했는데 그것은 고등계 형사들이 백부를 감시했기 때문에 일제의 눈을 속이기 위함이었고, 사실은 '대한광복회'(총사령관 박상진) 핵심 간부로 참여하면서 가문의 재산을 독립운동 군자금으로 헌납한 사실을 이제야 확인했습니다. 백부에게 친일파란 누명을 씌운 것만 같아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늘에 계신 백부께 용서를 빕니다."

 

세 부자(富者)의 독립운동... 백부는 대한광복회 간부

 

광복7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로 만들어진 박상진의 표지

 

광복7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로 만들어진 박상진의 표지

울산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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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최고 부자인 교촌 최부잣집 재산은 만석이 넘었고, 그다음 부자인 우리 가문은 만석에 가까웠고, 대한제국 최초의 판사였던 박상진 의사 가문은 8천석 부자였습니다. '대한광복회'를 만든 박 의사는 12대 만석꾼이던 최준에겐 재무부장을, 백부에겐 사업총괄을 맡겼습니다. 독립운동으로 의기투합한 세 가문은 친인척이었습니다. 박 의사는 경주 최부잣집 사위였고 백부에게 박 의사는 외 육촌 매부이고, 백부에게 최준은 외 육촌 형이었습니다."

 

대한광복회(大韓光復會)는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 평안도, 경상도, 함경도, 전라도, 황해도 등 국내 8개도와 만주 단동과 봉천 등의 해외 조직을 둔 무장독립운동단체다. 독립운동과 독립군 양성을 위한 군자금 마련을 위해 일제의 세금 마차와 일본인 광산을 습격하고 친일파들을 처단했다. 청산리전투의 김좌진 장군은 대한광복회 부사령관으로 만주 지역 책임자였다.

 

박상진 의사는 대한제국 최초의 판사시험에 합격했으나 일제 앞잡이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망국의 상황에서 부임을 거부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무장혁명노선을 표방하면서 비밀·폭동·암살·명령 등의 투쟁 강령을 만들어 친일 부호와 악덕 관리들을 처단하면서 민족반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고헌은 1918년 일경에 피체돼 1921년 대구교도소에서 순국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백부는 박상진 의사의 최측근으로 활동했습니다. 백부가 박 의사와 단둘이 만주에 간 기록이 있는데, 그것은 백부가 보낸 군자금이 독립운동에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군자금을 계속 대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에 최 부잣집 경주 고택에서 최준 선생이 독립운동 자금을 조성했던 자료가 발견되면서 독립운동 사실을 뒷받침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백부는 자료를 남기지 않은 것 같고, 가문의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서 백부의 독립운동이 사라진 측면이 있습니다."

 

'박상진의사추모사업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복우는 육촌 매부로 네 살 연상인 고헌의 영향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이복우는 1915년 결성된 대한광복회 본부 조직에서 사무와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민족반역자 처단 등의 전략을 수립, 국내·해외 조직에 지시하고 전달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1918년 고헌이 일경에 붙잡히고 조직원들이 투옥되자 이복우는 만주 등지에서 4년간 피신 생활을 하다가, 1921년 경주로 돌아와서 최준과 경주상회를 설립한 뒤 사장을 맡아 군자금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이시영 부통령이 밝힌 백부의 독립운동 "임정에도 거금을 보내주었다"

 

 

이시영 부통령의 경주 '덕봉고택' 방문 기념사진이다. 맨앞 의자에 앉은 사람이 이시영 부통령이고 붉은 원안의 갓을 쓴 사람이 이상철 상임고문의 조부이고 옆의 붉은 원안 청소년이 중학생이던 이상철 상임고문이다.

이시영 부통령의 경주 "덕봉고택" 방문 기념사진이다. 맨앞 의자에 앉은 사람이 이시영 부통령이고 붉은 원안의 갓을 쓴 사람이 이상철 상임고문의 조부이고 옆의 붉은 원안 청소년이 중학생이던 이상철 상임고문이다.

이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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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사추모사업회가 보내준 백부의 독립운동 포상신청 자료 중에서 이시영 부통령이 19514월에 '덕봉고택'을 방문하고 기념 촬영한 사진이 있는데 거기서 중학교 2학년이던 저의 모습과 도포에 갓을 쓴 조부(이종문)의 모습을 보면서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덕봉고택에서 45일간 머문 이 부통령이 조부에게 '큰아드님(이복우)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거금의 군자금을 보내주었다'면서 감사인사를 했다는 사실을 잊고 지냈던 것입니다. 박상진 의사는 가산과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하셨고 경주 최 부자는 가산으로 대학을 세웠는데, 백부는 기생집이나 드나들면서 집안을 망하게 했다고 생각하며 백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망각한 것 같습니다."

 

경주의 덕봉고택을 방문한 이시영 부통령이 이 상임고문의 조부에게 큰아들 이복우가 '대한민국임시정부'에도 군자금을 보낸 사실을 밝히면서 감사인사를 했다는 것. 독립운동가 성재(省齋) 이시영 부통령이 '덕봉고택'을 방문한 것은 이승만 정권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문제와 이로 인한 심란함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성재는 덕봉고택을 다녀간 한 달 후, 부통령에서 사임했다.

 

1948년 초대 부통령에 당선된 성재는 이승만 대통령의 전횡에 반대하면서 195159일 국정혼란과 사회부패에 책임을 통감한다는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통령직을 사임했다. '덕봉고택'은 이 상임고문의 8대조인 덕봉(德峰) 이진택(17381805)의 호를 딴 고택으로 사헌부 장령까지 지낸 덕봉은 노비들의 해방에 앞장선 개혁파였다.

 

당시 중학생이던 이 상임고문은 성재가 머물던 방 청소와 손님 안내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경북지사와 경주군수 등의 기관장이 이 부통령에게 문안인사 차 덕봉고택을 방문했는데 내가 안내했다"면서 뒤늦게 떠올린 당시 성재와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백부를 추억하면서 말끝을 잇지 못했다.

 

"이 부통령께서 '몇 살이냐?'고 물어보셔서 열다섯이라고 했더니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열다섯이면 천하를 다스릴 나이다. 반드시 뜻을 세워서 이 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인물이 되어라!'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독립운동에 묵묵히 헌신한 백부의 진실을 외면한 과오를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릴 적에 뵀던 백부는 기품이 넘치고 정도 많으신 어르신이었는데 왜 그런(친일파로) 오해를 했는지."

 

"보수 세력은 대한광복회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이상철(왼쪽 첫번째) 상임고문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고문 옆 사람은 강정구 교수다.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이상철(왼쪽 첫번째) 상임고문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고문 옆 사람은 강정구 교수다.

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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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에 사는 이 상임고문은 지난 15일 비가 내리는데도 노구를 이끌고 광화문을 찾았다. 광화문을 찾은 이유는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빗줄기 속에서도 아베 정권과 극우세력을 규탄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더욱더 뜨겁게 하자고 외쳤다. 일본제국주의가 가문을 몰락하게 만들었는데, 경제보복으로 또 다시 한국을 괴롭히려 하는 일본을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다.

 

이 상임고문의 여든다섯의 노령이지만 피는 열혈 청년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권력을 동원한 부패사학과의 싸움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히는 고초까지 겪었다. 하지만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대신 비타협적으로 철두철미하게 싸운다. 비리·분쟁사학 개혁에 앞장섰던 이 상임고문은 요즘 자신이 사는 지방자치단체와 토호세력의 부정부패 청산에 열을 다하고 있다.

 

그는 헬스클럽을 다닌다. 건강하지 못하면 불의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기자에게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는 힘이 부친다"면서도 "군포에 나쁜 사람이 있어서 고발할 계획이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어쩌면 '부정부패 척결투쟁'이 그의 건강 비결인 듯도 하다. 그는 "이 싸움을 끝으로 가문의 역사 찾기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백부를 친일파로 오해한 잘못도 있고 박상진 의사의 독립운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도 있고 해서, 백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밝히는 일과 대한광복회를 올바로 알리고 기리는 일에 나름의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민족반역자를 가차 없이 처단한 대한광복회와 백부의 독립운동을 올바로 기리기 위해선 박 의사의 고향 울산과 백부의 고향 경주가 '보수 꼴통'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박상진 총사령과 백부는 공안 검사 출신을 비롯한 보수 세력이 대한광복회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척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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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한광복회, #친일파, #독립운동, #이복우,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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