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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동창회 81] 처녀딸들의 윤간과 근친상간을 용납하는 성서는 “동성애 혐오”를 정당화할 수 없다!

by 최성철 posted Jul 29, 2020 Views 1605 Replies 0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성서근본주의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용하는 성서 구절들은 소돔 고모라의 이야기이다. 특히 교회 내부에서 소돔 사람이란 말은 단순히 소돔 성의 시민을 뜻하기 보다 동성끼리 성행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소돔짓”(sodomy)이란 말은 바로 그런 행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구약성서의 소돔 이야기(창세기 19:4-5, 6-8)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는 신자들이 성서를 악용하는 사례이다. 소돔 이야기동성애자들과 혹은 그렇게 추정되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여러 세기 동안 인용된 성서구절이다. 교회 논쟁에서 동성애자용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항상 소돔 고모라 이야기를 열심히 인용하면서도, 사실상 그들은 이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신중하게 읽지 않았다. 따라서 반대자들의 논쟁은 합리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이성적인 편견과 신경질적인 혐오동성애 문제를 다룬다. 소돔과 고모라는 실제로 존재했던 도시였는지 확실하지 않으며, 이 이야기는 성서저자들이 창작한 신화였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창세기의 핵심은 동성애 문제가 아니다.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신자들이 동성애를 저주하는데 인용하는 성서구절은 대략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창세기(18:1 – 19:38), 레위기(18:22, 20:13), 로마서(1:27), 고린도전서 6:9~10), 디모데전서(1:10), 히브리서(13:4). 그중 소돔고모라에 대한 이야기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신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인용하는 구절이다. 또한 이 이야기에서 소돔을 향해 뒤돌아본 의 아내 이야기는 여성의 어리석음과 나약한 믿음을 비아냥하면서 성차별을 은밀하게 거론하는 보수적인 목사들이 종종 인용하는 구절이다.

 

과 롯의 두 처녀딸들만이 돔을 무사히 빠져나온 다음, 창세기 19장 후반부에 가면 과 두 딸간의 근친상간이 일어난다. 큰 딸과 관계해서 낳은 아기로부터 모압 자손이 나왔고, 작은 딸과 관계해서 낳은 아기로부터 암몬자손이 나왔다는 것 까지가 의 이야기의 전부이다. 그리고 20장으로 넘어가면서 아브라함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고, 21장에 가서 이삭이 태어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창세기는 아브라함-이삭-야곱-요셉으로 4대에 걸쳐 이어지는 아브라함 가계의 이야기이고, 이 혈통은 다윗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예수로 이어지는 그리스도교의 주류 역사를 담당하게 된다. 그 가운데서 의 이야기 즉 을 거론하면서 등장하는 소돔 고모라 이야기는 느닷없이 삽입된 이야기다. 성서학자들의 성서비평에 따르면, 의 이야기는 21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이삭으로 이어지는 유대주류 혈통의 순수성을 돋보이기 위한 둘러리였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의 주변 부족들과의 갈등과 긴장의 관계 속에서 이방신을 섬기는 모압 암몬이 두 딸과 근친상간을 한 의 후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로 의 이야기와 그와 연관된 소돔 고모라 이야기가 삽입되었다. 또한 다음 장에 계속되는 이삭의 탄생을 돋보이기 위한 문학적 배열이었다.

 

성서신중하게 다시 새롭게 읽으면, 소돔 고모라의 이야기의 핵심은 동성애 혐오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보수적인 신자들은 소돔과 고모라를 생각할 때 마다 쉽게 동성애를 떠올린다. 그러나 소돔과 고모라에서 벌어졌던 죄악들동성애가 아니었다. 이 이야기에서 하나님이 동성애 때문에 유황과 불로 소돔고모라를 멸망시킨 것이 아니었다. 성서를 신중하게 읽으면, 소돔과 고모라에서 일어났던 죄악이 무엇이었는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신자들에게 소돔동성애를 범한 형벌과 심판과 저주의 도시로 각인되어 있다. 소돔에서 유래한 “소돔짓”(sodomy)이라는 말은 이성 혹은 동성 간 성적교제에서 승낙없이 강제로, 특히 항문성교로 강간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것은 원초적인 성서의 메시지가 아니며, 후대에 형성된 동성애에 대한 편견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한 비성서적인 창작품이다. 왜냐하면 성서의 기록들에서, 예를 들어, 예수와 구약시대 예언자들이 소돔 혹은 소돔과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할 때 동성애와 관련된 를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에스겔(16:49-50)에 기록된 소돔는 엄청난 부와 안락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과 나누지 않은 것이다. 이사야(1:10-17)에서도 소돔과 고모라의 죄는 억압받는 사람들, 고아와 과부같이 힘없는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을 보살피는 정의를 실현하지 않은 것이다. 예레미야 애가(4:4)에서 소돔의 죄는  “젖먹이들이 목말라서 혀가 입천장에 붙고, 어린 것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하여도 한 술 떠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성서적으로 소돔동성애가 아니라, 약자의 편에 서지 않은 것이다. 예수도 소돔과 롯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동성애는 염두에 두지도 않았고,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렇듯 성서소돔고모라 이야기를 거론할 때 성서문자근본주의 신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동성애 혐오를 취급하지도,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소돔과 고모라가 저질렀던 죄악은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살피고 환대하고, 이웃들과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베풀라는 율법을 어기고, 두 나그네를 환대하기는 커녕 박해하려고 했던 것이고, 집으로 늑달같이 달려온 동네 남자들과의 거래를 위해 두 처녀딸들이 윤간을 당하도록 내어주려 했던 것이다(창세기 19:8). 소돔 고모라죄악동성애의 문제가 아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죄악은 약자여성에 대한 차별의 문제였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인용하고, 성서를 왜곡하면서 동성애 혐오 편견을 정당화하는 것은 무엇보다 성서를 모독하는 비성서적인 행위이며, 예수의 정신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거역하는 반그리스도적인 만행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창세기 18:1 – 19:38)에 기록된 소돔 고모라 이야기에서 표현된 신관()    은 매우 원시적이다. 이 이야기에서 하느님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직접 정보를 구하려고 사자 두 명을 파견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대 이야기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부정적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악용되었다. 이 이야기는 소돔의 남성들이 하느님이 보낸 두 방문객을 윤간하겠다고 광분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동성애자 관계를 저주하기 위해 악용되고 있다. 이 성서 이야기는 한 아버지가 중동지역의 전통적인 환대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처녀딸들을 윤간 당하도록 내어주고도, 다른 모든 사람들은 하느님의 징벌을 받더라도 그 사람만은 하느님의 보호를 받을만큼 의로움이 있다고 인정한다. 끝으로 교활한 딸들, 술에 취한 아버지 및 근친상간 행위를 묘사한 이 이야기는 성서문자근본주의자들의 편견혐오에 의해 우리 인간성의 가장 비열한 측면을 키우는 ()동성애적 성서 구절로 둔갑했다. 편견이 이성적이고 양심적인 합리성도덕적 판단을 제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성서문자근본주의 신자들은 동성애를 마치 강간 또는 근친상간과 동일한 것으로 치부한다. 물론 강간은 그 형태가 동성애적이든 혹은 이성애적이든 간에 잘못된 것이며, 근친상간을 범하려는 계략 역시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동성애자들이 친밀하고 성실한 동반자로서 그리고 하느님의 축복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동거하기를 원하고 열망하는 것은 강간과 근친상간과 아무 상관이 없다. 성서권위주의적 보자기로 감싼 편견은 옹졸하고 유치하고 비겁하고 온당치 못하다. 성서근본주의 이성애자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를 근거로 한 잘못된 편견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해 병적인 공포에 떨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세계 안에 동성애의 자연적이고 실질적인 현존으로 보수적이고 부족적인 이성애자 신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는 수 세대를 거쳐 게이 레스비안을 희생시킨 비정하고 적대적이며 파괴적인 살인도구가 되었다. 이 성서 이야기는 동성애자에 대한 억압과 박해와 살해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었다. 동성애자들은 자연적으로 대다수의 이성애자들과 다른 성적 본능을 지니고 태어났다. 이것은 동성애자들이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우주의 법칙이다. 교회는 동성애를 범죄  혹은 로 정죄하여 그들을 희생시켰다. 그러나 어떻게 기독교인들은 이처럼 선량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잔혹한 행위를 성서구절들을 인용하면서 정당화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주제 넘은 죄악이고 명백한 무지이며 폭력적인 편견이다. 만일 전통주의자들이 이것을 성서의 확실한 교훈이라고 한다면, 이 성서구절의 사용은 무식이 지식으로 둔갑하고, 악이 선으로 둔갑하지 않는 한, 우리의 세계에서는 설자리가 없다.

 

결론적으로, 성서는 괴상한 축자영감설 무오설이라는 성서문자근본주의로 인해 원초적인 메시지가 왜곡되고 변질되었기 때문에 동성애에 대한 혐오증적 편견정당화되었다. 그것은 삼층천의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고대 부족의 이야기와 관습을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왜곡함으로써 거룩하고 절대적인 믿음이 되었다. 분명히 말해서, 그것은 성서 전체의 중심사상도 아니고 물론 성서적 도덕의 본질도 아니다. 오늘날 주류 신학계에서 고대 사회의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읽고, 현대의 세계관과 가치관과 윤리관으로 생각하는 학자들은 아무도 없다. 동성애에 대한 폭거적인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소돔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인용하는 신자들은 교회 내부에서나 큰 소리치지만, 교회 밖 사회에서 설득력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설자리를 잃었다. 한국과 북미에서 국민의 의식수준이 급성장하면서 성서근본주의자들이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정당들도 영향력을 상실하고 정치생명이 끝이 났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낡고 추악한 고대적 및 파괴적 성서구절들이 선명하게 폭로되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와 박해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서구절을 인용하는 무지함과 무식함을 철저히 근절시켜야 한다. 우리는 3천년 전의 고대 사회의 낡은 세계관과 가치관과 윤리관에서 살고 있지 않다.  

  

[필자: 최성철,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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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으며, 오늘 이 세계의 종교, 과학, 철학, 정치, 사상을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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