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유신론적 하나님이 무용지물인 사실을 입증했다. 다른 종교에는 구원과 천국이 없다는 하나님은 신뢰를 잃었다.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자신의 영광을 위해 침묵을 지키는 하나님은 죽어야 한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참 사람 예수의 정신을 따라서 무신론적 하느님 곧 완전한 인간성을 살아내야 할 때가 도래했다. 필자의 일생에서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나님과 우주세계를 창조했다는 창조주 하나님과 인간과 분리되어 하늘 위에 존재하면서 인간세계에 간섭하고 멋대로 조정하는 유신론적 하느님과 기독교인만 축복하고 구원하는 부족적인 하느님은 나의 삶에 무의미함과 공허함과 지루함과 이기적인 욕심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천만다행히도 신학교에서 참 사람 예수를 만나면서 유신론적 하느님이 만든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와 자유하게 되었다. 인간 예수는 나에게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깨우쳐 주었으며, 나는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인종과 종교의 경계 넘어, 포용하며 초월하는 포월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지구적 위기상황에서 내세지향적인 교회가 대처하는 모습은 마치 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 히틀러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철저히 말살하고 있을 때에 독일교회가 굳게 입다물고 침묵을 지켰던 것과 흡사하다. 그러나 이때에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교회를 향해서 “종교 없는 기독교”를 선포했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러나19 팬데믹에서 과학을 거부하고 무시하고 유신론적인 하느님을 맹신하는 교회는 사회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고 무용지물이 되었다. 현대 기독교 교회는 수천 년 전에 고대인들이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서 만들었던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아낌없이 떠나 보내고, 오랜 세월 동안 무시하고 거부했던 참 사람 예수의 정신을 통해서 “무신론적 하느님”의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의 방식과 비전을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다.
21세기 과학시대에 현대교회는 참 사람 예수에게 더덕더덕 덧칠한 유신론적 전통들과 교리들을 베껴버려야 한다. 예수는 현세적이고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평범한 촌부였으며, 그는 지극히 인간적이며,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귀중하게 대했으며 가난과 절망 속에서 신음하는 98%의 민중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했다. 예수는 소위 거룩하고 경건한 성전의 예배의식과 신학에서 생명과 인간의 심층적인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예수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난한 어부들과 농부들과 시장터의 평범한 사람들의 세속적인 삶 속에서 발견했다. 예수의 하느님은 종교체제의 하느님과 180도로 달랐다. 예수의 하느님은 극심한 빈곤과 고통과 슬픔에 빠진 힘없고 버림받은 대다수의 민중들에게 온전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었으며, 삶의 비전과 방식이었다.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외계인이 아니며, 신적인 하느님도 아니었다. 예수는 유대인으로써 유대교 성전에 대한 종교개혁과 로마제국에 대한 사회개혁을 외친 개혁가였다. 예수가 죽은 후에 초대 교회가 탄생하게 된 원동력은 예수의 인간성이었으며, 기독교 교회와 신학의 기초가 되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인들이 읽고 있는 신약성서는 원본이 아니며, 수많은 필사가들에 의해서 수없이 필사된 수많은 사본들 중에 극소수의 모음집이다. 즉 성서의 대부분은 대략 2-4세기의 사본이다. 다시 말해, 예수가 죽은 후 수세기 동안 수없이 많은 필사본들이 다양한 지역들에서 만들어지면서 참 사람 예수의 정신은 희미해졌으며, 교회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교회의 생존을 위해서 예수를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으로 변질시켰다. 그러나 다행히도 참 사람 예수, 역사적 예수, 인간 예수의 정신을 회복하려는 예수운동이 지난 2세기 동안에 활발하게 일어났다. 오늘 유럽과 북미의 주류 대학교에서 성서비평학을 토대로 인간 예수의 가르침과 그의 삶의 모습을 탐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유신론적 하느님 예수의 종말을 가속화시켰다.
지난 수세기 동안에 과학혁명과 인식혁명으로 인해 과학적인 지식과 인식력이 확장되었다. 따라서 예수는 하늘에서 인간의 몸을 입고 내려온 하느님이라는 성육신과 그런 예수가 온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죽었다는 것을 믿어야 최후심판에서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구원받아 천국으로 올라간다는 대속론 내지는 구원론과 삼층 세계관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예수와 성령으로 동일시하는 삼위일체는 현대인들에게 비상식적이고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들린다. 오늘날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 종교와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의 현대과학은 심각한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과학을 거부하고 무시하는 내세지향적이고 유신론적인 종교의 유치한 방어전략은 현대인들의 설득력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 유신론적 교회기독교의 믿음체계가 주장하는 하느님의 계시 또는 하느님의 말씀 또는 하느님의 뜻 또는 하느님의 진리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진리로 이해되지 못하고 단지 교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부족적이고 차별적이고 우월적이고 이분법적인 술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독교의 낡은 유신론적 교리들이 무너지게 된 원인은, 무신론적이며 세속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이 확장된 것은 물론 기독교 자체 안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지식혁명 때문이다. 지난 2세기 동안 기독교 내부에서 일어난 성서비평학은 전통적인 성서문자근본주의를 철저히 파손시켰다. 다시 말해 복음서는 예수의 자서전이나 믿어야 하는 교리책은 물론 과학책이나 역사책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기독교 학자들은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교회가 만든 신조(creed)들에 도전하고, 이분법적인 교리와 교의(dogma)를 폐기처분했다. 오늘날 성서비평학은 더 이상 대학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지난 수세기 동안의 성서 비평적 연구는 기독교 학문에 필수적인 생각의 틀을 형성했고, 평신도들의 눈을 새롭게 뜨게 했으며 또한 성서를 새롭게 다시 읽게 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전문교육을 받은 목사들은 목회 현장에서 이런 성서비평 지식을 억제하기 위해 침묵의 유치한 술책을 쓰고 있다. 이것은 평신도들이 그런 학문적인 논쟁의 내용을 간파한다면 그들의 보수적인 믿음이 진보적으로 성숙해질 것이고 목사의 권위가 실추될 것이라는 불안과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교인들이 떠나고 교회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상업적인 근심걱정 때문이다.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에서 보수성향의 교회들과 목사들의 유치한 행태는 마치 나치 히틀러의 통치시대에 예수의 정신을 살아내기 보다는 우선 교회와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비겁한 침묵을 지켰던 독일교회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다. 특히 남한의 성서문자근본주의 교회들은 군사독재 정부와 극우 보수성향의 정부 시절에 수없이 일어난 사회적 불의에 대해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침묵을 지키고 몸을 도사리는 비겁하고 옹졸함을 드러내었다. 따라서 이것 때문에 교회는 신뢰를 잃고 급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려면, “네 자신을 부인하라”고 경고한 뜻은, 인간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포기하고 수동적으로 낡은 전통과 권위와 내세적인 믿음에 무작정 순종하라는 뜻이 아니다(마태복음 16:13-26). 미국의 어느 신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죽일 수 있는 하느님은 죽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의 뜻은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진리에 역행하는 하느님을 보호해야 한다면, 그 하느님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의 고승 임제(臨濟)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고 했다. 다시 말해, 경전에 집착하지 말고, 곧 문자적 경전에 메어달려 기존의 지식과 개념과 자기만족에 빠져서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면서 수동적으로 배우지 말고, 스스로의 깨달음에서 진리를 터득하라고 도전했다. 기독교인들에게 이 모든 도전들의 심층적인 의미는, 하느님이란 무조건 순종하고 믿어야만 하는 절대적이고 초자연적인 객체적 존재가 아니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성서를 문자주의와 직역주의에서 필수적으로 해방해야 한다. 교회가 오랜 세월 동안 고집하고 있는 전통적인 상징들을 재구성해야 한다. 2천 년 전에 예수가 “성전을 허물어 버려라”고 경고했던 것처럼 오늘 기독교인들은 십자가, 교회, 예배, 기도, 십일조, 선교, 믿음 등에 대한 이기적이고 부족적이고 차별적이고 우월적인 과거의 패러다임을 페기처분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적용할 수 있는 우주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아내야 한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가장 먼저 “예수의 의미”를 새롭게 해야 한다. 낡은 유신론적 의미에서 새로운 무신론적 의미로 전환해야 한다. 예수에 대한 유신론적 신학을 페기하고, 역사적 예수의 정신에 따른 무신론적 인간학을 살아내야 한다. 원초적으로 기독교가 탄생한 동기와 목적은 유신론적인 하느님에 대한 내세적인 믿음이 아니라,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완전한 인간성에 기초한 현세적인 삶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교회는 325년에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틴의 명령으로 니케아 신조를 창작함으로써 예수의 신성을 정통교리로 택하게 되었다. 원래 “정통”의 뜻은 바른 사상인데, 교회는 이것을 왜곡하여 항상 자연과 초자연, 육체와 영혼, 인성과 신성을 분리시키는 이원론적 세계를 전제하는 불량 신학에 집착했다. 오늘날 주류 사회의 모든 교육과정의 기초가 되고 있는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그런 낡은 세계관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따로 분리된 세계로 이해하지 않으며, 다만 신적인 이야기는 월트디즈니 영화의 소재로 생각하는 정도이다. 결국 예수의 인간성을 폄하하고 말살한 주범은 참 사람 예수를 왜곡한 소위 정통교리였다. 지난 5세기 동안 화산폭발처럼 용솟음쳐 오른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새로운 성서연구에서 나온 통찰력의 합작으로 인간 예수를 신격화시킨 정통은 철저히 파괴되었다. 이제 죽어가는 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교인들에게 과학적 지식과 새로운 성서연구를 개방해야 한다. 21세기 과학시대에 성서를 문자화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성서비평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예수가 죽은 후에 후대 사람들에 의해서 예수에게 덧붙여진 내세적이고 이분법적이고 초자연적인 믿음의 유신론적 교리들을 해체시키고, 잃었던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되찾는 것은 현대 기독교인들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오늘 기독교인들이 설득력과 효력과 신뢰를 잃은 낡은 믿음의 언어를 변화 없이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기독교는 회생 불가능한 파멸을 맞이할 것이 확실하다. 예수는 회칠한 무덤과 같은 성전종교를 허물어 버리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정신을 따라서 21세기에 적절한 언어와 세계관과 가치관을 살아내어야 한다. 예수는 새로운 세계 곧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의미의 하느님 나라를 이 땅 위에 건설하자고 외쳤다. 기독교인들은 철저한 재구성을 위해 그 기초가 될 새로운 “예수의 의미”와 “하느님의 의미”를 탐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진리는 모든 인간을 궁극적으로 자유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예수의 진리가 왜곡되거나 타협되어서는 안된다.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진리(또는 믿음)가 조상과 교회목사와 신학교 등으로부터 전수받았든지 또는 배웠든지,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폐기처분하는데 따르는 대가에 대해서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오랜 세월 동안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간직해온 진리(믿음)에 대해서 신중하게 상식적으로 점검하고, 그것이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이고 이기적인 것이라면 아낌없이 폐기 처분하고,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진리를 수용해야 한다.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의 현대 기독교인들은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유신론적 하느님에 대한 내세적인 믿음체계에 수동적으로 억지로 끌려가면서, 자신의 삶이 지루함과 무료함이라는 공허함 속에 빠져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사실상 많은 기독교인들은 유신론적 교회기독교가 강요하는 전통적인 믿음에 솔직하지 않으며, 그들은 교회 밖에서 참된 인간의 삶을 추구하며, 새로운 교회, 새로운 기독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들은 현세지향적인 기독교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낡은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형태의 유신론적 기독교는 죽었다. 본회퍼 목사가 촉구했듯이 오늘 기독교는 유신론적 종교에서 분리되어, 종교 없는 기독교로 변화되어야 한다. 참 사람 예수는 비종교인과 종교인 사이의 경계 없이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는 분이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도전에 귀를 기울이고, 종교에 관한 낡은 유신론적 정의를 넘어서야 한다.
참 사람 예수는 자신과 조상들이 오랜 세월 동안 섬겨왔던 유대교 성전의 낡고 관념적인 유신론적 하느님을 떠나 보내고, 온전한 인간이 되는 삶의 비전과 방식으로써의 하느님을 깨닫고, 구체적으로 살아내었다. 예수는 비유신론적인 하느님 개념 곧 무신론적인 하느님의 의미를 가르쳤다. 예수의 하느님은 우주세계를 창조한 초자연적인 창조주가 아니며, 인간세계에 간섭하고 통제하고 조정하는 초자연적인 하느님도 아니며, 자기에서 순종하는 사람들만 축복하고 구원하는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옹졸한 하느님도 아니고, 인간과 분리되어 외부적인 타자로써 하늘 위에서 살고 있는 객체적인 존재도 아니다. 예수의 하느님은 믿어야만하는 인격신론의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사람답게 온전히 살아내는 삶의 비전이고 방식이다. 원초적으로 기독교는 이렇게 역사적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그의 완전한 인간성으로부터 탄생했다. 오늘 현대 기독교인들은 기원후 4세기에 상업적이고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유신론적 예수, 하느님 예수, 창조주 예수, 성령 예수, 대속자 예수를 떠나 보낼 때가 되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독교인들에게 세속적인 삶 속에서 유신론적 하느님을 폐기하고, 무신론적 의식과 인간성이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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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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