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전, 미국의 선교사들이 한반도에 성서문자근본주의 믿음을 퍼뜨린 이래, 이 내세지향적 믿음에 세뇌된 교회기독교 신자들은 우리 사회와 국가를 분단과 혼란에 빠트렸다. 더욱이 날이 갈수록 이들의 병적 증세가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항상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부족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를 보였듯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에 깊이 빠진 만성적 공포증 환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생명과 인간의 심층적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이웃들의 고통과 절망을 외면한체 오직 자신들의 내세적인 믿음을 지키는 것만이 최종 목표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믿음과 조금이라도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 분노와 폭력을 서슴치 않는 신경과민증 환자들이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독교 신자들의 포로가 되어 감금된 참 사람 예수와 성서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독교 신자들은 종교와 교육과 세계관과 가치관은 현대과학의 기초 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가 언제 어떻게 탄생했으며, 성서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바르게 이해하는 것을 거부한다. 역사적인 시각에서 볼 때, 325년에 로마제국 황제의 정치적 야욕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만들어진 니케아 신조는 그 이후부터 오늘까지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맹신하는 교회의 핵심 신학이 되었으며, 결국 참 사람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초자연적인 신으로 변형되고 말았다. 사실상 지난 1700년 동안 참 사람 예수의 정신은 실종되었으며, 교회는 만들어진 하느님 예수를 숭상하는 유신론적 성전종교로 전락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예수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분단시켰다. 만들어진 예수의 폭력은 오늘 우리 사회에서 폐기처분시켜야만 하는 가부장적인 성차별, 성적본능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황금만능주의의 빈부차별 등의 온갖 차별주의와 우월주의의 주범이 되어왔다.
오늘날 이성적이며 예수에게 솔직한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밖에서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참 사람 예수 위에 덧칠한 부족적이고 초자연적이고 내세적인 교리들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것들을 무작정 믿으라고 강요하는 교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정신이 깨어있는 사람들은 교회가 소위 정통 신학 내지는 정통 믿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하게 타협되고 변질된 것인지를 인식하고 있다. 또한 21세기 과학시대의 평범한 현대인들은 주류 과학계와 사회가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우주진화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장 신뢰한다. 그들은 과학이 발견하고 공개적으로 계시하고, 초등학교로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과정의 기초가 되고 있는 우주진화 이야기를 자신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며 살아간다. 이들은 유신론적인 신자들이 138억 년의 우주 역사를 원시적이고 부족적이고 내세적인 믿음의 맞춤형으로 변형시키려는 유치한 짓을 이해하지 못한다. 현대인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삼층 세계관과 이 세계 이외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내세론과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는 이원론과 초자연적인 창조주가 우주세계를 미리 설계한대로 창조했다는 창조론을 문자적으로 믿는 것이 정통 기독교인이라는 교회의 억지주장에 더 이상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과학이 발견한 138억년의 광대한 우주세계는 모든 개체들이 전체를 이루는 상호의존관계의 세계관에 대해서 21세기의 현대인들은 이의없이 이해한다. 또한 우주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미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을 인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기독교 신자들은 과학을 거부하고, 하느님을 세계 밖에 있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믿고 있으며, 그런 하느님이 모든 것을 미리 계획한대로 정확하게 진행한다는 터무니없는 확실성을 맹신한다. 더욱이 하늘 위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그런 하느님이 자기멋대로 인간 역사에 개입하고 간섭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괴상하게도 지금도 신자들이 예수 이야기를 소개할 때에 예수는 하나님의 인간 역사 개입의 가장 중대한 본보기였다는 것이다. 소위 정통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방문객으로서, 하늘에 있는 하나님이 기적적인 출생을 통해 세상에 들어왔고 그의 과업이 완수되었을 때 우주비행 방식으로 하늘 위로 되돌아갔다는 고대 신화적인 이야기를 반복한다. 이 정통주의는 주장하기를, 예수가 완수한 과업이란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었고, 이것은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죽음으로써 성취되었다고 한다. 또한 교회에서 일요일 예배때마다 이것을 판에 박은 듯이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현대인들에게 문자적으로는 헛소리가 될 뿐이다. 모든 성서 이야기들은 고대의 문학형식인 신화와 서사시를 이용한 은유적인 기록이기 때문에 신학적으로 성서비평적인 재해석으로 보이지 않게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성서는 진실한 책이 될 수 있지만, 21세기 과학시대에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으면 성서는 무용지물이 되어 재활용의 폐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전통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과거에 교회가 만들어놓은 교리들을 사수하는 데 너무나 골몰하기 때문에, 본래 그 교리들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목적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자신들이 열심히 믿고 있는 예수에 대해서 사실상 잘 모르고 있다. 예수를 21세기 현대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고대 삼층 세계관의 감옥 속에 가두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상 생존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에서 야기된 방어심리와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참 사람 예수를 저버렸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 다시 말해, 예수를 믿는다 또는 하느님을 섬긴다고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기도하고 고백하지만 사실상 보상심리에서 나오는 가식과 거짓과 은폐라는 것도 정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예수의 의미와 하느님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탐구하는 자율적인 질문 없이 단순히 교회가 만들어 준 교리 해답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암송할 뿐이다.
원초적으로 종교는 하느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듯이,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는 인간의 우주적이고 통합적이고 궁극적인 삶에 대한 진리이다. 하느님의 의미는 유신론적 믿음이 아니라 인간의 삶 그 자체이다. 따라서 하느님은 시간적으로 제한된 인간의 언어와 시간적으로 변질되는 개념 안에 영원히 감금될 수 없다. 이것이 제도적인 종교들이 항상 범하는 오류이며, 이것때문에 그 종교들이 필연적으로 쇠퇴하는 원인이다. 내세적인 신자들이 믿는 하느님 예수와 초자연적인 하나님은 21세기 주류 사회의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삼층 세계관을 기초로 한 중세 교리인 것이다. 오늘날 참 사람 예수는 불행하게도 종교적 광신자들, 만성적 공포증 환자들, 불안한 자들 및 심지어는 신경과민증 환자들의 포로가 되었거나, 또는 사라져 가는 기억, 한 시대의 상징 그리고 과거의 신앙에 대한 향수를 상기시켜주는 인물 정도로 전락했다. 필자는 캐나다연합교회가 신학생들을 위탁교육시키는 멕길대학 종교학부에서 성서에 대한 비평적 접근방식을 배웠다. 놀랍게도 과거에 주일학교와 일요일 예배에서 지겨울 정도로 들었던 하느님 예수는 만들어진 가짜 예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예수와 함께 살았던 고대 사람들은 자기들의 체험을 설명하기 위해 신화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나사렛 예수는 평범한 유대인이었으며, 온 세상을 구원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동족 유대인들을 성전종교와 로마제국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한 종교개혁가 내지는 사회혁명가였다. 특히 예수의 가르침과 삶은 낡은 종교체제의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이고 내세적인 믿음을 초월하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완전한 인간 정신이었다. 사실상 예수가 죽은 후에 탄생한 초대 교회에는 내세적인 믿음은 없었으며 오직 인간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뿐이었다. 그러나 4세기 후에 사람들은 예수에게 신성(神性)의 껍대기를 덧씌워 하늘에서 내려온 하나님으로 변형시켰다. 참 사람 예수의 정신은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현세적인 삶에 대한 궁극적인 진리인데, 인간의 한계성과 연약함과 비겁함과 무지함으로 상업적이고 관념적이고 교리적인 믿음으로 왜곡되었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신약성서 복음서에서 예수가 가르치고 보여주었던 참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사는 길을 탐구해야 한다. 물론 그 길은 예수의 인격 속에 드러나고 있다. 기독교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만들어진 예수의 신성을 믿는 것이 아니라,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인식하고 살아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필자는 한국전쟁 전후의 유년시절과 군사독재 치하의 청년시절과 한반도의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의 성년시절을 되돌아보면, 성서에 대한 문자적인 경직성과 교회에 대한 맹종의 경직성은 나에게 불안감과 이기적이고 경쟁직인 욕심만을 가증시켰을 뿐이다. 나는 삶에 대한 심층적인 의미와 자유와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성서의 문자주의적인 이해에 대해 효율적으로 도전하게 됨으로써 참 사람 예수 안에 있는 든든한 바위를 발견했다. 나는 인간 예수를 통해서 인식하게 된 하느님의 의미와 생명과 인간의 의미는 유년주일학교에서부터 배워온 것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간단히 말해서, 하느님과 예수는 믿어야만하는 존재가 아니라, 세속적이고 현세적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고, 삶의 표현이고 비전이다. 나는 교회가 안전과 축복과 구원을 제공한다는 믿음이 신뢰할 수 없는 상업적인 속임수인 것을 알게 되었다. 초자연적인 하나님 예수에 대한 교리를 믿으면 만사형통한다는 얄팍한 속임수는 망상적인 이념에 불과하며 나에게서 설득력과 신뢰를 철저히 잃었다. 내가 성서를 새롭게 읽으면서 만나게 된 역사적 예수는, 하느님을 찾는 것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한 부분이라고 가르쳤다. 역사적 예수의 정신은 나의 삶에 든든한 반석이 되었으며, 나의 불안은 안정으로, 비겁함은 담대함으로, 이기심은 연민의 사랑으로, 부족적인 생존의식은 우주적이고 포월적인 비전으로 전환되었다.
과학을 무시하고 반대하면서, 성서의 기적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믿는 것을 훌륭한 읻음이라고 하던 소위 믿음의 시대는 끝났다. 과학을 신뢰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현세적인 삶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성서의 기적 이야기들은 문자적인 의미에서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거부할 수밖에 없다. 21세기 과학시대의 주류 사회는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수용하지 않는다.
성서학자들의 비평학적 연구에 따르면 오늘 현대인의 성서는 수많은 고대 사본들 중에 극히 일부의 모음집이다. 사본 성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고대 성서를 문자적으로 믿기 보다는 은유적으로 읽고, 재해석하여 현대 언어로 전환하면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 새로운 성서 연구가 평신도들의 확신을 흔들까 두려워서 대학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했다. 즉 신학교에서 성서비평학을 배운 목사들은 목회지에서 침묵을 지키는 오류를 범했다. 검토되지 않은 폐쇄적이고 밀폐된 믿음과 이에 따르는 불안한 삶에는 이기적인 보호심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패러다임을 떠나 보내려 하지 않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공허함과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는 길은 이성적인 정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근거를 개척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며 새로운 선택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인간에게는 자율성과 창조성과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 이성적인 호모 싸피엔스 인간이 연약함과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계몽된 정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대 기독교인의 정신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내세지향적인 교회기독교의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교리들을 망설이지 말고 폐기처분해야 한다. 심각한 질문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예수와 하나님은 인류사회를 분단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와 하느님에 대해서, 자신들은 물론 비기독교인들과 무종교인들과 무신론자들에게도 이해될 수 있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의미를 탐구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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