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충돌로 본 서방문명의 위기
[번역] 왕이웨이 리아오후안 저자 / 강정구 번역
기자명 왕이웨이 리아오후안 저자 / 강정구 번역 입력 2022.05.09 09:31 댓글 0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965
원제: 从俄乌冲突看西方文明的危机 (환구시보 게재)
저자: 왕이웨이 리아오후안 (王义桅 廖欢 / 중국인민대학 시진핑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연구원 부원장 및 국제관계학원 교수, 국제관계학원 박사과정 대학원생)
출처: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7sQV1pBvPS (2022-05-05 07:19)
역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지속적으로 확대·발전되고 있는 러·우 충돌은 표면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대결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서구 문명의 확장 위기가 굴절되어 나타난 것일 따름이다(折射).
이 위기의 원천은 서구 문명 고유의 이원성에 있다. 이른바 이원성은, 서방에서는 단지 자기와 같은 동질적인 존재만 받아들일 수 있고, 비(非)동질적인 사물은 자기와 동화되거나 또는 소멸되어야 하는 대상으로(为需要消灭的对手) 설정되어 있는 데서(被判定) 나타난다.
이 러시아라는 경쟁상대는 미국과 서구가 나토의 동진확장 등을 통해 대부분(很大程度上) 만들어져 나온 것이긴 하다(塑造出来的). 그렇지만 러시아가 경쟁상대로 만들어진 부분적 요인은, 러시아의 동방정교 신앙, 소련 당시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여러 민족이 이룬 대(大)통일, 또 광활한(广袤) 지리 판도 등등이다.
서방 사람들은 이들 모두와 결코 동화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단지 적대적인 경쟁상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서구 문명의 이원성은 터무니없이 황당한 점이(荒谬之处) 있다. 곧, 자기와 동질적인 기준은 당연히 변동될 수 있는 것이지만, 경쟁상대 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이원성의 특성은 종종 충돌을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만든다.
나토는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조직이다. 그 목표는 독일 사람들을 억누르고(摁住), 러시아사람들을 가로막고(挡住), 미국사람들을 머무르게(留住) 하는 데 있었다.
그렇지만 소련 해체 이후 본래의 존재 의의가 사라졌다. 그런데도 나토는 오히려 원래 소련 연방에 가입했던 동맹인 공화국들을 끊임없이 연속적으로(源源不断) 흡입해왔다(吸纳). 이러한 나토의 확장행위 자체에 대해서 사람들은 바로 러시아에 대한 도전이라고 인식한다.
소련해체 후 러시아는 민주화 개혁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동시에 국제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다. 그래서 나토가 러시아를 적대적 경쟁상대로 보는 것을 결코 공개적으로 나타낼 수 없었다.
최대 가상의 적을 잃어버린 나토는, 그 관심을 테러, 에너지안전, 사이버공격과 대규모살상무기 확산 등의 문제로 바꾸었다. 그렇지만 하나의 고정적인 가상의 적이 없기 때문에, 나토 내부는 응집하기 어렵고 그 영향력은 나날이 쇠잔해져 왔다. 이러한 상태에서 러·우 충돌의 폭발은 의심의 여지없이 나토에게 강심제 주사를 준 꼴이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표면상으로 소련해체 효과의 지속과 냉전이 남긴 문제의 총 폭발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국제관계의 근대적인 출발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된 옛 문명충돌이 새롭게 배양된 신(新) 문명충돌로 굴절되어 나타난 것이다.
서구 국제관계이론의 논리적 출발점은 “30년 전쟁”(1618~1648년)이다. 곧 신교가 구교인 천주교에 승리하고, 주권국가 체계의 확립이 시작된 것, 이것이 바로 베스트팔렌체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관계 역사와 세계 역사는 동일하게 가치판단을 하는 게 아니다. 세계사 연구가 보기에, 언제나 발견하는 오해는, 사람들이 <베스트팔렌강화조약>을 종교를 정치 밖으로 배제함으로써 평화를 가져왔다는 식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베스트팔렌강화조약>이 비록 세속화를 추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조약자체는 결코 완전한 세속적인 평화조약은 아니었다.
신성로마제국은 단지 기독교적 의미에서만 여전히 신성했고, 정치적 및 시민적 관용은 단지 칼뱅 신자에게만 확대됐다. 기타 이교도들과 동방정교·유태인·무슬림 등은 모두 유사한 헌법적 권리를 박탈당했다(被剥夺了).
영국역사학자 피터 윌슨(Peter Wilson)은 그의 저서 <30년 전쟁사: 유럽의 비극>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30년 전쟁은 정치세속화를 가져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무력으로 제국 내부의 교파나 정치목표를 획득하게 하는 수법이었다. 그 신성하다는 명성이 땅에 떨어진 것이었다(声名扫地).“
국제관계이론은 <베스트팔렌 강화조약>을 정면으로 완전히 긍정해 왔다. 그러다 나중에는 그 기독교 배경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干脆不谈).
왜냐면, 국제관계가 기독교 문명 확장의 산물이 되어서, 종교적 경쟁 상대가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곧, 단지 기독교 세계 내부의 권력 이동만으로 전쟁과 평화가 연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냉전이 끝난 후 미국학자 헌팅턴이 제안한 “문명 충돌론”은 바로 유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의 부흥이 기독교문명에 대한 위협으로 등장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문명은 여전히 적이 필요한 본성을 가졌다. 이 때문에 미래에도 한 차례 한 차례씩 계속 충돌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신교 원리주의와 백인지상주의의 DNA를 가진 미국은, 자본주의의 무질서한 확장과 기술 숭배 논리 아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라는 이원적 대립 서사를 통해서, 위기를 한번 씩 한번 씩 전가하여왔다. 이 과정에서 모순은 계속 만들어져 쌓이고 있다. 이런데도 자신을 개혁하지 않으면서 100년 만의 대 변국에 적응해 나가려 하고 있다.
나라가 비록 강할지라도 호전적이면 반드시 망하기 마련이다. 외래의 적 만들기에 의존해서 생존하고, 외래의 적 만들기에 의존해서 성장하는 문명은, 결국 자기 자신을 배반하게 되어(自我反噬之下) 반드시 쇠약해지게 된다.
이것이 우리들이 현재의 러·우 충돌과 미국이 이전에 촉진했고 또 참여했던 수많은 전쟁을 관찰할 때 점점 더 분명히 간파할 수 있는 논리이다.
王义桅 廖欢:从俄乌冲突看西方文明的危机
来源:环球时报作者:王义桅 廖欢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7sQV1pBvPS
2022-05-05 07:19
持续演进的俄乌冲突表面上看是俄罗斯与乌克兰之间的对抗,实际上折射出西方文明的扩张危机。这种危机源于西方文明固有的二元性,所谓的二元性表现在西方只能接纳与其同质的存在,非同质性的事物要么被其同化,要么就被判定为需要消灭的对手。
俄罗斯这个对手,很大程度上就是美西方通过北约东扩等塑造出来的。而俄罗斯之所以被塑造成对手,部分根由又在于俄罗斯的东正教信仰、曾经的共产主义意识形态、多民族大一统、广袤的地理版图等等,这些都令西方觉得无法同化,于是只能将其敌化。
而西方文明二元性的荒谬之处又在于,其同质的标准是可以变动的,需要对手的本质却是不变的。这种特性往往使冲突成为一种必然。北约是为对抗苏联而成立的军事组织,目标是“摁住德国人、挡住俄国人、留住美国人”。但在苏联解体后,本来失去存在意义的北约却又源源不断吸纳原来的苏联加盟共和国,这种行为本身就被认为是对俄罗斯的挑衅。
苏联解体后,俄罗斯进行相应的民主化改革,同时在国际上致力于改善自身形象,使北约无法公开将其视作敌人。失去最大假想敌的北约将关注点转向恐怖主义、能源安全、网络攻击和大规模杀伤性武器扩散等议题。但因没有一个固定的假想敌,北约内部难以凝聚,影响力日衰。
俄乌冲突的爆发无疑是给北约打了一剂强心针。乌克兰危机表面上是苏联解体效应后续和冷战遗留问题的总爆发,实际上还可追溯到国际关系的近代源头,折射老的文明冲突又在酝酿新的文明冲突。
西方国际关系理论的逻辑起点是由“三十年战争”(1618年—1648年)——新教战胜天主教、确立主权国家体系开创的,即威斯特伐利亚体系。而国际关系史与世界历史呈现出不同的价值判断。世界历史研究表明,一个常见的误解是人们认为《威斯特伐利亚和约》通过将宗教排除在政治之外,带来了和平。尽管从长远看,《威斯特伐利亚和约》推进了世俗化,但它本身并不是完全世俗的和约。神圣罗马帝国只在基督教意义上才仍然是神圣的,宽容只拓展到加尔文宗信徒。其他异议者以及东正教徒、犹太人和穆斯林,都被剥夺了类似的宪法权利。英国历史学家彼得·威尔逊在《三十年战争史:欧洲的悲剧》一书中写道,“三十年战争非但没有使政治世俗化,反而让以武力在帝国内部获取教派或政治目标的做法,声名扫地。”
国际关系理论则完全从正面肯定《威斯特伐利亚和约》,后来干脆不谈其基督教背景,是因为国际关系成为基督教文明扩张的产物,没有遇到宗教对手,只是在基督教世界内部的权力转移,演绎战争与和平。冷战结束后,美国学者亨廷顿提出“文明冲突论”,就担心儒家文明、伊斯兰文明复兴带给基督教文明的威胁。
可以想见,西方文明还会因为需要敌人的本性而在未来制造出一次又一次冲突。尤其是带有新教原教旨主义和白人至上主义DNA的美国,在资本无序扩张和技术崇拜逻辑下,正通过制造“民主—专制”的二元对立叙事,一次次转嫁危机、制造矛盾而非改革自己、适应百年未有之大变局。
国虽大,好战必亡。一个靠塑造外来敌人而生存、靠应对外来敌人而生长的文明,最后也必将在自我反噬之下走向衰微。这是我们观察当前这场俄乌冲突以及美国之前促动或参与的多场战争时,越来越能够看清的一个逻辑。
(作者分别是中国人民大学习近平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思想研究院副院长、国际关系学院教授,国际关系学院博士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