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참상 겪은 한국, 또다시 냉전구렁텅이는 안 돼
[번역] 잔더빈 저자 / 강정구 번역
기자명 잔더빈 저자 / 강정구 번역 입력 2023.09.23 00:21 수정 2023.09.23 00:43 댓글 0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026
원제: 吃过冷战苦头的韩国,不能再往坑里跳了 (환구시보 게재)
저자: 잔더빈 (詹德斌 / 상해 대외경제무역대학 조선반도 연구센터 주임 겸 교수)
출처: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aK4f6K3aI (2023-09/18)
역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조선 최고영도자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한국에서 수많은 우려를 일으켰다. 그들 우려 가운데 제1은 동북아시아에 이른바 ‘북방 3각’ 대 ‘남방 3각’의 ‘신냉전’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미국과 서방의 여론은 이른바 ‘북방 3각’의 배후를 과대선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방 3각’이 먼저 점차적으로 형성되어 왔다. 그렇지만 지적할 필요가 있는 점은, ‘남방 3각’의 일원으로서 한국은 여전히 동북아에서 ‘신냉전’ 구도 형성을 방지하는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북아지역 냉전 구조의 해체는 의심의 여지없이 전 세계적 미·소냉전 종결에 따른 효과이다. 그렇지만 이 지역의 냉전 종결은 분명히 자동적으로 실현된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일찍이 거대한 공헌을 하였다. 예를 들면, 1990년 한국은 주동적으로 소련과 수교를 탐구했고, 1992년에는 한·중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 기간 중에, 남한과 북조선은 포괄적 총리급 회담을 포함해 각종 담판을 거행했다. 이 결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와 <조선반도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등 중량급 문건을 합의했다.
남북관계에서 쌍방은 한때 상대방을 심지어 서로 ‘주적’으로 보기도 하였고, 이후 이를 반복하기도 하였다. 이 결과 조선반도는 지금까지 냉전의 질곡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북방 3국과의 화해 노력은 최소한 동북아 영역에서(层面) 냉전의 단단한 얼음(坚冰)을 점차적으로 녹이는 것을 촉진시켰다. 또한 이러한 적극적 변화는 중국과 소련 등 각국의 공동노력 덕택이기도 하다(得益于).
중국과 소련은 의심의 여지없이 노태우 정부가 채택한 ‘북방외교’ 정책에 적지 않게 적극 호응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취한 조치는 이후 한국이 30여년 평화배당금을(和平红利) 누리는 발판을 깔았다. 또한 동북아가 한걸음 더 지역일체화(지역통합)의 큰 방향으로 매진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했다.
오늘날, 미국은 재차 유라시아 대륙에 ‘신냉전’의 호각을 불기 시작했다. 아울러 쌍무동맹 강화와 복합다변 동맹방식의 구축을 통해서 그 패권적 지위를 옹호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동북아에 냉전구도의 재차 출현여부와 역(逆)지역통합의 찬 물결 출현여부는 결코 완전히 미국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说了算) 없는 일이다. 상당한 정도로 한국을 포함하여 주요 국가의 선택에 영향을 받는다.
유감스런 점은 이번 정부치하의 한국은 지금 시대의 조류에 역류(逆流)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후 ‘가치관 외교’를 밀고 나가고, 서방에 치우친 이른바 ‘전략적 명료성(战略清晰)’ 정책을 채택하고, 아울러 전임 문재인 정부가 ‘신냉전’ 조장을 거절한 균형외교와 모호 전략을 오히려 ‘집정 철학과 가치판단의 결핍’으로 폄하하고 있다(贬低为).
동북아지역에서, 윤석열 정부는 무원칙한 한·일관계 개선, 무한정으로 치닫는 한미동맹의 공고화, 끝없이 내달리는(无底线地) 미·일·한 3각 군사협력 등으로 호응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국가사이의 관계를 더욱 잘 관리하겠다는 각도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크게 나무랄 수는 없다(无可厚非). 또한 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부는 중·미 ‘신냉전’이 이미 개전되었다고(打响)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또 이른바 ‘자유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이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고(一定会赢) 전제하면서 출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한·미 관계의 조정에다 상당한 가치관 색깔 덧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기가 속한 본 지역인 조선, 중국, 러시아를 미·일·한 3국의 공동위협으로 간주하고, 일종의 미국과 서방 가치규범에 기초한 지역질서 구축에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집정세력은 인정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재야세력과 이성적 지식엘리트 들은, 현재 동북아지역에 출현한 ‘신냉전’의 조짐은, 상당한 정도로 서울이 미국 추동의 ‘신냉전’에 호응한 결과라고 일찍부터 경고해 왔다. 단지 한국의 일부 집정 엘리트는 자기가 조선반도 정세를 나날이 긴장으로 몰아가는 원흉을 돕고 있다는 점을 단호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선과 러시아가 가까워지자 이를 구실로 삼아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 깔아 놓은(铺设) ‘신냉전’ 도로 위로 질주하려(疾驰) 한다.
필자는, 동북아지역이 오늘날처럼 이른바 ‘신냉전’ 구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 지역의 절대다수 민중 또한 ‘신냉전’ 형성을 바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왜냐면, 이는 역사의 퇴행이고 역(逆)세계화의 행위이기 때문에, 또 본 지역에 대해서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무슨 좋은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 국내에서 이를 우려하는 수많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대다수 한국인들은 동북아 상공에 또다시 냉전의 검은 구름이(阴云) 나타나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종류의 주관적 의도 또는 객관적 이유에서 나왔건 간에, 미국을 대신해 한국이 중·러와 대결하기 위해 적진에 쳐들어가는 짓은(冲锋陷阵) 결코 수지가 맞지 않는 계산이 될 것이 명확하다(收益注定是不划算的).
일단 동북아가 정말로 ‘신냉전’으로 치닫게 되면, 한국경제가 설상가상으로(雪上加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더 나아가 심지어 피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전의 전장으로 투입될 수도 있다.
일부 한국 여론은 한국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가능성까지 설정하기도(设想) 한다. 그렇게 되면(届时) 한국 자신의 운명조차도 자기 손으로 완전 장악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두렵다.
냉전을 겪었고, 특히 조선전쟁을 겪은 한국 민중은 '신냉전‘이란 단지 끝없는 고난의 바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한국은 응당 전략적 자주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본 지역에 재차 출현하는 ’신냉전‘을 방지하고 완화하는(舒缓)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중국, 러시아, 조선과 우호와 협력을 선택해야지(交好和合作), 미·일의 군사·이데올로기 대결 획책을 추종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인접국가와 지역 통합의 추동을 선택해야지, 미·일이 획책하는 지역 분열의 작은 패거리집단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여야만 비로소 윤석열 정부가 주창하는 ’세계적 중추국가(全球枢纽国家)‘가 당연히 맡아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詹德斌:吃过冷战苦头的韩国,不能再往坑里跳了
来源:环球时报 作者:詹德斌
-2023-09/18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aK4f6K3aI
朝鲜最高领导人金正恩访俄在韩国引起了诸多忧虑,其中之一是担心东北亚形成了所谓“北三角”对“南三角”的“新冷战”格局。美西方舆论着力炒作和渲染所谓“北三角”的背后,实际上是“南三角”的逐渐成形。但需要说的是,作为“南三角”其中一员,韩国仍可在防止东北亚形成“新冷战”格局问题上发挥关键作用。
东北亚地区冷战的解构无疑是美苏全球冷战终结的次生效应,但本地区冷战的结束显然也不是自动实现的。在此过程中,韩国就曾作出过巨大的贡献。例如,1990年韩国主动寻求同苏联建交,1992年韩中建立了外交关系。在此期间,韩朝之间也举行了包括总理级会谈在内的各种谈判,还签署了《关于北南和解、互不侵犯、交流与合作的协议》和《关于朝鲜半岛无核化共同宣言》等重量级文件。
虽然韩朝关系后来出现反复,双方甚至一度互视对方为“主敌”,使得朝鲜半岛至今未能彻底从冷战的桎梏中解脱出来,但韩国同北方三国的和解努力至少推动了东北亚层面的冷战坚冰的逐渐消融。这些积极的变化得益于中国、苏联等各方的共同努力,无疑也少不了卢泰愚政府采取的“北方外交”政策的积极响应。卢泰愚总统采取的举措为此后韩国享受三十多年的和平红利铺就了基石,也为推动东北亚进一步向区域一体化的大方向迈进创造了条件。
今天,美国再次在欧亚大陆吹起“新冷战”的号角,并通过加强双边同盟和构建复合多边联盟等方式维护其霸权地位。但是,东北亚会不会再次出现冷战格局,会不会出现逆区域一体化的冷流,并不是完全由美国说了算,在相当程度上还受包括韩国在内的主要国家选择的影响。遗憾的是,这一届政府治下的韩国似乎正在逆潮流而动。尹锡悦政府上台后推行“价值观外交”,采取倒向西方的所谓“战略清晰”政策,并将前任政府拒绝助长“新冷战”的均衡外交和模糊战略贬低为“缺乏执政哲学和价值判断”。
在东北亚地区,尹锡悦政府无原则地改善韩日关系,无限度地巩固韩美同盟,无底线地响应美日韩三边军事合作。如果这些仅是从更好处理国家间关系的角度出发,倒也无可厚非,但是,尹锡悦政府的出发点之一是认定中美“新冷战”已经打响,而代表所谓“自由民主”阵营的美国一定会赢。可以说,尹锡悦政府给韩日、韩美双边关系的调整赋予了相当的价值观色彩,将本地区的朝鲜、中国、俄罗斯视为美日韩三国的共同威胁,致力于建立一种基于美西方价值规范的地区秩序。
尽管韩国的执政势力不愿承认,但韩国的在野势力和理性的知识精英早已警告,目前东北亚地区出现的“新冷战”苗头,在相当程度上是首尔响应美国推动“新冷战”的结果。只是韩国一些执政精英坚决不承认自己是推动半岛局势日趋紧张的帮凶,还试图以朝俄走近为借口让这个国家在美日铺设的“新冷战”道路上疾驰。
笔者认为,东北亚地区如今并未形成所谓“新冷战”格局,本地区的绝大多数民众也并不希望看到“新冷战”的形成。因为这是历史的倒退,是逆全球化的行为,不管对本地区,还是对国际社会都没有什么好处。从韩国国内的诸多忧虑来看,东北亚上空重现冷战的阴云并非是大多数韩国人想要看到的。对于韩国来说,无论出于何种主观意图和客观原因,替美国冲锋陷阵对抗中国和俄罗斯的收益注定是不划算的。一旦东北亚真的打起“新冷战”,且不说韩国经济有可能遭受雪上加霜的打击,甚至还可能被拖入一场本可避免的热战,有些韩国舆论还设想过韩国成为“第二个乌克兰”的可能性。届时韩国的命运恐怕就很难完全掌握在自己手里了。
经历过冷战,尤其是经历过朝鲜战争的韩国民众都知道,“新冷战”只会是无边的苦海。韩国理应走战略自主之路,在防止和舒缓本地区再次出现“新冷战”上下功夫,选择同中国、俄罗斯、朝鲜交好和合作,而不是追随美日搞军事和意识形态对抗;选择同邻国推动地区一体化,而不是参与美日搞分裂地区的小圈子。这才是“全球枢纽国家”应该扮演的角色。
(作者是上海对外经贸大学朝鲜半岛研究中心主任、教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