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과 DMZ 평화 인간띠잇기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천명하였다. 이는 사실상 남북 간 종전선언으로 남북미 종전선언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 정상의 한반도 평화 천명은 한반도가 더 이상 냉전의 고도가 아니며, 대결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평화의 씨를 뿌리고 가꾸어 나가겠다는 평화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린 쾌거이다.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 전쟁 상태를 끝내고 평화 상태를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로 확인한 것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필연적 조치이다. 이에 따라 북은 핵실험 중지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 조치했다. 이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이자 나아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를 향한 북의 주동적인 조치이다.
남북 정상이 군사적 신뢰 구축과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남북이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군축을 실현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시대의 시작과 지속, 정착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다. 이에 중무장된 비무장지대를 실제로 비무장화하여 평화지대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상호 간에 공세전력들을 후방 배치하는 것과 함께 한미연합군사연습처럼 사실상 전쟁행위와 다를 바 없는 대규모의 공세 훈련을 축소, 폐기하는 한편 전면전을 수행할 수 없는 합리적 방어 충분성이 담보되는 수준으로 상호 군축을 단행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시대의 지속과 정착을 좌우할 관건적 요소다.
남북 정상이 민족의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남북 정상은 “10․4 선언에서 합의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고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경제교류와 협력강화를 통한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을 지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렇듯 ‘판문점 선언’은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방면에서 종전의 남북 합의를 되살리면서도 한 발 더 나간 합의들을 이뤄내고 평화 시대를 천명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자주통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민족적 지향을 제시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견인차가 되었다. 또한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9․19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 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를 부속 합의서로 채택해 군사적 적대행위의 전면 중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천명한 판문점 선언을 이행해 나갈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지상, 해상, 공중에서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로 한 조치는 우발적 군사 충돌과 국지전, 전면전으로의 비화를 막아 전쟁의 참화로부터 민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으로, 70년에 걸친 남북 간 군사적 대결과 분쟁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합의이다.
나아가 지상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비무장지대로 만들고 서해 해상에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하였다. 이는 남북 간 극한 대립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차 하노이 북미정상화담이 결렬된 이후 미국의 대북제제가 지속되고 북미대화가 막혀있는 엄중한 정세에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이러한 돌파구는 한반도와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전 민족의 열망이 모아져야 가능하다. 이러한 열망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해 DMZ 평화 인간띠잇기 행사가 치러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