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强美元”是亚洲的暂时压力和美国的长久风险 (환구시보 게재)
저자 : 매이신위 (梅新育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원)
출처 :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HgmTs20ptf (2024-05/07)
역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중대 압박과 충격을 거론하다면, ‘달러강세’ 하에 여러 나라 통화의 달러에 대한 대폭 평가절하가 의심의 여지없이 선두에 자리 잡을 것이다(名列前茅). 인도의 루피, 인도네시아의 루피아, 말레이시아의 링깃, 필리핀의 페소 등 아시아 신흥시장체제 통화는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통화 또한 미국 달러 대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엔화의 대 미국 달러 환율도 한 때는 160엔 대 1달러로 폭락했다. 이는 1990년 이래 최저 기록을 쇄신한 것이다. 한국의 원화 또한 근 1,380원 대 1달러 교환으로 환율이 폭락하게 이르렀다.
비록 경제발전 실적이 뛰어나고(突出), ‘우등생’으로 널리 알려진 동아세아이지만, ‘달러강세’ 때문에 이들 국가 모두 압력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 데, 하물며 경제가 동아세아보다 훨씬 못하고, 사회 응집력이 더욱 현저하게 떨어지는 국가들이나 지역일랑은 논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그렇지만 멀리 내다보면, 1980년대와는 달리 오늘날의 ‘달러강세’ 충격이 아세아에 가져다주는, 특히 중국에 주는 충격은 잠시 동안의 압력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미국에 주는 충격은 오히려 장기적 위험이다.
이 같은 환율의 현저한 평가절하는, 수입형 통화팽창의(인플레이션) 고공행진(高企)에서부터 자본의 해외 도피 압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가의 경제와 민생에 충격을 조성한다. 아세아 경제체제는 경제산업 구조 덕분에 최고 허용 부채 비율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높게 결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만약 이들 국가의 골간기업(骨干企业) 내지 국민경제가 달러로 계산하는 외채 수준이 이와 비교해 높아질 경우, 지속적인 ‘달러강세’는 이들 국가에 채무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이로써 또한 거시경제의 근간을(根基) 흔들 수도 있다.
1980년대부터 미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폴 볼커*(保罗·沃尔克)는 통화긴축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했었다(铁腕推行). 이로 인해 폭발된 국제 채무위기가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가를 휩쓴 적이 있었다.
1997년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안하무인격인(不可一世) 한국재벌이, 금융위기 중 미국의 고금리와 한국 원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가절상으로(升值) 인해, 마치 도미노 골패처럼(多米诺骨牌般) 무너진 적이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사태를 충분히 보아왔기에, 현행 국제통화체계 하에서 ‘달러강세’가 개별국가 경제에 살상력을 조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잘 알고 있다.
* 폴 아돌프 볼커는 미국의 경제학자로, 1979년에서 1987년까지 지미 카터 및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냈으며, 1970년대와 1980년대 내내 미국을 괴롭혔던 고물가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미국은 이미 1980년대 볼커시대의 미국이 더 이상 아니다. 또한 1998년의 동아시아 위기 당시의 미국도 아니다. 물론 러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미국도 아니다.
대조적으로 오늘날의 동아시아는 1980년대의 동유럽이나 높은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라틴아메리카는 더더욱 아니다. 물론 1998년의 동남아도 전혀 아니다.
지금의 ‘달러강세’ 국면은, 2022년 하반기 이래 미연준의 지속적인 폭발적 금리인상에서 비롯되었다. 상황은 올해 본래 예정했던 금리인하를 실행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달러강세’는 본질적으로 미연준이 딜레마에 처해서 ‘남에게 손해만 끼치고 자기에게도 이익이 없는’(损人不利己) 부산물에 다름 아니다. 옛날과 달리 이 ‘달러강세’는 이제 미국이 다른 나라를 타격하고 등쳐먹을(收割) 때 자기 멋대로 휘두르는 도구의 역할을 더 이상 재연(再演)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번 ‘달러강세’는 미국 경제와 사회가 장기적 위험에 직면한 것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미연준의 대폭적 금리인상은 미국이 2021년부터 지금까지 고삐 풀린 말처럼(脱缰野马般) 뛰고 있는 통화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였고, 그 목표는 당초 볼커의 긴축통화정책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양자는 처해진 경제 환경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미국 경제의 공급 측면은 이미 대대적으로 쇠약해졌다. 비록 같은 정도로 폭발적인 금리인상을 했지만, 볼커시대에는 통화량 감소와 상품증가를 통해 통화팽창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미연준 의장인 포월시대에는 비록 통화량 감축을 하드라도 상품공급에 문제가 나타났다. 통화팽창 억제 효과도 당연히 불투명하고 단지 고금리정책만 지속되어야 하는 상태이다.
통화팽창의 본질은, 지나치게 많은 통화가 지나치게 적은 상품을 추구하는데(追逐) 있다. 볼커시대의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조업의 제1인자였다. 레이건이 시행한(推行) 관제(정부개입)정책에 대한 대폭적인 축소와 취소는 객관적으로 미국 국내 생산의 성장을 장려했다.
게다가 당시 미국주도의 시장경제 진영과 다자무역체계는 확장기에 처해져 있어, 수많은 국가들이 시장화 개혁을 실행했다. 세계 9대 공업시장에는 완제품에 대한 가중(加权)평균 관세율을 7%에서 4.7%로 내렸다. 개발도상국 또한 수입관세 인하를 시행했다.
이러한 경제 환경 아래 볼커의 긴축 통화정책은 통화 공급을 감소시키고 국내와 국외 두 갈래 경로에서 성장한 상품공급과 서로 결합하였다. 이 결과 1970년대의 ‘폭등하던(奔腾式) 통화팽창’을 성공적으로 종결시켰다.
서로 비교해 본다면, 오늘날 미국 제조업의 생산량은 거의 중국의 절반 정도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의 각종 정책 또한 부단히 미국 경제와 산업에 새로운 족쇄를(枷锁) 증가시키고 또 덧붙여서, 국내 생산과 상품 공급을 억제했다.
국제적으로 미국은 또한 끊임없이 제재 등으로 전(全)세계시장을 찢어내어 분열시키고(割裂), 국제 통로에서 오는 공급 증강에 장애를 일으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런 상태에서 포월의 폭발적 금리인상은 비록 통화 공급을 감소시켰지만, 상품 공급은 절름발이식으로(磕磕绊绊) 지지부진하다. 이런데 어떻게 신속히 통화팽창의 효과적인 억제를 달성한 뒤 금리인하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까?
* 미국의 대 중국 기술전쟁이나 무역전쟁 등으로 탈(脫)동조화(de Coupling) 또는 탈(脫)위험화(de Risking) 전략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및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정책 등을 지칭하고 있음.
미국 경제는 고금리에 시달린 지가 오래 되었다. 미국은행의 대차대조표 위험은 매일 폭증하고(剧增) 있다. 정부의 채무 부담은 고공행진하고(高企) 있다. 위로는 바이든 정부가 선언한 ‘재공업화(re-Shoring)’와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으로부터, 밑으로는 미국 일반 민중의 채무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还本付息) 이르기까지, 모두가 금리인하를 긴급히 요구하고 있다.
만약에 “고(高) 금리+고(高) 통화팽창” 조합이 장기적으로 형성된다면, 미국경제는 ‘빚더미에 올라탄 라틴아메리카로 전락하기(拉美化)’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초아래 형성된 ‘달러강세’가 미국경제에 어떻게 장기적인 복음이 될 수 있을까?
중국에 대해 말하자면, 미연준의 폭발적 금리인상과 ‘달러강세’로 우리는 한 차례 심각한 압력을 받기도 했다. 국내A급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고, 상당 정도로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자가 미연준의 폭발적 금리인상의 주된 목표는 바로 중국을 타격하는 것이라고 일찍이 공개적으로 말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나타난 사실은, 중국이 이미 이러한 충격의 정점을(波峰) 견뎌내었다는 점이다. 또한 비록 국지적인 재정금융위험은 결코 피할 수는 없겠지만, 체계적인 재정금융위기의 위험은 이미 해소되었다.
동시에 현재 중국 국내 상황은 일본이나 한국 등의 국가처럼 통화팽창 압력도 받지 않고 있다. ‘달러강세’의 여파가 우리 중국에게 주는 것은 한정적이었다. 오히려 중국 수출의 국제시장 경쟁력은 훨씬 더 높아졌다.
이로써 미국이 중국의 수출을 제한하려는 효력은 약화되거나 더 나아가 해지되었다(对冲了). 이번 국제경쟁의 지구전은 이미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치열한 경쟁에 견딜 수 있는 지구력과(比拼耐力) 내공을 쌓은 시대에 이미 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