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성서를 읽으면서 참 사람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러나 교회는 그 방법을 은폐하고 거짓말로 교인들을 우롱했다. 현대 기독교인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그 방법은, 1세기에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이 섰던 곳에 서고, 그들이 예수에게 적용한 이미지를 탐구하며, 예수를 이해하려고 사용한 상징들을 판독하며, 그들이 예수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으로부터 새롭게 인식한 하느님의 의미와 인간의 의미와 생명의 의미와 세계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오늘 주류 신학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성서비평학적인 “역사적 예수 탐구”이며, 필자는 그것을 신학교에서 배운 후 목회지에서 설교와 교육에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역사적 예수 탐구는 예수에게 솔직하려는 것이며, 기독교의 핵심이며, 참된 인간과 신앙인이 되는 길이다. 참 사람 예수를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 예수로 둔갑시킨 니케아 신조가 만들어진 이래 지난 1700년 동안 교회 기독교는 예수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거짓과 은폐로 만들어진 예수를 맹신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생기를 잃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다.
교회는 예수에게 솔직하고, 곧 예수 이야기에 솔직해야 한다. 예수 이야기를 기록한 복음서들에 대해 솔직하게 물어야만 하는 질문은 오늘의 성서문자근본주의 교회가 던지는 엉뚱하고 유치한 질문과는 전혀 다르다. 1세기의 예수에 대한 전승을 연구하기 위한 올바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나사렛 예수의 말(Word)과 행동(Act)이 무엇이었기에 예수의 유대인 추종자들이 그들의 거룩한 유대인 역사로 예수를 포장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했으며, 또한 그들 조상들의 종교적 영웅들의 이야기를 확대시켜 마침내 예수에게서 체험한 바를 전달하기에 충분히 거대한 이야기가 되도록 했는가? 예수의 초기 추종자들은 왜 예수에게서 유대인의 전통이 성취되었다고 인식했는가? 그들은 왜 예수가 그 전통들을 개혁했다고 믿게 되었는가? 그들은 왜 그들의 삶을 속박하던 것들이 참 사람 예수의 정신, 곧 그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 앞에서 모두 무용지물로 폐기되었다고 말했는가? 그들은 왜 예수의 죽음이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삶이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으로의 서곡에 불과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는가? 예수의 인간성에는 무엇이 있었기에 그들이 하느님과 인간과 생명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되었는가? 현대 기독교인들이 유대인 성서 저자들이 예수 이야기를 어떻게, 무엇을 위해,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삶과 신앙을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교회 성경공부 모임은 믿음이라는 낡은 구조물을 강화하는 시간낭비를 중단하고, 이러한 질문들을 탐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예수에 대한 기억이 복음서가 문자적으로 기록되기 이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의 세월을 거치면서 개인적이고 산만한 방식, 곧 부모가 자녀들에게 예수 이야기를 전하거나 사람들이 울타리 너머로 혹은 장터에서 이웃들과 예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진실이 아니다. 다시 말해 예수 이야기는 유대교 성서가 읽혀지는 회당에서 발전될 수밖에 없었다.
70년대 초에 최초로 복음서를 기록한 마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혹은 기쁜 소식의 시작”(1:1)이란 말로 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구절은 유대교 성서(히브리 성서, 구약 성서)에서 인용한 말로 가득하다. “기쁜 소식”이란 말은 본래 제2 이사야서의 세 곳에서 이미 사용한 말이다. 마가는 이 말을 예수 자신이 한 말로 예수의 입에 올린다(1:14-15). 계속해서 마가는 이 “기쁜 소식”을 자신이 분명히 의존하고 있는 자료와 직접 연결시킨다. 다시 말해 마가는 그 자료를 철저히 문자적으로 인용하면서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기록하기를”이라고 한다. 사실상 마가는 이 구절에서 이사야서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출애굽기(23:20)와 말라기(3:1)에서 그대로 퍼왔다. 결국 최초로 기록된 복음서의 처음 구절들은 여러 층의 참고자료들의 문구들로 가득 차 있는데 그 문구들은 현대 기독교인들이 구약 성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복음서들이 기록되기 이전에 예수 이야기가 이미 유대인들의 거룩한 문서들과 깊이 얽혀져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다는 사실을 암시해준다.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체험한 유대인들은 경이롭고 놀라운 경험을 제한적인 고대 언어로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자신들의 전통적인 고대 경전을 인용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었다. 쉽게 말해서, 신비스러운 깨달음을 제한적인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사시와 신화를 사용하는 은유적인 문학 형식 뿐이다.
두 번째로 복음서를 기록한 마태는 예수 이야기에 자신의 유대인 조상의 명단을 소개했다. 거기에는
유대교 성서에서 매우 미천한 인물들도 언급되었다(1:2-16). 주목해야 할 것은, 히브리 성서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사람들 만이 마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마태는 온 인류를 위한 경전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오직 히브리 성서를 잘 알고 있는 동료 유대인들 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작성했다. 마태의 예수는 모든 인간의 원죄를 “대신해서” 죽지 않았다. 물론 마태는 그의 이야기를 발전시키면서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검증하려고 고대 문서의 본문들을 퍼왔다. 예를 들자면, 그는 예수의 출생 이야기에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예언자들의 말한 것을 성취하기 위함이다”는 말을 다섯 번 이상 사용한다(1:22-23, 2:5-6, 15, 17-18, 23). 마태는 유대교 성서의 권위를 빌어 예수의 출생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검증을 이렇게 피력한 것이다.
누가는 얼마 후 마태의 뒤를 따라 그의 복음서 이야기를 기록할 때, 예수는 남자아이에게 정해진 유대교 예식을 모두 치른 사실을 보이려고 한다. 누가에게 “예수”란 이름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해방자 중의 하나인 ‘여호수아’란 히브리 이름을 그리스어 철자로 바꾼 것일 뿐이다(1:31).
마지막 복음서 요한복음서도 히브리 성서를 참조한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즉 요한복음 1장은 창세기 1장을 대본으로 삼았고, 또한 하느님의 명칭인 “나는 곧 나다”(I Am)는 출애굽기(3:14)에서 그대로 퍼온 말이다.
이렇게 복음서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던 히브리 성서와 예수에 대한 기억 사이에는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이 분명하며, 그 관련성이 발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가? 유대인들이 예수 이야기를 작성하는 데에 히브리 성서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상 예수의 생애는 구약 시대의 예언자들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 아니라,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경이롭게 체험한 것을 표현하기위한 문학적인 수단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역사적 예수 탐구이며, 예수에게 솔직하려는 노력이다.
예수가 죽은 후, 누군가(사실상 복음서의 저자는 익명이다)에 의해서 복음서들이 기록되기 오래 전에, 예수 이야기는 이미 히브리 성서의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예수 이야기는 아마도 현대 기독교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유대인의 이야기로 형성되었다. 복음서들과 히브리 성서의 연관성을 감안할 때 예수 이야기가 구전 기간 동안에 회상되고 형성된 장소는 오직 회당 안에서 뿐이었다. 물론 예수 이야기가 오늘 복음주의 문자근본주의 신자들이 맹신하는 원죄론이나 구원론이나 구속론이나 창조론에 대한 요소들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이분법적 교리들은 수백 년 후에 만들어졌다. 참 사람 예수는 성전종교와 로마제국의 혹독한 탄압 밑에서 인간 이하의 삶으로 겨우 생존하고 있는 민중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고 참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현자였다.
1세기에 고대 사회의 문맹율은 97%에 이르렀으며, 유대인들에게 개인용 성서는 없었다. 1500년 후에 가서야 대량으로 책을 발간하는 인쇄술이 발명되었다. 고대 성서는 각 권마다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있었는데 그 두루마리는 문화적 보물이자 공동체의 보물이었다. 이 두루마리들은 손으로 베끼는 매우 부정확하고 느린 과정을 거쳐 보존되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회당에서만 히브리 성서(구약 성서)에 접근할 수 있었다. 따라서 회당은 예수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발전되는 구전 기간의 무대였던 것이다. 40년대의 십자가 처형과 70년대의 복음서 기록 사이에 유대인 회당에서 전통적인 예배가 진행되었다. 예수의 추종자들은 다른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늘 그랬듯이 회당 예배에 참석했다.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누군가 히브리 성서를 읽으면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예언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제 새롭게 체험한 참 사람 예수가 가르친 우주적인 말씀을 회상하고 그것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이러한 환경에서 복음서들이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지난 17세기 동안에 교회 지도자들은 성서가 기록된 역사적 환경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과 교회의 권위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식적인 성서무오설을 교인들에게 강압적으로 주입시켰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1세기의 삼층 세계관에서 기록된 고대 성서를 21세기의 우주진화 세계관에 기초하여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안목으로 이해해야 한다. 원초적으로 성서는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도록 만들어진 책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성서가 기록된 역사적-종교적-문화적 배경을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성서에 솔직하지 않으면 망상적인 믿음에 빠지게 되며 이것은 자살행위이다.
예수 이야기를 소개하는 복음서들에 대해 역사적 예수 탐구의 성서비평학적 해석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대인들이 신화적이고 시적으로 기록한 종교적 경전은 기독교인들은 물론 다른 종교인들도 문자적으로 읽고 그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는 것은 인류 사회에 해가 될 뿐만 아니라 대단히 위험하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오늘 21세기 과학시대에 가장 적절한 세계관과 가치관과 윤리관에 기초하여 성서를 이해해야 한다. 복음서를 기록한 유대인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존중하고 거룩하게 여겼기 때문에 히브리 성서에 기초하여 예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만들었다. 복음서들이 예수의 생애의 사건들을 묘사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곧 저자들의 원초적인 의도는 성서의 대망과 예언이 기적적이고 예정된 방식으로 성취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예수 이야기는 제자들의 예수 체험을 표현하기 위해 히브리 성서를 각색한 것이다. 성서근본주의 신자들은 구약시대의 예언자들이 하느님 예수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을 미리 예언했다고 맹신하는데 이것은 성서에 솔직하지 못한 것이며 자신들의 내세적 믿음에 맞춤형으로 멋대로 왜곡하고 변형시키는 비상식적인 행태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1세기 유대인들의 긴박한 정치적-종교적 상황에서 기록한 신약성서의 비밀을 올바르게 풀어내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유대인 회당 예배 형식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복음서를 읽으면서도 그들의 예배가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이 성서기록에 미친 영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성서를 재해석하지 않고 문자적으로 읽고 수학공식 암기하듯이 그대로 믿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교회 목사들은 신학교에서 배운 성서비평학에 따라서 고대 성서를 재해석하여 오늘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환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무작정 성서를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성서의 한 구절을 읽더라도 이 시대의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을 위한 포월(包越 envelopment)적인 메시지를 발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참 사람 예수를 소개하는 신약성서와 예수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으로부터 탄생한 기독교(교회가 만든 기독교와 다름)의 기원에 관해 탐구하는 사람들은 과거 역사의 포로로 사로잡히지 않는다. 예수와 성서와 기독교에 대한 역사적 질문들의 핵심은 지금 여기의 현안 문제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적합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역사적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가장 먼저 솔직하고 상식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예수에 관한 궁극적 진리는 물론 인간과 세계에 관한 우주적 진리에 대한 확신은 21세기의 기독교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사실들에 근거한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인간과 생명의 과거에 관해, 예수의 과거 역사에 관해, 그리고 물리적 우주세계에 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사실들을 발견해야 한다. 이러한 탐구로 기독교인들은 비상식적이고 무분별한 형이상학적 상상력을 통제할 수 있으며, 건강한 신앙과 온전한 삶에 필수적이다. 역사적 예수의 정신과 기독교의 탄생에 관한 질문을 역사적 사실들에 근거하여 솔직하게 대답하면, 기독교 신화라는 하나의 돌로 된 구조물, 즉 일반적으로 맹신하고 있는, 검토되지 않은 신조들과 교리들이 상업적 내지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유대인들이 기록한 복음서의 예수 이야기들을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는 것은 몰상식한 행태이다. 역사적 예수 탐구는 예수가 원초적으로 무엇을 가르쳤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또한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로부터 무엇을 깨닫고, 자신들의 삶이 180도로 역전되는 놀라운 변화에 대한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들은 역사적 예수 탐구를 통해서 성서와 예수에게 솔직할 수 있으며, 이것이 참된 신앙과 삶에 기초가 된다. 오늘 과학시대의 교회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솔직해야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혼돈에 빠지지 않고 안정될 수 있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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