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년 7월 5일(금) 제14호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35길 49-12,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14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6월 30일, 한반도 평화와 종전 선언을 위한 향린 거리기도회 “STOP THE WAR!”가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향린교회에서 교우들이 모여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기도회를 개최한 후 미 대사관 둘레를 행진하면서 남, 북, 미 당국에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향린거리기도회는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과 판문점에서의 남, 북, 미 정상만남 등과 어우러져 평화정세에 일조하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7월 3일, 수요영성기도회가 향린교회 희여, 희남 주관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적은 수의 교우들만 참여했지만 성경말씀의 깊이를 느껴보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었고, 삶과의 상관관계를 깨닫게 되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7월 14일, 희남 월례회가 열립니다.
2. 성경 한 구절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6-17)
우리는 매일 거울을 보며 삽니다. 거울을 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외출 전 거울을 보는 이유는, 사람들과 만나기 전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은 없나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거울을 보아야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 따르미들이 성경을 읽고 묵상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경이 우리의 마음을 보여 주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거울을 보지 않으면 나의 흐트러진 모습을 볼 수 없듯이, 성경을 보지 않으면 내가 죄인인 것과 내 속에 있는 허물을 볼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욕심과 교만함, 위선과 오만 등 허물이 있는 지 깨닫기 어렵습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때 겉 사람과 속사람을 바로 볼 수 있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위로와 감동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를 알게 하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 말씀과 삶의 상관관계를 총체적으로 알게 합니다.
제 신앙생활 경험에 비추어보면,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일보다 우선되는 일은 없습니다. 희남 회원님들께서도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를 본 받아 살아가려는 예수 따르미의 첫 번째 증거가 된다고 믿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주야로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시 1:1-2) 말씀하십니다.
3. 세상만사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무엇보다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음으로써 북미 적대의 표상인 판문점이 화해의 장으로 전변되고, 한반도가 대결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한데 그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 협상을 추진”하기로 하고 “2∼3주 내에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 협상이 새로운 추동력을 얻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로 나갈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4, 5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실무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만약 실무협상이 성과를 거두어 워싱턴과 평양에서 교차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 및 북미수교가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이며, 한반도는 명실상부한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북미 협상의 출발점은 부분적인 대북 제재 해제이며 종착점은 완전한 대북 체제보장입니다. 그럴 때 상응하여 한반도 비핵화가 동시적,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미국의 대북 체제 보장의 가장 기본적인 발판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과제는 결국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역사적 진리를 우리는 늘 상기해야만 합니다. 분단문제의 궁극적 해결 주체는 결국 우리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4. 옛 이야기
저는 첫돌 지나고 할머니에게 맡겨져 할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자랐습니다. 제게는 연년생 3형제가 있어, 떠돌이 목수이신 아버지를 따라다녔던 어머니가 연년생 3형제를 키울 수 없어 장남이자 장손인 저를 할머니에게 맡겼습니다.
1-2달 걸러 할머니 집에 오셨던 아버지는 제가 6살 때부터 저를 무릎 꿀리고 엄한 훈육을 했습니다. 훈육은 장장 1시간씩 이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오실 때마다 제 허벅지와 종아리는 늘 마비상태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엄한 훈육이 반복되었음에도 저는 인상은 찡그렸지만 아버지 앞에서 아프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엄한 훈육에 반발심만 커져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아버지의 레파토리는 늘 같았습니다. “우리 집안은 조상대대로 포도청 수문장을 한 사람 단 1명도 없는 집안이기 때문에 네가 출세해야 한다. 공부 잘해서 판·검사가 되거나 정주영이나 이병철처럼 돈을 많이 벌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저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굳게 결심을 했습니다. “나는 절대로 판·검사가 되지 않겠다. 나는 절대로 정주영과 이병철처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 이러한 반발심과 반골기질이 오늘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되돌아봅니다.
아버지의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훈육방식은 저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사람은 스스로 생각과 판단을 한다는 것, 사람의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자주성(각자의 삶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남녀노소 사회적 지위격차를 막론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점 등을 뼈저리게 절감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14세부터 가정의 생업을 위해 노동현장으로 나서야 했던 아버지의 고단한 삶은 제가 대학에 들어가 현대사의 진실을 접한 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제 운동적 삶에 늘 응원을 해주셨던 아버지, 사랑합니다.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 제 탓입니다.
향린교우님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살인적인 더위에 교우님들의 건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