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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동창회 40] 천박한 거룩함을 교회에서 추방하라!

by 최성철 posted Nov 02, 2019 Views 1872 Replies 0

 

전통적인 기독교인들이 병적으로 세뇌된 많은 문제들 중에 특히 거룩함노예생활은 천박한 모습을 드러낸다. 예수의 생애를 표현한 기독교 예술은 기독교 신자들의 대중적인 믿음을 반영하는데, 모든 회화들에서 그 위선적인 거룩함이 잘 드러나고 있다. 다시 말해, 예수의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모습은 흔적도 없으며, 예수는 오직 거룩하고 깨끗한 모습이다. 주목해야 할 장면은, 기독교 예술에서의 중심인물인 예수와 마리아는 언제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있으며, 고립되고 슬프고 수동적인 표정이다. 또한 예수는 흔히 근엄하고  누군가를 책망하는 것처럼 보이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거룩함의 신학과 신앙을 잘 드러내듯이 예수는 말이 없는 거룩한 사람으로 타인으로부터 물러 서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참 사람 예수는 자신이 거룩하다거나, 다른 사람들 보다 더 깨끗하다거나, 성스럽다고 자칭한 적이 없다. 예수는 성전종교의 거룩함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따라서 종교지도자들의 위선적인 거룩함을 향해 회칠한 무덤과 같다고 질책했다. 예수는 자신의 손이 더렵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항상 종교와 사회로부터 정죄받은 더러운 사람들과 버림받은 사람들과 가난하고 병든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예수를 따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위 더러운 죄인들이었다. 분명히 예수는 거룩함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다. 예수는 성속의 경계를 넘는 것이 하느님을 살아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예수는 사람들에게 거룩함은 세속적이고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깨닫고,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삶의 방식이라고 가르쳤으며 자신이 몸소 그렇게 살았다.

 

교회 기독교는 신자들에게 거룩한 사람은 타협할 가능성이 있는 자리에 있을 수 없으며,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소위 경건한 기독교인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은 그것이 성적이든, 행동으로든, 심지어 단순한 대화일지라도, 신자의 거룩새어나갈 위험이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는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옷을 만졌던 혈루병 앓는 여인의 이야기를 거룩이 새어나간 것으로 이해한다. 즉 여성과의 접촉은 잠재적으로 부정해져서 약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교회는 거룩의 의미를 분리로 왜곡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수와 마리아의 인간적 생애를 무시하고, 그들을 세상으로부터 격리하여 거룩한 성전 안에 거룩한 모습으로 감금한 이유이다. 따라서 오늘 교회 목사들은 보통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고 심지어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구약성서의 여러 곳에 거룩에 관한 고대의 종교 개념이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레위기, 에스겔 40-48). 거룩한 존재 일상적인 존재, 정결한 사람들 불결한 사람들 사이의 이분법적인 구분은 교회 기독교의 근본적인 원리이며, 이것으로 우주론과 가치관을 만들었다. 즉 사람들이 경험하는 세계 전반에 걸쳐, 정결한 것과 불결한 것, 거룩한 존재와 일상적인 존재 사이에는 명백한 구분이 있어야만 한다고 믿는다. 신자들은 거룩함을 보존해야 하며 무엇보다 몸의 거룩함은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몸과 외부 세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에 대해서 크게 주의해야 한다. 즉 사람들은 정결한 음식만을 먹어야 하고, 몸으로부터 더러운 물질을 배출해낸 후에는 그 자신을 정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성서근본주의자들에게 여성의 월경출산은 불결함의 원인이 되며, 문둥병과 같은 피부병은 매우 심각한 불결함의 상태를 야기하고, 상처가 있다든가 부상당하는 것도 사람을 불결하게 만드는 것으로 믿는다.

 

거룩에 대한 이런 고대의 개념들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거룩의 개념들은 예수가 죽은 후, 100-200년 사이에 기록되고 필사된 신약성서의 복음서 이야기들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역사적 예수의 가르침과 사도행전의 새로운 세계에서는 정결함 불결함 경계에 관한 전통적 이해가 크게 도전받았으며, 심지어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마가복음서 7:14-23; 사도행전 10:1-11:8). 다시 말해, 예수의 정신을 옳바로 깨닫고 인식한 일부 초대 기독교인들은 모든 것이 정결하며, 모두가 거룩하고, 그 무엇도 불결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것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기독교가 거대한 중보종교의 체제로 발전되자, 거룩한 것과 보통의 것, 정결한 사람과 불결한 사람에 관한 오래된 관념들이 믿음체계를 이루었다. 따라서 거룩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평범하고 정상적인 인간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생각되었다. 타인과 교류하는 것은 항상 거룩함이 새어나가고, 능력의 상실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무지함에 사로잡혔다.

 

오늘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손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인습적인 기독교인들은 (sex)에 대해 부정적인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데, 육체의 완전성을 잃어 버리고 거룩성을 잃어 버리는 원인이 된다고 두려워한다. 이것은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에 관한 종교적 편견은 인간의 몸의 정결, 완전성, 또는 거룩성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야기시킨다. 따라서 타인들과의 어떠한 종류의 접촉이나 성적 행위도 거룩함을 더럽히고 그의 능력이 새어나가는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성들은 여인을 멀리하는 것이 자신의 힘을 보존하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 변증가들(이교도인 켈수스와 같은 이교 반대자들에 대항하여 기독교 진리를 변호하려 했던 2세기의 저술가들)은 하느님이 예수 안에 성육신함으로써 만물을 거룩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반대로, 하느님이 예수 안에 성육신했다는 그 믿음으로 인해 기독교가 매우 복잡한 중보종교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중보종교는 성()과 속(), 불결과 정결의 이분법적 분리에 대한 고대 개념들을 다시 회복시켰으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중보종교가 왕성했었다.

 

성속을 분리하는 거룩함교회 기독교를 천박한 종교로 만들었다. 다시 말해, 교회 기독교는 촌부 예수를 성육신한 성자 예수로 변형했고, 그의 어머니를 성모 마리아로 변신시켰으며, 그들은 완전한 인간의 삶을 살았다는 억지주장을 일삼는다. 더욱이 교회가 지금까지도 고수하고 있는 거룩한 것과 불결한 것의 이분법적 분리에 대한 고대의 사상에 기초한 믿음체계예수마리아역사적 시간 속에서 인간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거나 입밖에도 내지 못하게 금지시켰다. 교회 기독교의 거룩은 그 순결성과 완전성을 보존하기 위해 타인으로부터의 분리거리두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시간 속에서의 인간의 사회적 삶이란 언제나 지속적인 육체적, 성적, 경제적, 사회적, 언어적 교환 과정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을 수용하고, 나의 삶과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온전한 삶을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단순한 보통 사람의 삶을 살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완전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성속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또한 실수와 실패와 오류를 범하면서도 끊임없이 참 사람 온전한 삶을 살려고 최선을 다한다. 이것이 예수가 가르친 거룩한 삶이다.  

 

2천 년 동안 교회 기독교에 근본적이었던 성육신 교리와 거룩()불결()의 분리에 대한 개념들은 더 이상 설득력과 효력이 없다. 거룩함관념적으로 추구하는 정통 기독교는 끝장났다. 거룩한 척하는 위선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어디에서도 신뢰를 받지 못한다. 예수를 거룩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숭상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아니다. 예수는 세속적인 세상의 시간 속에서 성속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고, 다른 사람들과 삶을 공유하면서 함께 살았던 보통 사람이었다.  

 

성서를 문자적으로 믿으며, 참 사람 예수를 외면하고, 만들어진 예수를 교리적으로 믿는 교회 기독교는 역사적 예수의 인간적인 삶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오직 성상의 자리에 앉힌 거룩한 예수를 숭상한다. 그러나 신약성서가 인정하는 바와 같이, 공개적으로 처형당한 저주받은 자의 육체는 매우 불결한 것이다. 예수의 비참한 죽음은 후대에 발전된 성육신거룩에 대한 전통적 종교개념에 크게 모순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오늘까지 그 어떤 표준적인 구속론 교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속론에 관한 모든 초기의 이론들은 명쾌한 길을 제시하기 보다는 당혹감을 더 많이 표현하고 있다. 십자가형은 종교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다. 초대 교부들은 모두 십자가 처형을 하느님이 악마를 속인 일종의 속임수로 취급했다. 주목해 할 것은, 예수는 십자가형을 통해 철저하게 불결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가장 거룩한 예수가 철저하게 불결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16세기에 이르러서, 십자가에서 예수의 죽음은 결국에 하느님의 죽음이었다는 말이 분명하게 이해되고 언급되기 시작했다. 기독교는 처음 천 년 동안에는 하느님 중심의 교회 기독교가 성장하고 꽃을 피웠다. 그러나 그 다음 천 년 동안에 교회 기독교는 그리스도 중심의 종교적 휴머니즘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지나치게 커진 교회는 억압적이고 탄압적인 괴물이 되어 자신을 우상으로 만들었다. 교회는 예수의 십자가를 심하게 왜곡하여,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십자가에 메어달렸다는 자기부정에 빠졌으며, 상업적으로 구원의 은혜를 팔아먹었다. 따라서 이 두 번째 천년기 마지막 때에 교회 기독교는 죽어감으로써, 죽은 예수 안에서 순전한 허무성과 순전한 휴머니즘의 만남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만남으로부터 세 번째 천년기의 현세적 하느님 나라 종교가 자라날 것이다.  

 

오늘날 다원주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들은 관념적인 거룩함의 노예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예수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라, 원수도 사랑해라, 무제한으로 용서해라, 탕자도 환영해라, 이방인도 동등하게 대접하라 등의 경계 넘어 우주적인 사랑에 대해 강조했다. 예수에게는 성속의 경계, 네 편 내 편의 경계, 서로 다름의 경계가 없었다. 예수는 삼층 세계관의 세계에서 살았지만 이미 우주진화 세계관의 통합적이고 포월적인 삶을 가르치고 자신이 살아냈다. 우리가 살고있는 우주는 구성하고 있는 모든 개체들이 깨끗하고 더럽고, 거룩하고 불결한 것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가 하나의 생명을 망으로 한 몸을 이루고 있다. 불교의 붓다도 ()에 매진하고 대자대비(大慈大悲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를 실천하라고 가르쳤다. 예수와 붓다는 청정한 마음 즉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면 선악과 성속을 구별하는 장애가 없어지고, 성속에 구애되지 않는 우주적이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쳤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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