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보수적인 기독교 교회들이 공개적으로 난민을 배척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재선을 위해 표심을 따르느라 난민정책에 반대하고 인색한 것은 그런데로 불쌍히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따른다는 기독교인들이 난민들을 배척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예수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치유한 이야기가 성서에 가득합니다. 이것들은 예수의 초능력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성스러움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예수의 정신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서는 문자적으로 읽을 수 없는 신화적이고 시적이고 은유적인 책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난민을 배척하는 것은 반그리스도적이며 비성서적인 만행입니다. 쉽게 말하면, 예수를 쫓아내는 것입니다. 예수가 힘없는 소자 하나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은 나에게 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 난민을 받는다고 나라가 파산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가진 자들이 조금 덜 먹고 덜 쓰면 되는 겁니다.
무엇때문에 그렇게도 난민들을 두려워 합니까? 한국전쟁 이후에 우리 모두는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난민의 경험을 가졌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국민들은 모두 난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필자처럼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고 있는 600백만 동포들도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살고있으니 일종의 난민이나 다름없습니다.)
난민을 두려워하고 배척하는 것은 너무 옹졸하고 편협하고 부족적인 행위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나는 기독교인으로써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왜 그렇게도 열심히 교회에 갑니까?
죽은 후 천국에 가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목표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죽으면 종교인이던 무종교인이던, 하나님을 믿던 안믿던 모두 편안히 영원함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교회와 사찰에 다니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교회에 다니면 교통사고 나지 않고, 가게에 홀드업이 일어나지 않고, 사업이 잘되고, 자녀들이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등의 물질적인 축복이 보장된다는 믿음은 가짜이고, 그것을 부추겨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는 것은 상업적인 얄팍한 수작에 불과합니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71년을 교회에 다녔는 데,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누가 간증하기를 교회 열심히 나와서 불치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는 데, 그것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계시(Revelation)는 될지 몰라도, 모든 사람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이고 공개적인 계시와 진리와 믿음이 되지 못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일부분입니다. 교회와 세상을 분리하는 믿음은 거짓이고 은폐에 불과합니다. 교회 안에 있는 기독교인만 구원받고 축복받는다는 거짓말은 예수의 가르침이 아니라, 장사꾼들이 만든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난민입니다. 인종과 종교의 경계를 넘어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형제자매가 되어야 합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람이 누구이던 간에 먼저 구출해야하는 것이 인간의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이것이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의 신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