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모임과 활동

희년남신도회

'효율'이라는 우상

by 자유인 posted Aug 16, 2021 Views 378 Replies 0

효율이라는 우상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 (출애굽기 203)

 

우리 사회에서 행위 주체들이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 그 대부분의 준거는 효율입니다.

효율이란 말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상황에서의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의 정량적 비율

이 정의에 따르면 효율은 상황성정량화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황성은 어느 특정 시기의 조건(여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같은 물 한 모금(투입)을 먹는 것이지만 평상시와 극심한 가뭄에서의 결과(산출)는 완전히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별 부담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는 현재와 기후 위기에서의 전기의 가치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요약하면 효율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정량화투입산출을 화폐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광 판넬 하나 설치하는 데 얼마 드는데(투입) 그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전기 요금(산출)은 얼마야! 이런 식인거지요. 우리 생활에서 대부분 이런 준거로써 판단하고 결정하지요. 그러나 이 효율이란 잣대를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송정 바우님은 삶의 대부분을 연기와 연출에 투입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으로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총님의 따님은 굴지의 S그룹을 퇴사하고 사회시민단체에서 차비 정도를 받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에게 효율이 떨어지는 삶이다 라고 말할 수 있나요?

요약하면 가치나 지향이런 것들은 화폐로써 정량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인 자체가 효율이 낮은 선택입니다. 더구나 향린교회 교인이라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삼박자 축복의 심리적 위안마저 받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의 십자가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예수가 보여준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 교회가 광화문에 자리 잡은 것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입니다. 평당 반 억원이 넘는 데다가 땅을 파면 흙 반, 문화재 반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도심지의 진보적 교회로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진보적 기독교 신앙의 산실변혁적 사회선교의 근거지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광화문을 선택한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의 향린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과 정신을 건축물에 담아야만 합니다. 또한, 설계사는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다음은 설계 공모 지침 중 일부입니다.

. 신축공사는 친환경공사 기법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지어지는 건물 역시 녹색건축물 우수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물론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여건이 바뀐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제로 건축물은 2025년이 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 사항입니다. 단지 우리는 몇 년 앞서 신축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몇 년후 세상 사람들에게 비아냥거리가 될 수 있고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설계사는 저의 주장이 존경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요!)

 

마무리하겠습니다.

기후 위기 이전의 상황에 근거한 효율은 앞으로의 위기 상황에 적용할 수 없을 뿐더러, 지향하는 가치는 정량화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효율이라는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효율이 아닌 하느님 나라라는 잣대를 가지고 살아가려는 우리가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 청년여신도회 2018. 8월 월례회 파토스 2018.08.19 366
88 길목협동조합 길목 청년기행 특강1 file 나비정원 2020.11.19 366
87 길목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청년 세미나팀 지원사업 특강2 file 백찬양 2021.10.16 366
86 청년남신도회 12월 월례회 1 file 린이아빠 2018.12.09 370
85 장년남신도회 조·미 정상회담의 성공, 이제 양국은 훌륭한 상호작용을 시작할 때다 통일둥이 2018.06.16 372
84 향린철공소 철공소 7월 16일 모임 안내 김해삼 2018.07.16 373
83 길목협동조합 길목 청년기행 특강2 file 나비정원 2020.11.19 373
82 길목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청년세미나팀 특강] 레이디 크레딧 file 이민하 2023.11.30 373
81 청년남신도회 2019년 5월 월례회 2 file 김도영 2019.05.22 374
80 길목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월례강좌] 걱정스런 고령사회, 희망으로 맞이하기 file 이민하 2022.10.18 374
79 청년여신도회 2019. 1월 월례회 소풍 2019.01.14 375
78 길목협동조합 사회선교현장 도시락 방문 file 관리자 2018.07.30 377
77 길목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길목 기획강좌] 길모퉁이에서 마주한 북한(디자인/미술편) - 북한 산업미술의 70년 전개 file 백찬양 2021.02.27 377
76 향린철공소 '탐욕의 시대' 발제문 3개 올립니다. file 나의길 2019.11.05 378
» 희년남신도회 '효율'이라는 우상 자유인 2021.08.16 378
74 청년여신도회 11월 월례회 보고 file 나의길 2020.11.11 380
73 길목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청년 세미나팀 지원사업 특강 file 백찬양 2021.09.25 381
72 길목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청년세미나팀 결과 발표회] 길모퉁이에서 마주한 청년 file 이민하 2022.11.22 381
71 희년청년회 아나바다 장터 준비...생명환경위원회 file 자연인 2019.05.05 382
70 청년여신도회 청여 12월 월례회의 보고 꽃중년 2020.12.13 3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