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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동창회 22] 윤리의 원천은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이다!

by 최성철 posted Jun 28, 2019 Views 1787 Replies 1

 

삼층 세계관의 고대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지배하는 원칙들신의 절대적 의지에 근거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비단 자신들이 만든 원칙들에 대해 인간이 제대로 순종하기 위해서는 신의 권능이 본질적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처럼 윤리의 원천이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며, 이 하느님이 법률들을 계시했다는 고대 신화는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완전히 비상식적이다. 고대의 법률들을 신중하게 살펴보면 그것들을 만든 사람들의 삼층 세계관적 환상부족적인 생존의 두려움과 편견과 상투적인 사고와 제한된 지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소위 신적 법률이란 우주적인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부족만을 위한 편협적인 것이기 때문에 영원히 지속될 수도 없다.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황제 이후 지난 1700년 동안 기독교 교회가 세계를 재패하고 통제하던 시대에 유신론적 하느님은 하늘 위 높은 자리에 앉은 재판장으로써 인간의 모든 언행들을 상세하게 기록한 장부책을 들고 인간을 일시적으로 또는 영원히 징벌한다고 믿었으며, 이 하느님이 윤리적인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하느님의 죽음으로 인간의 윤리관과 가치관은 새로워지고 있다. 사람들은 인식하기를 이 하느님 없이도 인간은 자율적으로 선할 수 있고, 온전해질 수 있다고 인식한다.

 

인류 역사에서 거의 모든 고대 민족들(부족들)의 민간전승에 따르면 그 부족을 다스리는 법률들은 외부의 큰 힘이 내려주었다는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법률들은 대부분이 꿈 속에서 또는 어떤 특별한 장소에서 초자연적인 신이 불러주는대로 받아 쓴 것으로 전해진다. 그 좋은 예가 기독교의 십계명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독교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십계명의 경우에 오늘날 현대인들이 순종할 가치가 없는 비상식적인 내용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십계명에 경의를 표하지만, 더 이상 고대에 지녔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말로만 십계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지 못하거나, 그 가운데 어떤 계명은 자신들이 절대로 순종하지 않는다. 사실상 십계명의 어떤 측면들은 21세기에 대단히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 소위 성서에 기록된 하느님의 법들은 종교와 인종의 경계를 넘어 보편적으로 모든 인간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하느님의 뜻을 계시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또한 그 법들은 시간과 장소를 넘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들이다.    

 

기독교 성서에 기록된 법률들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에게서 비롯되었다. 즉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부족적인 생존의 두려움과 이기적인 욕심과 인간의 연약함과 무료함을 완화시키려고 하느님의 법률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하느님의 법률들을 제대로 지키지도 않았으며, 법률들이 자신들에게 불편하게 될 때마다 폐기처분했다. 사실상 교회의 믿음체계가 십계명인간 윤리의 궁극적인 기초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가운데 21세기에 효력이 있는 계명은 별로 없으며, 사실상 폐기처분된 상태이다. 예를 들자면, 거짓 증거를 금지하는 조항, 살인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성서 이야기들 모두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비윤리적인 행동들을 이방인들에게 저질렀다. 성서의 법률들은 단지 이스라엘 민족 안에서는 적용되었는지는 몰라도, 온 인류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하느님의 법이라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 십계명은 고대의 성서 시대에 조차 지켜지기에 한계가 있었다. 소위 하느님의 법률들은 이방인들에 대한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국 하느님의 법은 부족적인 생존의 두려움의 부산물에 불과했다.   

 

또한 십계명 가운데 이웃의 여자를 탐내지 못한다는 조항과 간음하지 못한다는 조항은 여자가 남자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한 가부장적 사고방식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오늘날 남성우월주의의 성차별을 인정하는 십계명은  온 인류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하느님의 법이 될 수 없다. 그리고 하느님의 형상을 만들지 말라는 조항과 안식일을 엄수하라는 조항은 교회 안밖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는 무의미한 계명이다. 만일에 하느님이 십계명의 저자라면, 하느님은 현대 생활의 복잡성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 특히 십계명이 만들어진 고대 세계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현대 의학과 의학적 기술이 성적 문제들과 동성애와 낙태 문제에 대해 선명하게 답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의 첨단과학이 고대의 하느님의 법률들을 불완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사고방식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고대의 윤리 규범은 분명히 그 시대의 부산물일뿐이며, 그런 규범을 계시한 하느님은 무식하거나 편협한 특정 부족의 옹졸한 하느님이다. 따라서 십계명이라 부르는 고대의 규범은 21세기의 윤리적 문제들에 매우 부적절하다. 오늘날의 윤리적 논쟁은 대단히 복잡하다. 고대의 종교적 규범으로 현대인들의 복잡한 문제들에 답할 수 없다. 즉 유신론적 하느님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삶의 문제들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십계명21세기의 윤리적 규범이 될 수 없으며 페기처분되어야 한다.

 

삼층 세계관의 믿음체계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생명의 깊이를 폄하하고, 인간의 존엄성인 자율성과 창조성을 희생시켰으며, 하느님을 보호하는 교회의 권위에 강제적으로 순응케하는 유신론적 윤리관을 구축했다. 이것은 분명히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위배하는 일이다. 예수는 인간의 생명은 완전히 자신의 독특한 존재가 되어야 하며 따라서 인간은 하느님 보다 더 소중하게 존중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예수는 이 진리를 막거나 방해하는 어떠한 종교와 정치체제를 용납할 수 없었으며, 이 땅 위에 모든 생명이 존중되는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자고 요청했다. 예수는 기존 종교가 생명을 업신여기는 윤리체계를 반대하고, 생명을 확장시키고 고양시키는 삶의 방식을 가르쳤다. 그는 생명을 탄압하고 착취하거나 인간의 가능성을 억누르는 윤리관과 가치관을 거부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옳고 그른 것을 결정할 근거에 대해 혼미한 상태에서 절망과 혼돈에 빠져 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초자연적인 유신론적 하느님의 뜻이 계시된 것으로 믿었던 전통적인 기준들이 설득력을 잃고 쇠퇴하거나 이미 죽음으로써, 인간의 행동을 판단할 우주적이고 객관적인 가치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따라서 인간성의 깊이를 인식하고, 생명을 확장시키는 행동이 선한 일이며,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폄하하고 축소시키는 행동은 악한 일이다. 성서에서도 인간의 생애와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선한 일을 행한 열매를 통해서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하느님은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는 객체적인 인격체가 아니라, 생명의 깊이에서 느끼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실제(Reality, 무신론적 實際 = 있는 그대로(사실) 경우·형편, 유신론적 실재(實在) = 상상이 아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이다. 이 하느님은 유신론적 하느님이 아니다. 무신론적 하느님은 모든 개체들이 고양됨으로써 드러나는 온전한 개체이며, 모든 생명이 풍성한 삶으로써 드러나는 온전한 생명이며, 모든 사랑이 공평하게 공유되는 조건없는 사랑이며, 온갖 경계들이 무너지는 통합적이고 우주적인 공동체의 삶의 모습이다. 

 

무신론적 하느님의 윤리체계는 징벌을 면하고 축복을 받는 보상이 없으며, 보상이 있다면 다만 옳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보상이 있다면 생명이 고양되고, 인간성이 심층적이 되고, 존재의 의미가 확장되고, 사랑이 넓고 깊어져서 모두가 사랑을 골고루 공유하는 보상이다. 필자의 신학과 신앙에서 가장 존경하는 멘토인 영국의 급진적인 신학자 돈 큐핏(Don Cupitt)은 이것을 <태양 윤리(Solar Ethics)>라고 한다. 태양 윤리란 태양이 살아가는 방식처럼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을 포함해서 타자들로부터의 보상과 인정 등을 바라지 않고, 우리의 인간성을 따라 자율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태양이 스스로를 불태우고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태양이듯이, 인간의 생애도 삶과 죽음에서 변함없이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인간이어야 한다. 기독교의 윤리는 외부적인 타자의 하느님에게 인간의 뜻을 부여하고 인간의 행위를 통제하는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술책을 버려야 한다. 미래의 기독교 윤리는 인간의 자율성, 창조성, 가능성, 잠재력을 고양하고, 인간이 살아갈 권리와 의무와 책임을 확장하고, 경계 넘어 사심없이 사랑하고 포용할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 윤리행위 통제체계에서 벗어나, 존재의 깊이생명의 풍성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회는 만들어진 이분법적 교리들을 가지고 사람들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의식을 높이고, 무지함과 편견과 오만을 버리고, 생명이 온전하게 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인들이 자신들의 인간성의 깊이를 이해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생명과 인간의 의미와 조건없는 사랑을 인식하고 세속적인 세상 속에서 우주적으로 통합적으로 구체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교회는 하느님을 인간의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관계 속에서 생명의 중심 또는 존재의 깊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하느님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늘 위에 하느님은 윤리의 원천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유신론적 윤리관은 생명을 업신여기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정죄하고, 인종차별과 성차별과 종교차별로 사회를 분리하고 절망과 혼돈에 빠트렸다. 유신론적 윤리는 죄악이다. 또한 유신론적 하느님은 선과 악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하느님은 나의 잘잘못에 따라 상벌을 주는 아버지가 아니다. 하느님의 의미는 나의 책임감에 대한 요청, 나의 성숙함과 자율성에 대한 요청, 태양처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위해 나를 내어주라는 요청이다. 나의 삶의 중심에 있는 이 요청은 나의 연약함과 무의미함과 두려움과 공포와 이기심을 떠나 보낸다. 여기에서 윤리가 출현한다. 즉 내가 생명을 소유하고 있는 한, 태양처럼 다른 모든 생명들이 깊이 있게, 풍성하게, 충만하게 살도록 격려하고 도울 것이다. 이것이 21세기의 윤리적 원칙들이다. 나의 인생을 100% 책임지는 삶에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나의 인생을 잘 살았다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 나의 실패나 실수를 외부적인 하느님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와 하느님은 분리되지 않았으며, 나에게서 하느님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과거에 하느님의 뜻에 따라 윤리를 규정했던 유신론적 하느님은 죽었다. 오늘 우리는 <태양 윤리>와 같은 무신론적 하느님의 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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