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어수 감어인 제20호

by 흐르는물처럼 posted Sep 30, 2019 Views 158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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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927() 20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727번길 84,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20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향린 어린이부 가을사랑방이 제가 운영하는 남양주 천지체험농장에서 928-2912일 열렸습니다. 열매와 상추 따기, 밤 줍기 등 농장체험과 별 보기 등을 진행했습니다.

 

929일 예배 직후 임시공동의회가 열립니다. 장로선출(여성1인 이상포함 2인 선출)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임시공동의회 직후 교회 터전이전을 위한 공청회가 연이어 진행이 됩니다. 희남 회원님들께서는 꼭 참석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386세대와 청년세대의 고통에 대한 세미나가 102(), 저녁730, 1층 향우실,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텍스트로(이 시대의 고통을 보는 사유, 포토 저널리즘, 현 시국 현안 등에 대한 세대 간 토론의 장) 열립니다. 철공소와 새청 인문공화국이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수요평화거리기도회가 102(), 저녁8, 강남역 김용희님 고공농성장 앞(주관: 교우부, 2019년 새교우강좌 수료교우)에서 개최됩니다. 2회 홍근수 평화통일상 시상식 및 효순미선 평화공원 조성기금 마련을 위한 토크콘서트 또 하나의 해후107(), 오후7, 향린공동체, 촛불교회, 평화와 신학 공동주최로 열립니다. 홍근수 목사님 묘소 참배는 107(), 오전11, 모란공원 묘역에서 진행됩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도를 당부 드립니다.

 

10월 희남 월례회는 1013일 예배직후 김희헌 목사님 방에서 열립니다.

 

 

2. 성경 한 구절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고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마태 20:26-28)

 

섬김.jpg      

 

평생 사회운동만 하다가 인생2막으로 체험농장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체험농장 소식을 듣고 농장에 직접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늘 선의로 사람을 맞이하는 제 성향과 기질도 작용했다고 생각이 되지만,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현재의 체험농장사업도 많은 사람들의 분에 넘치는 성원과 후원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던 저에게 경제적 이익을 취해보고자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적지 않게 당황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고, 저 자신 성찰의 계기로도 되었습니다.

 

저는 체험농장을 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았습니다. 우선, 환경이 좋다 보니 심신건강이 날로 좋아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신비와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체험농장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그들의 프로그램에 함께 하면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제가 운영하는 체험농장이 소박한 안식처와 성찰의 장소가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아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을 하셨습니다.”(빌립보서 2:3-8)

 

 

3. 세상만사

 

사법개혁2.jpg   

 

928, 서초역 4거리에서 시작된 검찰개혁(사법개혁) 촛불 인파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를 가로지르는 반포대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가로 폭이 3-40미터에 이르는 왕복 8-9차선 도로는 물론 인도까지 빈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국정농단 촛불시위 이후 대규모의 촛불시위가 재연된 것입니다. 이는 검찰개혁(사법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보여준 것과 동시에 현재 검찰의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행태를 검찰개혁(사법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검찰 내 기득권세력의 반발로 민심이 느끼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929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며 열린 대규모 집회를 의식한 듯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검찰청은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총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겠다면서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청문회 때부터 검찰개혁을 받아들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그 뜻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입니다. 이 메시지를 통해 검찰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를 검찰개혁 문제와 관련 짓는 일각의 분석을 경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 발 저린 것이 아니길 기도합니다.

 

해방직후 좌우 이념대결로 혼란을 겪었던 해방정국이 상기됩니다. 그 당시 기성 정치권에서 민심을 외면하고 좌우이념투쟁에 집중하는 동안 민중의 고통은 날로 가중되었습니다. 지금의 정세 흐름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제도 정치권은 민생문제는 외면한 채 끝 모를 정치투쟁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철탑과 아스팔트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결국 모순된 현실이 또 다시 촛불시위를 촉발시키는 부싯돌이 되겠구나 싶습니다.

 

 

4. 오늘 이야기

 

[크기변환]향린 어린이부 체험1.gif

 

향린교회 어린이부가 제가 운영하는 천지체험농장에서 12일 가을사랑방을 진행했습니다. 어린이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고 여러 가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우선, 자연과 관련해서 어린이들은 동물()을 좋아하고 만지고 쓰다듬고 싶어 한다는 것, 식물의 성장발육과 효능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신기해 한다는 것, 사소한 동물의 울음소리에도 솔깃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이른 아침 산책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듯 자연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등을 통해, 계기만 주어진다면 어린이들과 자연의 교감이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생활과 관련해서는 편식을 하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점,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심이 부족하다는 점, 설거지를 싫어한다는 점, 이성에 대한 관심이 투박한 형태의 언행으로 표현된다는 점,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인적 구성 때문에 집중성이 부족하고 산만하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존중하고 이해와 사랑으로 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어린이들의 설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향린교회 어린이들을 통해 제 모습이 투사되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향린교회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쓰다듬어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노하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아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하여 주셨다.”(마가 10: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