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년 11월 22일(금) 제24호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727번길 84,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24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2019년 1월 4일 첫 번째 서신을 보냈으니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76명의 회원에게 보냈습니다. 성원을 보내주신 희남 회원님들의 피드백이 격려와 위로, 용기가 되었습니다. 희남 신도회와 교회 내 ‘소통과 공감’을 통해 사랑의 공동체 형성에 일조해보자는 취지에서 서신 발송을 시작했습니다. 격주에 한 번씩 보냈던 24회의 분량을 12월 1일 희남 총회 일정에 맞춰 소책자로 만들어 회원님들께 전달하려 합니다. 희남 총회에 많이 참석해주십시오. 출석하지 못하는 회원들에게는 우편으로 발송하려고 합니다. 소책자 받기를 원하시는 회원님들께서는 저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11월 17일 희남 월례회 회의결과를 보고 드립니다.
11월 생일자를 축하하는 유쾌한 생일파티가 있었습니다. 회비납부상황을 공유한 후 회장이 2-3명 회원님들께 회비납부를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재정이 부족하여 미납된 연대후원금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터전 이전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12월 식당봉사는 서형식, 함용호 집사님이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2020년 식당 마무리봉사는 차기 임원단에 위임하기로 했습니다. 2020년 사회단체 후원은 4개 단체 각 5만원씩 매달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12월 1일 희남 정기총회가 열리니 회원님들께서는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2. 성경 한 구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서 자신을 성찰해보았습니다. 향린교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먼저 희남 회원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희남 회장의 직책을 부족하나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향린교회 어르신들을 비롯한 다양한 교우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격려를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자신의 일뿐만 아니라 남의 일도 돌보아주는 예수의 마음을 지닌 분들입니다. 덕분에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신앙인의 본분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멍에를 지고 살아갑니다. 멍에란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에 있어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속이나 억압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종종 자신의 삶의 무게를 느끼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게 되는 성경 구절입니다.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라 판단되면 내려놓습니다. “주여,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멍에입니다.” 기도하며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를 떠올립니다. 예수께서 짊어지셨던 멍에를 떠올리면서 다시금 위로를 받고 용기를 배우게 됩니다.
3. 세상만사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11월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11월 7일 주한 미 대사가 자신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이야기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제가 정보위원장이 된지 거의 1년 됐으니 드디어 인사하자고 부른 줄 알았는데, 방위비 분담금 이야기를 해서 당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단도직입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 이야기를 했고 30분 대화시간에 약 20번 정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이야기도 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 하면) 다시 또 방위비 이야기로 갔다”며 “저로서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수십 년 동안 많은 대사들을 뵙긴 했지만...”이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제가 시간은 정확히 재지 않았는데 한 30분은 넘었던 것 같고, (방위비 분담금 이야기만 하다) 안녕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가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꼈는지” 묻자, “그 부분은 말을 삼가겠다. ‘NCND(긍정도 부정도 않음)’로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직설적인 화법이어서 당황하고 놀랐다”며 “나중에 ‘이 분은 왜 이럴까’ 하고 그 분의 전력에 대해 알아보니 평생 군인만 했더라. 그 순간에 ‘그래서 그랬나?’라고 이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해리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내야 될 돈의 약 5분의 1밖에 안내는 일이 오랫동안 이어져왔다는 그런 (이유)”라며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무리 현역 장군 출신이라 하더라도 국회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상임위원장을 자신의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고 압박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을 자기 나라의 속국으로 생각하거나 어떠한 요구를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특권의식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닙니다. 오늘날 치욕스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4. 옛 이야기
저는 첫돌이 지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맡겨져 할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자랐습니다. 할머니의 손주에 대한 사랑은 늘 차고 넘쳤지만 엄격한 기준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착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다는 것이 할머니의 지론이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제가 살았던 곳(영등포 도림동)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던 동네입니다.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다가 집에 오니 할머니가 우물가에서 제 또래의 남루한 거지아이를 더운 물로 씻겨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다 씻긴 후 할머니는 제가 입어야 할 옷을 꺼내 그 아이에게 입혀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열불이 나 “왜 내 옷을 남에게 입히냐”고 소리치며 할머니에게 심술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밥상을 차려 그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라고 하자 저는 “밥을 안 먹겠다”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결국 저는 식사를 못했습니다. 거지아이가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를 원망하며 계속 투정을 부렸던 저는 할머니의 억센 팔에 잡혀 할머니에게 엉덩이 매를 맞았습니다. 할머니는 “그 아이는 엄마아빠도 없고 돌봐줄 할머니도 없는 불쌍한 아이다. 너는 엄마아빠도 있고 할머니도 있지 않느냐 그러면 네가 마땅히 불쌍한 아이를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체벌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체벌이유에 저는 반박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할머니는 저에게 체벌을 가하며 “이 다음에 커서 훌륭하게 될 놈아, 이 다음에 커서 훌륭하게 될 놈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병 주고 약 주는 체벌을 하는 할머니 때문에 더욱 열불이 났습니다.
계기마다 떠올리는 할머니와의 일화는 오늘의 내가 있게 한 자양분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