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협하는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단하라!
남북관계가 파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한·미 당국은 연합 전쟁연습을 벌이겠다고 한다. 이에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바라는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는 깊은 우려와 함께, 다음과 같이 우리의 생각을 밝힌다.
북을 겨냥한 전쟁연습은 그 규모와 형태가 어떠하든지 한반도의 평화 염원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또한 2018년 온 겨레의 지지 속에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다. 문재인 정부는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가리켜 ‘적절한 수준에서 축소된 규모로 치러지는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의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그 목적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 훈련은 주한미군과 해외 전략자산의 대규모 동원을 전제로 한 전쟁연습이요, 북한의 주요 인사 제거와 지역점령을 목표로 둔 작전계획대로 운용되지 않은가!
남북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한시바삐 신뢰를 회복하는 일만도 부족한 때에, 한미연합 전쟁연습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산산조각내고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올 것이다. 올해 초 북은 대화의 선결과제로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의 중지를 요구해왔다. 이에 한국정부는 정직하게 대답하고 떳떳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 신뢰를 잃고 멀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는 평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단하며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 구성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구태의연한 과거를 벗어 버리기를 기대했지만,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표현된 미국의 입장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분노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만큼 군사훈련이 중요한 곳은 없다”라고 말하면서 전쟁을 부추기는가 하면, “한반도에서 열리는 훈련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을 얘기할 수는 없다”라며 오만을 떨었다. 우리는 미국이 대북 강경 정책으로 남북 협력의 길을 가로막았으며,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의 분위기를 높여왔던 지난날을 뼈아프게 기억한다. 새로운 정부에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막힌 담을 자기 몸으로 허무신 그리스도”를 평화의 주님으로 고백한다. (에베소서 2장 14절) 평화를 향한 이 믿음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요구한다.
하나, 전쟁연습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벌이는 가장 악독한 정치 행위이다. 문재인 정부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평양공동선언>의 약속을 따라, 앞으로 전쟁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무너진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한시바삐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평화의 문을 다시 열어갈 것을 촉구한다.
하나, 평화와 전쟁연습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세계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 과연 누구였는지를 분별하고,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지출하며 온 세계를 무기로 뒤덮어온 과거를 반성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쟁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실질적인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힘쓸 것을 촉구한다.
2021년 3월 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